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비즈니스 영역에서 뭔가 될만한 두 회사가 합병하더라도 ‘다음(NEXT)’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마이크로스프트(MS)의 광고업체 아콴티브 인수(60억달러, 2007년)나 야후의 온라인 미디어 회사 브로드캐스트닷컴 인수(50억 달러, 2006년) 등을 ‘재앙’으로 묘사하며, 왠지 될 것 같은 사업체들끼리도 M&A 이후 시너지를 내기가 쉽지 않음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구글의 유튜브 인수와 같이 윈-윈 케이스도 있지만, 미국에서조차 대형 M&A의 성공 사례는 30% 미만으로 널리 알려져있죠.
이 때문에 지난 5월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깜짝 발표했을 때도, 1시간여 동안 진행된 합병 기자회견 내내 도대체 어떻게 “시너지’를 낼 것이냐?”고 무수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지루한 이야기가 이어졌지만, 이석우 카카오 대표, 최세훈 다음 대표의 답변은 ..뭐 그냥 한 줄로 요약이 가능해서 약간 실망을 주기도.
이석우 카카오 대표 & 최세훈 다음 대표
“저희 국내시장에서 시너지로 영향력 확보할거에요. 그리고 (운좋으면) 해외 시장에서도 잘할거에요. 다음카카오 앞으로 잘 살겠습니다. 서로 사랑하게 해주세요.”
-_-;;진짜 저거였습니다. 흠흠
아무튼 국내 인터넷기업의 해외 시장진출은 맨땅에 헤딩하는 것과 같아 천지인의 조화가 이뤄지고, 지성이 하늘에 닿아야 가능한 일이니..현실적으로는 상당히 어렵죠.(관련 포스팅 : 포털 해외사업 잔혹사)
또 다음카카오 합병으로 생기는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 1일 1098억원(다음 기준)에서 1332억원(다음카카오 합병 법인)으로 소폭 늘어날 뿐입니다.
합병으로 인한 주식매수권 청구 행사 예상치를 감안한 부분으로, 뭔가 대형 사업을 추가로 벌이거나, 해외에 수많은 돈을 쏟아 붓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말이죠(물론 유상증자 등 투자금을 모으는 방법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면 지금 있는 인력과 서비스를 어떻게 잘 버무려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어떻게 확정해 갈 것인
가?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늘 인력부재에 시달려 왔는데, 2500여명 우수한 인력을 얻게 됐으니, 해볼 수 있는 사업이 상당히 많겠죠.
사족이 좀 길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지난 1일 다음이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합병보고서 내용과 닐슨코리안클릭의 ‘다음-카카오 합병이 주요 포털 경쟁 구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토대로 다음카카오의 전략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카카오는 ‘예상 가능한 단기적인 사업계획’이라는 단서를 달았는데요. 아래 제목과 < > 내에 있는 내용은 증권신고서 원문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가)카카오 모바일 서비스를 통한 다음 트래픽 증대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등의 카카오 서비스 사용자에게 다음의 검색서비스 사용을 유도, 다음의 트래픽을 증대>
현재, PC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와 다음의 점유율은 3:1 정도의 스코어로 네이버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이를 PC버전 카카오톡이나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검색을 유입시켜 네이버와 경쟁한다? 그림이야 억지로 그릴 수 있지만, 성공확률은 낮다고 생각됩니다. 과거 SK컴즈도 네이트온 + 싸이월드로 이 같은 효과를 노렸지만,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승부처는 모바일! 모바일검색은 PC에 비해 노출될 수 있는 광고수가 적어 당장 수익성은 PC보다 낮지만, 각종 광고기법과 함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죠.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 5월 모바일 페이지 순방문자수(UV)는 1위가 구글(2075만명), 2위가 네이버(1641만명) 3위가 다음(1361만명) 수준입니다.
닐슨코리아클릭은 카카오의 주요 모바일서비스에 다음 검색이 연계되면 단숨에 네이버와 맞먹는 검색 모바일 검색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각각 장점이 확실한 모바일검색 시장의 3강 구글(OS장악)- 다음카카오(메신저장악)-네이버(풍부한 내부 콘텐츠)가 생기는 셈입니다.
올해 들어 구글의 약진이 눈에 띄게 나타났지만, 이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예상하기 힘듭니다. 네이버가 이렇게 당하고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아무튼 다음카카오의 합병으로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모바일 검색 전쟁 삼국지가 펼쳐질 것입니다.
