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특히 배울만한 후배들을 종종 만나고 했다. 오늘 소개할 텐박스 라는 브랜드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주)플랜잇커뮤니케이션즈도 그 중 한 후배 부부가 시작한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사업인데 기존 미디어를 통해서 백진주 대표의 인터뷰가 수차례 나왔지만 나는 사업적 관점 중심으로 서면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온라인 쇼핑, 전체적으로 커머스 시장은 점점 규모가 확대되고 있고 더욱이 미국의 아마존이 진출한다는 소식으로 가장 뜨거운 사업 영역이기도 한데 이러한 커머스 분야 중 주목을 받는 분야가 있었는데 바로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커머스’ 사실 인터뷰에도 나온대로 큐레이션의 성격이 더 강하긴 하다.
제품 하나 하나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월정액 형태로 과금을 하면 여러가지 제품을 매월 정기적으로 배송을 받아 사용하는 형태이다. 주로 패션,뷰티 분야 기업들이 국내외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데 독특하게 출산 전후 태아와 엄마를 위한 임신/출산 전문 커머스가 바로 텐박스(www.10box.co.kr)이다. (주)플랜잇커뮤니케이션즈의 백진주 대표.이은기 실장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서 텐박스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참고로 백대표와 이실장은 부부이다.
텐박스(10box) 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었는가요?
사업 준비기간이었던 2012년 6월경에 임신 10개월을 매달 편리하게 챙겨주는 커머스를 첫 사업모델로 잡았어요. 사업모델을 정리하면서 이 서비스의 본질을 잘 표현하면서 가장 잘 어울리고 직관적이면서 예쁜 이름이 뭘까 라는 고민을 많이 했었죠.
PBox(프레그넌트 박스), 베이비박스 등등 수십 가지의 네이밍이 나왔었는데요, 결국 ‘텐박스(10box)’로 결정했습니다. 돌아보니 유치한 네이밍들이 좀 많네요.
보통 임신기간하면 10개월을 떠올리는데요, 정확히는 280일이고, 9개월 조금 넘어요. 아시다시피 텐박스는 ‘임신 10개월을 매달 챙겨주고 행복한 경험을 제공해드리는 서비스’입니다. 그래서 10개월이라는 기간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어요. 10개월이 갖는 임신 기간의 특수성과 10개월간 매달 챙겨드리는 서비스특성을 가장 잘 담아내는 네이밍이 ‘텐박스(10box)’라고 판단하고 결정하게 되었어요.
BI개발 단계에서 10 숫자에 임신 6개월 차의 태아 도안을 삽입하니 서비스가 더욱 명쾌하게 표현되더라고요. 텐박스 브랜드에 대해서 내부보다 외부에서 무척 좋은 평가를 해주세요. 네이밍뿐만 아니라 아이덴티티, BI디자인, 브랜드잠재력 등 전반에 대해서요.
부부가 같이 직장을 나와서 사업을 하게 된 결정적 배경은?
설립 시점인 2012년 6월 경, 당시 저는 1살, 2살짜리 두 아기의 엄마이자 전업주부였어요. 아기를 낳기 전에는 메가스터디를 비롯한 온라인기업에서 10년 넘게 디자인업무를 했었고, 남편 또한 온라인기업에서 기획, 마케팅 업무를 10년 이상 했습니다.
사실 2012년에 반드시 창업을 하겠다는 목표는 없었어요. 저와 남편, 두 아기, 4명 식구의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안정적인 수입이 뒷받침되어야만 했거든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죠.
그럼에도 어느 순간 ‘오늘이 아니면 내일도 없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당시에 제 나이 35살,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는데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더 아기들이 크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해보자는 거였죠. 그래서 저와 남편은 모든 것을 사업에 쏟기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디자인을, 남편은 기획, 마케팅을 할 수 있으니 힘을 합치면 못할 것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은 잘 다니던 회사를 과감하게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텐박스라는 비즈니스모델이 분명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과 확신도 함께 있었습니다. 청소년, 성인들을 위한 서비스는 무수히 많은 반면 임신출산유아동 업계가 워낙 제조, 유통, 오프라인 중심이라 이렇다 할 서비스가 없습니다. 그 빈틈이 분명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 마디로 ‘꿈을 향한 도전과 희망’이겠네요.
왜 하필 임산부에 대한 서비스였나요?
철저하게 저의 임신출산육아 경험이 바탕이 되었어요.
특히 불편하고 아쉬운 경험들이요.
막상 첫째 임신을 하니, 모든 것이 막막하고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웹사이트, 카페, 쇼핑몰 그리고 오프라인 베이비페어를 무수히 돌아 다녔어요. 손품 발품을 많이 팔았던 거죠. 요즘 임산부 분들도 마찬가지예요.
