지난3월 7일~12일 간 세계 최대 창조산업 페스티벌인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에서 국내 유망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 10개사가 참여하였습니다. SXSW는 음악과 영화, 게임 등 각종 문화콘텐츠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 복합 창조산업 페스티벌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은행권청년창업재단 기관은 지난 미국 텍사스에서 ‘강남에서 온 괴짜들 (Geeks From Gangnam)’이란 이름의 한국공동관을 운영하였습니다. 참여한 10개의 스타트업은 주요 파트너 및 투자자들과 교류하고 현지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었다고 합니다. 이에 벤처스퀘어에서는 참가한 10개의 기업들을 컨셉에 맞게 나누어 그들의 매력을 집중탐구를 해보았습니다. 전체 내용을 보려면 여기를 참고하세요.
>> [콘텐츠코리아랩(1)] 독특한 여행컨텐츠로 한국의 론니 플래닛을 꿈꾸는 테마여행신문 보러가기
드디어 SXSW에 갔던 우리의 스타트업들이 돌아왔다. 가기 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니던 기업들인만큼 성과도 대단하다고 들었다. 하지만 어떻게 대단한건지 그리고 도대체 그들은 어디에서 온 누군인지 더욱 알고 싶어졌다. 궁금한 것은 도저히 못참는 성격상 직접 그들을 하나씩 만나보기로 하였다.
기자의 첫 타겟은 아무툰이다.
아무툰을 따라다니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들로는
1. SXSW에서의 두드러진 성과: 디즈니 엑설러레이터 참여제안 등
2. 문화체육관광부 협업제안
3. 동문 (건국대) 출신의 열정과 재능을 가진 대학생 CEO들로 구성된 스타트업
등등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 표면적으로 보여주는 성과는 충분히 여러 매체를 통해서 접할 수 있었으니, 어떻게 해서 창업을 꿈꾸게 되었는지, 아무툰이 대체 어떤 성격을 가진 회사인지 아무툰이라는 회사의 리얼 스토리를 들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만났다 아래 사진처럼 해맑은 아무툰을!
만화는 아무나 만들 수 있지만, 아무툰의 만화는 정말 멋지다
콘텐츠코리아 랩의 프레젠테이션 세션에 취재를 갔을 때 ‘파파실링기‘라는 아무툰의 작품 티저를 본 적이 있다. 매우 서정적이다. 파스텔과 비비드 톤의 색채들이 마구 떠다닌다. 자극적인 컨텐츠를 선호하는 요즘 트렌드에는 맞지 않을거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무너졌다. 아무툰의 만화는 스크롤을 통해 독자간의 인터랙티브를 최대화하는 웹툰을 제공한다. 스크롤를 내리면 오로라가 보이고, 색이 바뀌는 등 스크롤의 움직임과 함께 만화의 그래픽 또한 바뀐다. 자연스럽게 스크롤을 내리면서 아름답게 변화하는 만화에, 독자들의 시신경은 점차! 빨려들어감을 느낀다. 기자는 자칫하면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색상과, 플래시를 연상시켜 산만해 보일수도 있었을 컨텐츠를 완벽하게 ‘세련된’ 형식으로 제작하는 아무툰이 더더욱 궁금해졌다.
아무툰은 빈티지 느낌을 물씬 풍기는 과방에서 시작되었다
아무툰의 멤버들을 처음 본 소감은 ‘싱그럽다’였다. 대학생 특유의 풋풋함과 싱그러움을 전해주는 그들은 팀 멤버들끼리 매우 친해보였다. 그들에게 아무툰이라는 회사는 일터이자, 그들의 열정과 우정을 틔울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장소로 보였다. 아무툰 멤버들은 모두 건국대학교의 선후배 관계라고 한다. “과방(같은 과 학생들끼리 공부를 하며, 친목을 나누고 술도..마시고..여튼 유익한 장소)이라구 있죠? 거기서 맨날 모여서 저희들끼리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곽상기 대표가 웃으면서 말했다. “같이 공모전도 준비하고, 과제도 함께 하면서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갔고, 우리가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죠” 같이 오랜 시간을 지낸 만큼, 팀 멤버들간의 특성과 장점 또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아무툰은 컨텐츠 제작, 마케팅 그리고 개발자의 역할 분담이 명확한 것이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이다. 서로의 역할이 분명한 만큼, 빠른 시간안에 최상의 결과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SXSW에서 포텐을 제대로 터트리다
“빠르게 제작이 가능하고, 쉽게 만들 수 있고 그만큼 제작 비용이 적다는게 저희 아무툰의 강점이겠죠?” 곽상기 대표가 자신있게 말했다. 그리고 아무툰의 강점은 SXSW에서 제대로 빛을 발했다. “툰(Toon)이라는 단어때문에 아무래도 이목을 많이 끈 것같아요” 곽상기 대표는 미국에는 툰(toon)이라는 단어가 없는 만큼 움직이는 웹 기반 만화가 큰 관심을 받았다고 덧붙혔다. 하지만 기자는 이 발언이 아주 겸손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툰은 철처하게 이번 SXSW를 위해 노력한듯 보였다. 외국인들에게 익숙치 않은 스크롤 방식보다는 버튼 터치 버전을 준비하는 등 많은 시도를 했기때문이다. 또한, 방문객들을 위한 캐리커쳐 서비스를 통해 한국의 만화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외국인들과의 교류에도 앞장섰다. 아무툰의 노력은 큰 호응을 얻었고, 행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아무툰의 부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툰은 개인 외국인들에게만 사랑받은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번 SXSW에 디즈니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 홍보 부스를 연다는 것을 확인한 뒤 벤처정신을 발휘해 직접 그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갔다. “디캠프(D.Camp) 관계자분들로부터 정보라고 해야하나?를 입수하고 바로 찾아갔어요. 아마 올바른 정보를 적절한 시기 때 주는게 이번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의 장점이었던 것 같아요”. 아…그랬군요! 곽상기 대표가 이어서 말했다. “맨땅의 헤딩이었지만..웹툰이라는 말보다는 웹 코믹스로 디즈니 쪽이 저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했죠”.