(나) 다음과 카카오의 광고플랫폼을 활용한 비즈니스 기회 확대
<다음의 광고플랫폼(검색 광고, 디스플레이 광고, Ad@m 등)과 카카오 광고플랫폼(플러스친구, 카카오스토리 등)을 연계하여 광고 효과를 증대시키고, 영업인력 확대를 통해 광고주 대상 영업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많은 언론에서 다음카카오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O2O(Onlie to Offile)이라고 보도했는데요. (나) 항목은 이를 뜻한다고 생각합니다.(관련포스팅 : 떠오르고 있는 O2O 비즈니스란?)
다만 일반 오프라인 상점뿐만 아니라, 국내에 크게 발달돼 있는 수많은 인터넷 소호상점을 포함 하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게죠?
온라인(모바일)과 로컬 비즈니스로의 융합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다음은 모바일 전환 초기 네이버, 구글을 압도하는 ‘지도’ 서비스를 만들어, 수백억원을 때려부어 모바일과 로컬비즈니스를 결합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ㅜㅜ
하지만 시간이 흘러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 다음의 지도 서비스와 풍부한 광고주>라는 O2O 비즈니스를 활성화 시키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게 됐죠.
텐센트의 위챗, 네이버 라인도 ‘게임’ 이후 먹거리로 ‘O2O 비즈니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요..카카오도 합병 이전부터 독자적으로 ‘카카오 비즈프로필’이라는 초기적인 형태의 O2O 비즈니스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하반기 상용화 예정)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나치게 빠른 수익화 행보를 밟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승부를 걸어 볼만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이나 중국은 이미 서비스가 상당히 활성화돼 있고, 로컬 비즈니스 오너들도 모바일과의 연계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늘어가고 있으니까요.
또 이미 활성화돼 있는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과 M&A를 하면 또 한번의 큰 임팩트를 줄 수 있지도 않을까..혼자 조심스럽게 추측해보기도 합니다(물론 인수하기는 겁나 비쌀겁니다..ㅎㅎ;;)
(다) 다음의 CrossPromotion 광고플랫폼을 통한 모바일게임 활성화
<TNK, Ad@m 등 다음의 모바일 광고플랫폼을 활용하여 카카오 게임하기 사용자에 대하여 게임 신규 출시 안내 및 아이템 제공 등의 다양한 경험을 제공>
* TNK: 차트부스팅 및 어플리케이션 위주의 광고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며, 모바일 광고플랫폼을 통하여 CPI, CPA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음의 자회사
* Ad@m: 다음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비롯한 제휴 모바일 웹, 어플리케이션에 광고를 노출하여 모바일까지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모바일 네트워크 광고 플랫폼
세 번째로 카카오 최고의 밥줄(!) 모바일 게임분야 비즈니스모델(BM)의 변화입니다. 일단 나온 내용만으로는 단순히 카카오게임을 다음의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활용해 더 잘 알려주겠다는 건데(물론 공짜는 아니겠지비…)
다음카카오와 게임사들의 협업을 통해 만들 수 있는 시너지!..약간의 희망사항(?)을 담아 전망을 해보려합니다.
위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이용자들에게 직접 사용료를 징수하지 않고, 게임 내 광고노출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스스로 플랫폼을 갖출 여력이 없는 국내 게임사들이 정말 주목해야 하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은 정말 빠르게 진화해 왔지만, ‘NEXT’에 대한 물음표가 ‘해외진출’말고는 딱히 없는 상황입니다. 장르적으로는 이미 끝판대장인 MMORPG까지 진화했고, 색다른BM을 만들어 내지 못한 채 지나친 현질을 유도한다는 유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 브랜드의 힘으로 대량의 다운로드를 다수 발생시키고도 수익화에 실패한 ‘윈드러너2’나 ‘쿠키런 문질문질’, 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돼 겨우 빛을 보고 있는(잘해봐야 월 40억원 정도 번다고 추측됨) 비카카오톡 게임 ‘영웅의군단’의 사례를 보면….정말 게임 제작자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해외에서도 성공한 모바일게임의 구매전환률이 1%가 채 되지 않아(국내는 이보다는 높은 수준…) 부분유료화 모델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게임을 광고 플랫폼으로 사용하거나, 다양한 커머스 플랫폼 연동을 통한 새로운 BM 구축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참고: The Uncomfortable Truth at the Heart of Mobile Gaming)
상상력을 발휘해 하나의 예를 들자면, 얼마 전 엠게임에서 ‘프린세스메이커’라는 유명 딸내미 키우기 게임이 나왔습니다. 많은 팬들의 큰 기대를 받았지만..흥행에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 게임에 공중파 드라마처럼 각종 유명 브랜드의 의류가 PPL로 들어가 있었다면? 또 다른 커머스 사이트로 이동할 통로를 만들어 놨다면?…게임 실패에 의한 손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부분은 게임사가 직접 소싱할 수도 있지만, 국내 게임사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그리 넓은 편이 아닙니다.