온라인업계에 오래 있다 보니 국내 임신출산업계가 제조, 유통 중심으로 무척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 보이더라고요. 임신하면 몸도 무거워지고 알아야 할 것도 많은데 누군가가 챙겨주는 서비스는 거의 전무하다 싶을 정도로요. 그래서 고객의 손품, 발품을 덜어주고 임신 10개월을 즐겁고 편하게 보낼 수 있는 온라인서비스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했고, 텐박스로 그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물론 타겟시장 자체가 무척 작아서 시장성에 대한 고민도 많았어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떨어져서 연간 44만 명 밖에 안 되거든요. 타겟 10%를 점유한다고 해도 4만 명이니까 정말 작은 시장이죠.
시장성은 우리만의 서비스와 정성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임산부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고객들이자나요. 비록 시장은 작지만 이 분들에게 편안하고 행복한 경험을 제공하면 분명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화장품 분야에서 주목 받았는데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는지요?
사실 텐박스는 일부 서비스가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임산부에게 좋은 것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커머스의 성격이 더 강해요.
화장품 분야는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의 홍보마케팅 니즈를 서브스크립션이라는 형태로 잘 묶은 마케팅플랫폼으로써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텐박스는 서브스크립션, 구독만으로는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았어요. 하루에도 수십 개의 브랜드와 상품,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이자나요. 특히 임산부들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상품, 좋은 정보에 대한 니즈가 높아요. 그래서 텐박스가 중간에서 상품과 정보에 대한 큐레이터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즉, 고객의 손품 발품을 덜어주는 편리함과 가격적인 메리트, 선물박스라는 형태의 감성터치를 더한 것입니다.
텐박스에게 서브스크립션은 하나의 상품 유형이고, 시작이자 본질은 큐레이션에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회사 설립 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그리고 그 이유는?
텐박스는 4명의 창업멤버로 시작했어요.
설립 시점에서 크게 어려웠던 점은 없었지만, 굳이 꼽자면 창업멤버들의 뜻과 비전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단순히 ‘우리는 잘 될 거야’, ‘대박날거야’라는 희망은 모든 초기창업기업의 멤버들이 갖게 되는 꿈이죠. ‘대박’은 말 그대로 꿈과 희망을 향한 노력의 결과이지 목표가 아니자나요.
설령 목표가 같더라도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법과 관점은 각자의 경험이나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다를 수밖에 없더라고요.
예를 들어 ‘이 사업 정말 잘 될 것 같아요. 그래서 함께 하고 싶어요. 그런데 저는 이런저런 현실적인 문제가 있으니, 저는 이 정도까지 하는 것이 좋겠어요.’ 자칫하면 목표는 같은데, 제 각각 따로 움직이는 거죠. 어쩌면 목표가 같은지도 재점검이 필요한 일이예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즉 동상이몽일 수도 있죠.
이렇듯 같은 일을 바라봄에 있어서도 누군가는 무척 신중하거나 조심스럽고, 반대로 누군가는 지나치게 이상적이거나 과감할 수 있어요. 조직의 비전과 멤버들의 비전을 일치시키고, 조화를 맞춰가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멤버들의 마음을 모으는 일.
사실 이 부분은 설립 당시뿐만 아니라, 창업 이후에도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스타트업,창업이 확산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창업 경험자의 시각은 어떤지?
젊은 층의 창업열기는 일단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일이 양면성이 있자나요. 말씀처럼 우려되는 점도 있어요.
먼저 긍정적인 부분은 젊은 층의 도전과 열정 그 자체예요. 결과를 떠나 모든 도전은 박수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도전을 해야 결과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멈춰있으면 제 자리가 아니라 오히려 뒷걸음치는 시대자나요. 그러니 창업이라는 무척 어려운 도전을 과감히 결정한 것은 사회적으로 독려와 응원을 해줘야죠.
우려되는 점은 얼마나 비전과 철학을 갖고 사업에 뛰어드냐는 것입니다.
사업이라는 것이 매순간 불확실성에 대한 대처가 정말 중요한 일이자나요. 초기창업기업의 거의 대부분은 처음에 계획했던 것보다 매출이 잘 안 나오고,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되요. 사실 사업계획단계에서 소위 시뮬레이션, 프로젝션 등은 어쩌면 소설일지도 모릅니다. 계획대로 잘 안될 때도 문제지만 계획보다 더 잘 될 때도 문제예요. 말 그대로 ‘대박’이 나서 ‘대박’에 걸맞는 경영을 해야 하는데 방법을 못 찾을 수도 있어요.
그럴 때 의지할 수 있는 것은 기업의 비전, 철학 등 정신(Spirit)인 것 같아요. 어쩌면 초심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텐박스가 예상보다 대박이 나서 회사의 자금 여유가 있다고 갑자기 임신출산과 무관한 대부업이나 부동산투자를 한다면 초심을 잃고 비전이 아닌 돈을 쫒는 기업이 되는 것처럼요.