결과를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반응은 일단, 좋았어요” 최준묵 대표가 말했다. “저희가 구상했던 아이디어는 디즈니의 IP를 이용하는 방안이었어요. 하지만 단순히 IP만을 이용한다는 게 아니라, 저희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이용한 IP 활용 방식말입니다” . “저희는 디즈니의 이야기를 토대로 번외 이야기를 구상했습니다. 예를 들면, 라푼젤이라는 영화 보셨죠? 긴 머리에서 치유하는 능력이 있는 공주 이야기요” 네..저는 라푼젤을 보지 못했지만.. 그리고 인터뷰 도중 민망한 분위기가 살짝 돌았다.
최준묵 대표가 이어 말했다. “여튼, 라푼젤이 겨울 왕국에 까메오 형식으로 출현해요. 여기서 생각했어요. 라푼젤이 치유하는 능력이 있는데 왜 애나 공주를 치료하지 않지? 이런 생각말이예요” 생각해보니 말이 되는 이야기어서 에디터는 격하게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이야기를 디즈니 쪽에 했어요. 이런 사이드 스토리를 저희가 만들 수 있다고 말이예요. 그럼 디즈니 쪽에서는 경제적인 비용으로 다양한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는거죠. 그리고 저희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구요 저희가 만화를 만드는 방식은 독자들이 계속 컨텐츠에 집중하게 해요. 그리고 발상이 신선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디즈니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아무툰은 현재 디즈니에 보낼 데모 파일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성과 이외에도, 곽상기 대표는 SXSW가 만화를 포함한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생각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던 계기라고 했다. “문화와 언어가 다르다고 해도, 양질의 콘텐츠는 누구에게나 받아들여질 수 있어요. 저희의 컨텐츠도 그럴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생각이예요” 하지만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문화적 차이를 완벽하게 배재할 수는 없다고 최준묵 대표가 말했다. “아무래도 서양은 순애보나, 짝사랑같은 서정적인 컨텐츠에 좀 거부감을 보이시더라구요. 뭐랄까…우리 나라 보다 오글거림을 느낀다고 그래야하나요? 그래서 일단 결론을 낸건, 그 쪽 사람들이 익숙한 히어로 물을 기획하자는 거죠. 하지만 분명한 건, 히어로물이던 순정물이던 저희 아무툰의 아이덴티티가 듬뿍 묻어난 작품일거예요”. 아무툰, 정말 멋지다.
싱그러움과 성숙미, 야누스적 매력을 지닌 아무툰
한참 즐겁게 이야기를 하다가 웹툰 스타트업에게 중대한 문제인 웹툰 생태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아무툰 멤버들의 눈빛이 사뭇 진지해졌다. “기자님은 왜 소년 챔프 같은 두꺼운 단행본이 나왔는지 아시나요?” 곽상기 대표가 물어봤다. 그리고 나는 벙어리가 되었다…..”수록되어 있는 작품들의 단행본을 홍보하기 위해서예요. 그리고 지금 웹툰도 단행본처럼 한 작품씩 소비되어야 해요.” 그렇다면 지금은 소비가 되고 있지 않다는 소리인가…? “국내 대형 포털들은 만화를 무료로 배포해요. 사이트의 트래픽을 올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건데, 무료로 볼 수 있다보니까 만화의 문화적 위치가 애매해져가는것 같아요” 사실 그렇다. 왜 우리는 영화와 노래는 유료로 다운받는데, 만화는 공짜로 이용하려는걸까? 만화가 하위 문화라는 인식 때문에 유료로 이용하는것에 대한 거부감이 주된 원인같다. “만화가 문화의 중요한 시작점 중에 하나였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이트 홍보도구로 쓰이는것이 아니라, 저희가 그리고 싶은 만화를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독립된 플랫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아무툰이 뽑은 롤 모델은 레진 코믹스이다.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물어보았다. 현재 아무툰에는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정부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화가 왔었어요” 라며 최준묵 대표가 말했다. “독일의 로맨틱 가도(독일 중남부의 뷔르츠부르크에서 남쪽으로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에 가까운 퓌센까지의 약 300km에 이르는 도로의 호칭) 처럼, 우리 서울에도 참 아름다운 곳들이 많아요. 그리고 그 관광 스팟들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웹툰으로 만들면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만화가 B급 문화라는 인식을 보기 좋게 깨뜨리는 대목이었다. 정부와 우리 나라를 알리는 일을 통해 만화에 대한 인식 또한 고양하겠다는 의지다. “저희는 그냥 누구나 읽기 쉬운 만화를 만들고 싶어요. 하지만 아무나 만들수 없는 좋은 퀄리티의 만화말이예요. 대중과 소통하면서 앞으로도 성장해나갈 예정입니다”. 끝으로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교은 매니저가 아무툰이 독자들에게 남긴 말이다.
그렇다. 아무툰은 쉽지만 어렵고, 어리지만 성숙한 기업이자 만화를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모인 멋진 기업이었다. 아무툰이 앞으로 국내를 넘어 전세계에서 보여줄 웹툰의 진화를 기대해본다.
글 : Jay(mj@venturesquare.ne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