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2010년 상반기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며 스마트폰을 IT의 중심에 우뚝 서게 만들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뜨거운 열기는 하반기까지 이어지기에는 우리 사회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른가 보다. 벌써 기업들은 스마트폰 이후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어갈 차세대 기업은 어디일까? 새로운 사물 인터넷 시대를 지배할 기업은 어떤 전략과 준비를 하고 있을까?
▣ IOT를 향한 다윗과 골리앗의 움직임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IOT(Internet of Things)에 가장 주목할 기업은 구글과 아마존이다. 구글은 네스트랩이라는 회사를 유투브 인수가의 2배인 32억 달러에 인수했다. 네스트랩에서 만드는 네스트라는 기기는 가정 내에 설치하는 보일러 온도조절 장치로 WiFi와 동작 감지 센서가 내장되어 있다. 인터넷에 연결된 네스트는 날씨와 기온 정보 그리고 집주인의 평소 온도 설정 DATA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Context를 인식해 자동으로 온도를 설정해준다. 굳이 사람이 보일러 온도 조절따위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해준다. 물론 덤으로 얻는 것은 에너지 절감으로 인한 보일러 비용이다. 구글은 네스트를 기반으로 가정 내 다양한 IOT 기기들을 연결함으로써 IOT의 서비스 플랫폼을 장악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속에 안드로이드가 있다면 언제나 늘 멈춰진 집 속의 기기들을 연결해주는 중앙에는 네스트가 자리 잡을 것이다.
반면 아마존은 아마존의 쇼핑 비즈니스를 위한 목적으로 IOT를 개발하고 있다. 아마존이 인수한 Kiva라는 물류 솔루션 업체는 창고에 있는 물건들을 보다 빨리 효율적으로 이동시켜주는 인터넷으로 연결된 로봇과 시스템을 개발한 회사이다. 또한, 작은 무게의 상품을 소비자의 집 앞까지 자동으로 배송시켜주는 하늘을 날으는 Drone을 개발 중인데 이 기기 또한 인터넷에 연결된 날으는 로봇이다. 최근 선보인 Dash라는 작은 디바이스는 WiFi가 내장된 바코드 인식기로 상품에 인쇄된 바코드를 Dash로 비추게 되면 그 상품을 아마존 장바구니에 저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단 한 번의 손짓으로 현실에 놓여진 상품을 아마존으로 주문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굳이 컴퓨터를 켜지 않아도 스마트폰에서 검색하지 않아도 된다. 아마존의 다양한 사물 인터넷 개발은 아마존의 쇼핑 사업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기존 비즈니스의 진화를 위해 사물 인터넷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IOT의 하나인 Wearable computer의 대표 카타고리인 스마트와치에 있어서는 소니,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작은 스타트업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와치보다 경량화된 헬스케어 디바이스인 스마트밴드는 Fitbit, Jawbone UP 등 다양한 업체들이 있으며 인터넷 체중계인 Withings, 인터넷에 연결되는 자물쇠로 Lockitron, August, 뉴런 도어캠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우리가 상상할수도 없을만큼 다양한 IOT를 만드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다윗들이 많다. (참고 : http://bit.ly/iot_sk)
다윗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과감하게 IOT에 도전하고 있다. 마치 웹과 모바일 시대에 네이버, 다음, 구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의 서비스가 아이디어 하나만 믿고 과감한 도전을 한 끝에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처럼 다윗들이 IOT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모바일과 다른 점이라면 IOT는 HW와 SW가 결합된 Product라서 IOT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은 제조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막대한 투자와 경험을 필요로 하는 제조 영역에 아이디어만 믿고 스타트업들이 뛰어드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IOT 패러다임에서 중요한 것은 Product에 가치를 만들어내는 Service이다. 즉, 제조를 잘 하는 것보다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어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가 IOT에 성공 공식이다. Product에 Service를 입히는 것은 기존 제조업이나 거대 기업이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Product와 Service의 결합, 즉 Provice는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과감한 도전으로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만드는 가볍고 말랑말랑한 조직에서 더 잘 할 수 있다. 웹, 모바일의 성공을 이끌었던 기업들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IOT의 성공은 골리앗보다는 다윗이 움켜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식을 잘 아는 골리앗들은 다윗처럼 IOT를 만들기 위해 다윗처럼 일하고 다윗과 같은 회사를 인수하는데 주목하고 있다.
