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목적은 친구들과 잘 소통하는 것이지만, 또 다른 재미가 있다면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몇 년 전에 국내에서 한참 유행했던 트위터를 보면 평소에 자주 접하지 못했던 연예인이나 운동 선수들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잉하면, 그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있고 재수가 좋으면 직접 답장까지 받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도 기업들이 페이지를 통해 이용자들과 소통하기 오래 전부터 유명인들이 자신들의 팬과 소통하는 수단으로 페이지를 이용해 왔습니다. 특히 이번 월드컵 기간에는 특정 국가나 선수에 대한 이야기가 페이스북에 넘쳐나서 3억5천만명의 사람들이 대화에 참여하고, 30억개가 넘는 인터렉션(글, 댓글, 좋아요 등)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특히 독일과 아르헨티나가 맞붙은 결승전에서는 약 9천만명의 사람들이 2억8천만개가 넘는 인터렉션을 기록해서 스포츠 이벤트와 관련해서 페이스북 신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번에 연예인이나 운동 선수 등 유명한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팬들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 멘션(Facebook Mentions)이라는 별도의 앱을 출시했습니다. 이번 앱 또한 페이스북 내의 별도의 조직인 크리에이티브랩(Creative Labs)이 만든 것으로, 페이퍼와 슬링샷에 이은 세번째 작품입니다.
지난 번에 매리 미커의 인터넷 트렌드 2014에서 전해드렸듯이 페이스북은 하나의 앱에서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기능을 별도의 앱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인터넷 언번들링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유명인이 팬들과 잘 소통하기 위한 방편으로 멘션이라는 앱을 별도로 출시하게 된 상황입니다. 크리에이티브랩에서 직접 만든 것은 아니지만 페이스북 메신저, 그리고 페이스북이 인수해서 별도 서비스로 유지하고 있는 사진/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인스타그램과 모바일 메신저인 왓츠앱까지 포함하면 6개의 서비스가 페이스북앱과 별도로 제공되는 셈입니다.
페이스북은 멘션을 통해 유명인들은 팬들의 대화에 좀 더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사진/동영상을 공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팬들을 위해 실시간 문답(Q&A) 기능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다른 유명인이나 언론 등에서 유명인이 어떻게 언급되고 있는지에 대한 알림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어서, 유명인 자신과 관련된 모든 것을 ‘멘션’을 통해 한꺼번에 확인하고 대화에 끼어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현재 멘션 앱은 iOS용 앱만 제공되며, 미국 내에서 인증받은 페이지 관리자(Verified Pages)는 바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유명인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 맞다고 인증해주는 것은 인증 페이지라고 하는데, 조만간 인증 개인(Verified Profile)과 국가도 확대한다고 하니 국내 연예인들은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유명인들의 페이지가 거느린 팬의 숫자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브랩의 세번째 서비스로 멘션이 선정된 것 같은데, 다음에는 페이스북의 어떤 서비스(기능)이 독립된 앱의 형태로 제공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