게임사를 대신해 다음카카오라는 거대 광고 플랫폼사가 게임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해 광고주를 전략적으로 배치했다며? 그로 인해 이용자 과금요소를 최소화하고 더 오래 이용자를 붙잡아 두는 데만 게임회사의 역량을 쏟아 부었다면? 수많은 가정의 결과이긴 합니다만..
‘다음의 광고소싱능력’ + ‘카카오 모바일게임 플랫폼의 지배력’ + ‘한국게임사의 개발 능력’.
국내에서 전세계에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게임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라) 카카오의 플랫폼을 통한 다음 콘텐츠 유통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등 카카오 플랫폼에 뉴스, 웹툰, 동영상, 지도 서비스 등의 다음 콘텐츠를 유통하여 사용자의 다음카카오 서비스 사용시간을 확대>
제목처럼 미디어 회사-언론, 출판사, 방송사 등-이 주목 해야 할 분야의 변화라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흘러갈지 가상 예측하기 힘든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포스트, 다음 스토리볼, 카카오 페이지..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딱히 제대로 결과를 만든 경우는 없습니다.
또 올해 초에 카카오뉴스를 만든다고 알려지면서 언론사들을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을 만큼…. 워낙 변수가 많은 시장이기도 하죠. 뉴스만 보면 비즈니스적인 측면보다는 사회적 영향력이 더 큰 분야니..
더불어 투자 대비 효과도 기대하기 힘든 비즈니스 분야가 콘텐츠 산업입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약 다음카카오가 우리나라에서 넷플릭스나 HBO처럼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대형 드라마를 만들어 모바일 다운로드로 수익을 내려고 한다면, 단숨에 ‘미친놈’ 소리를 들을 겁니다-_-;;
“정신이 있는 거우까?”
미국도 불법 콘텐츠 유통이 없는 건 아니지만, 유료 구입자가 그만큼 더 많기 때문에..이 부분이 커버되지만 국내에서는 온라인에서 유료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게 현실이죠.
다만 모바일 콘텐츠 유통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가장 애착을 보이고 있는 프로젝트라고 널리 알려져 있어, 다음카카오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갈 것이라는 정도만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0만의 돈버는 콘텐츠 파트너를 만들고야 말거야!!”
제 짧은 생각으로는 증권신고서에 나와 있는 ‘콘텐츠 유통을 통한 다음카카오 서비스 사용시간 확대’ 정도가, 카카오가 다음의 수많은 콘텐츠의 유통권을 쥐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가능한’ 시너지라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PC버전 카카오스토리의 드넓은 여백에 사용자 취향에 맞는 다음의 뉴스와 다음 웹툰이 들어가는 정도(?) ㅎㅎ
다만 미디어 회사들은 기존에 ‘네이버’ 일방통행 길에서, 적어도 2차선 도로로 갈 수 있는 길이 생겼다는건 희망이 생긴 것 아닐까요?
물론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며 독립적인 앱을 통해 생존하는 경우가 나타나고도 있지만..거대 공룡 하나만 있는 시장보다는 고래 두 마리 싸움에서 뭔가 얻어 볼 수 있지 않을까.. ㅎㅎ 너무 순진한 생각인가요?
지금까지 증권신고서에 나와 있는 내용과 알려진 자료들을 통해 다음카카오의 ‘단기’ 미래를 그려봤습니다^^;; 물론 기자의 희망사항이 들어간 상당히 긍정적인 예측이었습니다.
글이 좀 길었는데..지루하진 않으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ㅜㅜ
다 아는 내용을 왜이리 길게 쓰냐? 라고..하실 수도 ㅎㅎ;; 이만 글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글 : 최준호
출처 : http://goo.gl/ZFMYK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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