그래서 창업을 할 때 도전과 열정만큼, 정신적인 준비도 꼭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사회적으로 봤을 때 정부, 지자체, 민간 차원에서 스타트업, 창업을 독려하고 지원하는 분위기 자체는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내수가 상당히 침체되어 있는 상황이라, 아무리 일자리를 늘리려고 발버둥을 쳐도 기업이 어려우니 일자리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내수든 수출이든 경기가 부양되고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나자나요. 현실적으로 경기부양에 따른 일자리 창출의 한계가 있으니 그 대안으로 창업을 독려하는 것 같아요. 게다가 새 정부의 글로벌, 창조경제라는 키워드와 맞물려서요.
예상하건데 사업이나 실무경험이 없는 이제 갓 대학교를 졸업했거나 20대 초중반의 젊은 창업자 분들의 창업실패율이 평균치보다 높지 않을까 싶어요. (이 참에 통계를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현실적으로 모아둔 돈도 없고, 오히려 수천만 원의 학자금대출을 갚아야만 하는 상황이죠. 자금유동성을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에 불가능하죠. 게다가 실무경험은 전무하고, 모든 상황들이 생소하고 어렵기에 문제해결력은 떨어지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인이나 네트워크도 부족해요.
다만 정부, 지자체, 민간의 지원책이 내용이나 각론에서 아쉬운 부분이 무척 많아요.
현재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방식은 자금지원, 교육지원, 멘토링지원 등의 1차원적인 창업지원이 대부분이예요. 게다가 1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척 지원제도의 구조가 굉장히 평면적이고, 애프터서비스가 거의 없다고 표현하면 될 것 같아요. 자칫하면 지금과 같은 창업붐이 대량 신용불량자 양산의 발단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사업은 스스로의 생존력을 키워서 자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정부에서는 ‘창업해라 창업해라’고 독려하자나요. 독려한 만큼 입체적이고 적절한 후속지원이 필요해요. 심지어 민간기업, 언론까지 가세해서 ‘창업리그’, ‘창업경연대회’와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창업붐을 만들고 있자나요. 개인적으로는 창업리그와 같은 전시행사, 기업홍보용 행사는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혹시 이 인터뷰를 보시는 관계자분들이나 VC, 기업홍보담당자가 있으시다면 차라리 그 예산을 내실 있는 지원으로 돌려주시면 훨씬 더 경쟁력 있고, 더 많은 창업기업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문제점들과 개선할 점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최근의 상황은 자신감과 꿈과 열정만 있으면 창업하기에 예전보다 훨씬 좋은 환경인 것 같아요.
사업가 관점에서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사업 분야는 있나요?
텐박스가 몸담고 있는 유통산업을 봤을 때, 유통이나 물류 쪽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어요. 요즘 해외직구, 구매대행이 무척 화두자나요. 아마존, 아이허브, 타오바오 등에서 비자카드만 있으면 똑같은 제품을 더 좋은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해요. 국가 간 통상무역협약이 늘어나고 글로벌 공룡물류기업의 탄생 등으로 갈수록 유통, 물류의 국경이 더욱 의미 없어질 것 같아요.
유통 물류의 혁신이 가져다주는 변화에 주목하고 있어요. 단순히 재화가 국경을 오가는 것을 넘어, 산업, 문화, 소비습관 등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게 되겠죠.
이 흐름을 잘 읽고 누가 먼저 잘 대비하냐가 유통사업자들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큰 화두가 될 것 같아요.
향후 사업은 어떻게 추진할 건가요?
많은 분들이 저희에게 유아동 쪽으로의 시장 확대를 권유하세요.
이미 텐박스가 임산부DB도 있고, 이 고객들에게 긍정적 경험을 제공했으니 임신출산시장보다 큰 유아동시장 쪽으로 확장하면 시장성이 있지 않겠냐라는 말씀이세요.
200% 공감해요. 당장 빠른 매출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일 수 있겠고, 저희도 고민했던 부분이었거든요. 사업초기에는 확장 계획이 있었지만, 당분간은 그럴 계획 없다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혹시 임신출산하면 떠오르는 기업이 있으세요? 아마도 없으실 것 같은데요, 텐박스는 임신출산하면 떠오르는 따뜻하고 편한 대표기업이 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그래서 연령의 확장보다 임신출산시장에서 서비스의 확장, 시장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어요. 서비스의 확장이란 현재 텐박스가 커머스에 집중되어 있는데, 임신태교출산 관련 콘텐츠와 서비스 확대를 준비하고 있어요. 시장의 확장이란 국내를 넘어 중국, 태국 등 임산부 고객이 있는 해외시장으로의 확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백진주 대표와 이은기 실장에게 감사의 말씀을 지면을 통해 다시 전합니다.
글 : 최익상
출처 : http://goo.gl/X3L88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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