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는 그냥 참고용이라고들 한다. 교과서를 들추는 사람들을 아마츄어라 부를 때도 있다. 그렇게 아카데믹해서 위기관리 하겠느냐 비웃는 프로들도 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교과서에서 배운 그대로를 따라 해 성공하는 기업이 있다. 반면 별도로 약은 전술과 트릭들을 통해 위기를 관리하려 시도하는 기업들도 있다. 영국의 최대 슈퍼체인 테스코. 교과서를 그대로 따라 성공하며 약은 기업들을 비웃었다.
2013년 1월 15일 저녁. 영국 BBC방송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말고기를 사용한 소고기 버거가 팔리고 있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보도했다. 이 뉴스에서 아일랜드 식품안전청은 영국과 아이랜드의 테스코를 포함 한 여러 곳의 슈퍼체인에서 판매중인 소고기 버거에서 말고기 DNA가 발견했다고 밝혔다.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Tesco)를 비롯한 여러 슈퍼체인들은 물론 육류 공급업자, 제품 생산자, 판매자들과 같은 유럽의 쇠고기 공급망 전체가 위기를 겪게 되었다. 테스코 대변인은 바로 해당 사건을 취재하는 언론에 나가 인터뷰를 통해 해당 제품들을 모두 폐기하겠다 밝혔다. 그는“식품의 안전과 질은 테스코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식품의 질에 관한 어떤 결함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다음날인 16일. 테스코 CEO 필립 클락(Philip Clarke)은 자사 블로그에 ‘신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소비자들의 신뢰에 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사과했다. 테스코는 이와 동시에 외부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후 클락 대표는 BBC등 여러 방송 인터뷰에 스스로 응해 자사의 사과 메시지들을 아주 일관되게 전달하며 대변인으로 역할을 다했다.
17일 테스코는 영국 전국지들을 대상으로 전면 사과광고를 실행했다. 사과드립니다(We apologise)로 시작된 전면 사과광고에서 테스코는 ‘우리와 우리의 공급업체들이 고객님들을 실망시켜 드렸습니다. 사과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테스코의 트위터, 페이스북을 비롯한 모든 공식 SNS 채널들은 하루 종일 사과광고를 공유하면서 이와 함께 해당 이슈에 대한 사과와 개선책들에 대해 공중들과 대화를 이어 나갔다. 매장에서는 논란이 불거진 15일부터 고객 서비스팀원들이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해당 상황에 대해 일대일로 설명하고 사과했다. 고객들과 접촉할 수 있는 대부분의 채널들을 오픈 하여 성심껏 해당 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자신들의 개선 메시지들을 활발하게 전달하는 교과서적인 전략을 실행한 것이었다.
클락 대표는 자신은 물론 여러 최고임원들에게도 회사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게 해 해당 상황에 대한 메시지들을 다양하게 전달하려 노력했다. 그 글들 중 한 임원은 “우리의 고객들 중 일부가 화가 났다면, 우리도 화가 납니다.”라며 엄중한 개선과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테스코는 이후에도 고객들을 대상으로 테스코가 좀더 투명하고 신뢰감 있는 회사로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열중했다. ‘테스코 푸드 뉴스’라는 새로운 웹사이트를 오픈 해 제품 검사 섹션으로 활용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커뮤니케이션 했고, ‘약속’ 이라는 섹션을 만들어 영국와 아일랜드산 쇠고기를 소싱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다.
이런 모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은 테스코 홈페이지를 통해 집중되도록 운용해 온라인 상 여론이 산발적으로 흩어져 극대화 되는 것을 방지하려 노력했다. 또 업데이트되는 모든 정보와 메시지들을 다시 자사의 SNS 채널들을 통해 일관되게 온라인 공중들에게 전달 공유했다. 언론에서는 이렇게 일관되게 관리된 메시지를 받아 기사에 반영했다.
이상의 위기관리 실행들을 보면 우리 주요 기업들의 위기관리 실행들과 별반 다름이 없다고 볼 수도 있겠다. 문제가 불거진 제품에 대한 리콜이나 오프라인 및 온라인 미디어들을 통한 사과 커뮤니케이션, 전국지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과 광고 진행, 매장에서 진행되는 고객 접점 커뮤니케이션 등 어느 하나도 이 케이스에서는 사실 새로운 것이 없어 보인다.
테스코는 교과서에 나와있는 그대로를 하나도 빠짐없이 하나 하나 제때 실행했을 뿐이다. 이런 위기관리 실행에서 배울 점을 찾아야 하는 기업들은 따로 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생존을 위해 면피 논리로 최초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업. 문제로 고통 받으면서도 언론이나 온라인을 통해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최고경영진. 사과광고를 통해 어떻게든 사태를 최소화하려 전술적 표현을 사용하는 실무자들.
이 이슈가 우리에게 무슨 이로운 것이냐며 평소 운영하던 온라인과 SNS 채널들을 닫아 버리는 담당자들. 가만히 엎드려 이 고난의 시간이 지나가길 기도하는 임직원들에게는 이 테스코의 교과서적 실행이 오히려 미련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실행이 진정한 위기관리 성공과 맞닿아 있는지에 대해 일부 기업들은 심각하게 고민해 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말고기를 먹는다고 죽지는 않습니다. 별 것 아닌 일에 너무 부화뇌동하지 마세요”라 이야기 하기 보다 테스코는 “정부에서 해당 제품이 인체 건강에 유해하지 않다고는 이야기했지만, 우리와 우리 고객들은 이 사실을 절대로 간과할 수 없습니다.”라고 고객들편에서 이야기 했다. 테스코는 교과서에서 배운 것 이상의 가치를 창조 해 성공했다. 교과서를 보며 아마츄어 같다 평가하는 다른 기업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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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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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용민
원문 : http://goo.gl/ps1d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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