▣ 비 IT 기업의 IOT 도전장
카메라 시장을 열었던 코닥은 2012년 파산 신청을 하고, 2013 9월에 필름 및 카메라 사업부를 매각했다. 코닥의 몰락은 디지털 카메라 때문인데, 아이러니한 것은 디카를 최초로 발명한 것이 코닥이라는 점이다. 디카를 발명한 코닥이 디카 때문에 몰락한 것이다. 코닥은 1975년 세계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를 발명했지만 디카 시장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것인지 예측하지 못했다. 1위 기업이던 코닥은 혁신은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그것은 혁신을 먼저 했을 뿐 지속적으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코닥의 딜레마는 닌텐도, 블랙베리, 노키아, 모토로라도 겪은 것이다.
2006년말 Wii라는 게임기와 함께 게임기 시장을 장악한 닌텐도는 게임기 시장에 새로운 룰을 만들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불과 3년 후에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닌텐도의 매출과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모바일 게임이 닌텐도의 게임기 시장을 없앤 것이다. 닌텐도는 게임기 시장에 혁신을 만들어낸 주역이지만 그 혁신은 3년을 보장했을 뿐이다.
나이키는 2006년 애플과 제휴를 통해 Nike+라는 서비스를 런칭했다. 이후 8년간의 지속적인 혁신 끝에 보다 스마트한 운동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심지어 나이키는 Fuelband라는 스마트 밴드를 만들어(최근 생산 중단을 선언) 나이키+ 서비스를 더욱 탄탄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퓨얼밴드는 운동량을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는 센서와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탑재되어 언제, 어디서, 얼마나, 어떻게 운동했는지를 기록해준다. 이렇게 기록된 데이터는 즐겁고 스마트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중물이 된다. 스포츠 의류 회사에 불과하던 나이키는 IT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로 뛰어들었고 디지털에 익숙한 사용자들에게 디지털스럽게 운동할 수 있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사람들이 디지털에 빠져들면서 사람들은 현실계에서 멀어져 가상계와 환상계에 더 익숙해지고 오랜 시간을 보내오고 있다. 이같은 사람들의 습관은 스포츠, 완구 관련 기업들을 위기로 내몰았다. 그 위기를 나이키는 현명하게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바비인형을 만드는 Mattel이라는 회사 또한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위기에 봉착한 Mattel은 팔리지 않는 장난감에 디지털의 가치를 입혀 Apptivity라는 신개념의 완구를 만들어냈다. 태블릿 위에 Apptivity 완구를 올려두면 태블릿 속 게임앱이 올려둔 장난감을 인식한다. 태블릿 위에 올려둔 완구가 트럭인지, 스포츠카인지, 오토바이인지를 인식해서 그 완구에 맞는 아이템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 배트맨A를 올려두면 칼을 사용할 수 있고 배트맨B를 올려두면 총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완구의 원가는 똑같지만 배트맨A는 5000원, 배트맨B는 8000원에 판매할 수 있다. Atom에 Bit가 결합되면서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진 것이다.
나이키와 Mattel의 혁신에는 공통점이 있다. 스마트폰이 가져온 위기의 극복을 디지털로 해결했다는 점이다. 이들이 혁신한 디지털이 바로 사물 인터넷, IOT이다. 나이키의 Fuelband나 Mattel의 Apptivity는 밴드와 완구가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M2M(Machine to Machine) 기반의 사물 인터넷이다. 즉, 사물 인터넷 시대의 혁신은 순수 IT 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비 IT 기업에도 해당된다.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고 그 혁신의 지렛대가 바로 IT 기술이다. 또한, PC, 스마트폰이 만든 디지털 산업의 주역은 IT 기업들이지만 차세대 IT 패러다임인 사물 인터넷 시장은 모든 기업들이 주역이 될 수 있고, 그렇게 될 것이다.
