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PAG가 주최한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혁명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컨퍼런스 소식을 전해 드린 적이 있는데, 요즘 가장 뜨거운 주제답게 컨퍼런스에 참가했던 분들도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댓글을 통해 토론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소셜컴퓨팅연구소의 대표인 한상기 박사가 컨퍼런스에서 나온 의견, 담배 피면서 나눈 의견, 그리고 네트워킹 중에 논의한 내용을 정리해서 페이스북에 공유해 주셨고, 많은 분들이 댓글을 통해 사물인터넷(IoT)에 대한 의견을 나눴는데, 현 시점에서 사물인터넷에 대해 생각할 꺼리가 많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한상기 박사의 동의를 얻어 페이스북 전문과 댓글에서 언급된 내용을 요약한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친구에게만 공개되어 있으니 안보이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마시길…)
먼저 한상기 박사의 사물인터넷에 대한 단상을 들어보자.
1. IoT는 아직 너무 이른 상태이다. 뭔가 명확히 잡힐 수 있는 비즈니스와 전략이 가시화되고, 사회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2020년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 전까지는 투자의 시대일 듯 하다 (향후 3년 정도로 보는 의견도 있음).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사회 기반이 확보되는데에도 시간이 많이 필요할 수 있다.
2. 지나치게 하드웨어 중심의 사고는 피해야. 서비스 연계를 모색해야.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데이터이다. 어떤 데이터를 어떤 문맥에서 수집하고 이를 지능적으로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가가 핵심이다. 이런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서 다양한 기기와의 상호접속이나 연결성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3. 웨어러블은 아직 사용자의 니즈와 wants를 명확히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사용의 동기 부여도 아직 많이 미흡하다. 대부분 밴드형태나 스마트 왓치를 사용해 본 사람들은 3-6개월 안에 흥미를 잃고 있다고 한다. 단지 커뮤니티와 경쟁, 게미피케이션을 넘어서는 방식, 기기 자체에 의한 동기 부여가 필요하지 않을 까? (매일 팔목에 차고 싶거나, 늘 가고 있어야만 하는 상황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4.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웨어러블 기기에 큰 투자를 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수익성과 매출 규모라는 측면에서 스마트폰을 대신할 수 없다. 또한 웨어러블이 가져야 하는 패션성을 제공하려면 어쩌면 제일모직이 가져가야 할 지 모르는 분야이다. 오히려 삼성은 수 많은 IoT 기기에 들어갈 핵심 반도체 같은 영역을 놓치면 안될 것으로 본다.
5. 자기 정량화 (Quantified Self:QS)와 디지털 헬스는 매우 다른 측면의 특징을 갖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를 국내에서 하기에는 장애가 너무 많다. 관심이 있다면 해외 시장을 먼저 노리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건강관련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이해당사자는 보험사이다. 건강을 관리하지 않는 고객의 보험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압력을 넣을 것이고, 오히려 보험회사가 기기를 배포할 가능성이 있다.
6. IoT 시대에는 디자인/UX가 모두 큰 도전을 받고 있다. 작거나 없는 화면은 스크린 UI나 디자인을 무력화시킬 것이고. UX는 어떤 문맥과 상황에서 주변의 기기와 어떻게 상호 작용해야 하는 가, 데이터의 전달과 저장을 어떤 프로세스로 해야 하는 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이다.
7. 구글의 글래스는 개발자 배포를 통해 어떤 문제점이 있는 지를 확인하면서 세상의 관습이나 관점을 바꾸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또한 가장 중요한 영역은 현장에서의 협업이다. Remote eye 같은 역할을 통해 타 전문가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하거나 같이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에 매우 유용한 기기가 될 것이다.
8. 애플의 헬스킷 전략에 주목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병원과의 협력은 얻어지는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가 된다. 의사들에게 주어지는 도전은 지금까지 환자 중심의 데이터 분석 시각에서 건강한 사람들의 데이터를 어떤 시각으로 분석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9. 애플의 웨어러블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 다른 기업들이 비어있는 부분을 찾거나 보완하고 조금 다른 어프로치로 각자 위치할 시장을 찾아낼 것이다.
10. 앱을 중심으로 하는 서비스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수 십개, 수백개의 기기를 사용하게 될텐데 이를 다 스마트폰의 앱이나 서비스 가입으로 처리한다는 것은 매우 불합리해질 것이다.
벤처스퀘어 필진인 정지훈 박사는 위 10가지에 더해 “예측가능하게 전개되기 보다는 예상치 못한 제품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갑자기 패러다임이 바뀔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 … 애플이 아이폰 발표하기 전까지 스마트폰도 IoT나 웨어러블 비슷한 취급을 받았죠.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불확실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개인적으로 어떤 제품(회사)이 그런 트렌드를 이끌지 궁금하다. 많은 분들이 아직은 애플을 주목하고 있는 듯.
본 컨퍼런스에서 패널로도 참석했던 한 분(외부에 드러나는걸 꺼린다는 개인적인 판단에 익명으로 처리한다)은 사물인터넷 시대의 UI/UX에 대한 한상기 박사의 의견에 전적인 공감을 표명한 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문제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하드웨어 적으로 우선 생각해”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즉, 아직 제대로 스마트한 하드웨어를 기획하고 만들어 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스마트한 하드웨어에 대한 관심이 다른 분야로 옮아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물론 하드웨어가 스마트해지거나 서비스의 일부분으로 제공되는 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아직 제대로된 하드웨어조차도 없다는 인식이다.
페이스북 댓글을 통한 토론은 자연스럽게 ‘하드웨어가 스마트해지는 것’으로 옮겨 갔는데, “센서를 통해 얻어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트프웨어를 통해 스마트해진다”, “센서를 연결해 보거나, 네트웍(근거리/원거리)에 연결되거나, 지능적인(상황에 능동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거나, 앱에 연결되어 처리/저장/반응/변경 되는 것을 스마트화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다른 분은 만화 드래곤볼에 나오는 레벨 측정기를 예로 들어 “Knowing 스마트 기기가 어떤 혜택을 주는가에 결정하지만 스마트 기기를 통해 무엇을 알수 잇을까에 대해 촛점을 맛추어야 될것 같습니다. 앞으로 많은 센서들이 스마트기기와 연동을 하겟고 그 데이터를 통해 인간이 실시간으로 알 수 잇다는 것이 또다른 시대를 열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상기 박사는 “기기가 스마트해지는 것은 ‘인지(Cognition)’능력일거요. 나머지 추론이나 데이터 분석은 클라우드에서 이루어질 것이고. 인지 능력도 지금의 칩 수준으로는 기기에서 이루어지기 어려울텐데, 네트워크의 안정성 등이 확보되지 않으면 어려울테니, 자체적으로 인지 능력 강화는 결국 저 에너지 소비하에서 칩 성능의 개선이 필요한데 이는 새로운 칩 기술을 필요로 한다”는 의견과 함께 인지컴퓨팅 영역으로 확장했다.
개인적으로 사물인터넷(IoT)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업계 고수 분들의 토론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또한 이전에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두고 트랙백과 댓글을 통한 토론을 그리워하는 한 사람으로서, 페이스북 댓글을 통한 토론이 낯설면서도 반갑기도 하다.
얕은 지식 때문에 사물인터넷 전문가 분들의 토론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위 내용이 현장에서 사물인터넷을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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