▣ 핵심 성공 요인은 데이터, 컨텍스트!
웹이 가져다 준 최고의 사용자 경험은 검색이다. 검색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는데 걸리는 시간을 놀랄만큼 줄어들게 만들었다. 시간만 줄여준 것이 아니라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무한대로 높여주었다. 과거에는 시간이 아니라 비용과 역량의 제한으로 접근조차 할 수 없었던 정보를 마우스 한 번의 클릭만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은 검색이 가져다 준 혜택이다. 찾고 싶은 모든 것을 그 작은 검색어 입력창에 검색어 하나만 쳐 넣으면 바로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는 것처럼 이제 그 검색 조차도 귀찮고 번거롭다. 찾고 싶은 정보를 위해 어떤 검색어를 입력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도 귀찮고, 검색결과를 클릭해가며 필요로 하는 정보인지 가늠해내는 과정과 시간도 번거롭다. 그래서, 모바일에서는 Siri나 구글 나우처럼 물어보면 바로 답을 해주는 서비스들이 검색의 불편함을 해소해주고 있다. 궁금하면 전문가에게 물어보듯이 그저 스마트폰에 물어보면 즉각 답을 해준다. 굳이 검색어를 떠올릴 필요도 검색결과물 사이를 헤집고 다닐 이유도 없다. 모바일에서는 인공지능이 검색을 대신할 것이다. 애플의 시리와 IBM의 왓슨이 만난 이유도 검색 이후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그런데, IOT 시대에는 인공지능을 넘어설 새로운 개념이 요구된다. 바로 그것은 자동화이다.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아서 자동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이 IOT의 미덕이 될 것이다. 구글의 네스트는 사용자가 평소 설정하며 사용하는 보일러 온도와 생활패턴을 분석해 더 이상 보일러 온도 따위에 신경쓰지 않을 수 있도록 해준다. 즉, 네스트가 사용자에게 준 가치는 자동으로 알아서 해주는 똑똑한 비서와 같은 역할이다. 모든 사물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고, 굳이 사람이 신경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척척 모든 것이 되는 유비쿼터스 세상이 IOT가 주는 궁극의 가치이고 이는 기계가 눈 앞에서 사라지는 세상을 뜻한다. 굳이 우리가 기계를 조작하지 않아도 모든 것이 사람을 위해 알아서 자동으로 돌아가는 세상이 IOT가 보여줄 미래이다.
그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DATA이다. 자동으로 이루어지려면 사용자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을 해야 한다. 즉, 사용자 CONTEXT를 추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 CONTEXT는 평소 사용자와 관련된 DATA를 측정, 수집, 기록하고 그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만들어야 추출이 가능하다. IOT는 정밀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사용자와 관련한 DATA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기록되어 BIG DATA로 거듭나고 그 데이터들을 분석하면서 패턴이 만들어지고 그 패턴을 통해서 사용자 CONTEXT를 얻게 된다. 그 CONTEXT는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데 활용된다.
2000년대 웹, 2010년대 모바일 그리고 2020년대를 주도할 IOT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기회로 삼으려면, “무슨 IOT 기계를 만들까?” 보다는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사용자는 왜 이 서비스를 사용해야 할까?), “그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DATA가 필요할까?”, “그 가치는 어떤 서비스 형태로 구성되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집중해야 한다. IOT는 하드웨어 그 자체보다 IOT로 구현되는 Service에서 가치가 만들어지고, 그 Service의 성공은 DATA를 해독해 얻게 될 사용자 CONTEXT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지금 미래 IOT 시대를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IOT를 단지 HW 시각에서만 고민하는 것은 아닌지? 기존의 고정관념과 성공공식에 새로운 IOT를 대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용자 가치보다는 비즈니스적인 Value에만 집중해 소비자 관점보다 공장의 시각으로 IOT를 해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이다.
글 : oojoo
출처 : http://oojoo.tistory.com/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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