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더 열전 #1]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이 말하는 ‘2015년 대한민국 스타트업’

“살면서 커리어를 설계할 때 꼭 대기업만 바라볼 필요가 없어요. 오히려 자신의 열정과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스타트업과 같이 작지만 강한 조직에서 경험을 쌓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 다양한 인생의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이를 통해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곳이 되고 싶습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이 진로 고민을 하는 모든 이에게 전하고픈 진심 어린 메시지다.

그리고 어찌보면 이 말은 곧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 시처럼 ‘가지 않은 길’을 택한 자신을 향한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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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

그는 말한다. 자신의 이런 신념이 삶의 여러가지 굴곡에서도 유연함을 잃지 않도록 잘 붙잡아 주었다고.
그래서일까? 인터뷰 내내 스타트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경험적 지혜가 그의 말속에서, 그리고 눈빛에서 역력하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는 한국의 벤처 활성화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2014년 3월 네이버의 적극적인 펀딩으로 세워진 스타트업 지원 기관이다. 코워킹 스페이스를 제공하거나 LP로서 투자도 진행하는 디캠프, 마루 180과는 달리 스타트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이벤트와 세미나를 기획, 제공한다.

임정욱 센터장은 한국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이동통신망과 인터넷, 뛰어난 인재 수급의 용이함을 언급했다. 또한, 5천만 명이라는 적지 않은 인구수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앞둔 경제 상황도 국내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과 해외 업체들의 시선을 끄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러한 스타트업 열풍에 더욱 힘을 싣기 위한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올해 계획에 관해 물어봤다.

“작년에 반응이 좋았던 행사는 확장하고, 새로운 이벤트는 기획해서 추가하려고 합니다. 국외 로드쇼는 작년 7월 일본 도쿄에서 개최했던 ‘재팬 부트 캠프’를 확대해서 올해는 중국 베이징과 심천에서도 열 계획입니다. 특히 CES를 통해 놀라운 제조력을 선보였던 심천에서 한국의 IoT 스타트업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큰 반향을 일으킨 ‘실리콘벨리의 한국인들’ 행사에 동서부를 가리지 않고 미국 전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한국인들을 모실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테헤란로 북 클럽’, ‘테헤란로 소개 클럽(가칭)’을 신설해 스타트업이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IR(Investor Relation)를 연습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더불어 30세 미만 청년들의 스타트업 창업 인식과 도전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세미나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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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팔로워를 보유하며 기성 언론 못지 않은 소셜 파워를 가진 임정욱 센터장이 전망하는 2015년 스타트업 창업 트렌드는 무엇일까. 이에 임 센터장은 “그걸 내가 정확히 알면 투자를 하지, 센터장을 하겠느냐”며 한번 크게 웃으며 재치있게 응한다.

그리고는 임정욱 센터장은 다시 진중한 눈빛으로, 핀테크와 웨어레블,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디맨드(On Demand)가 올해 유망한 분야라고 본다고 답했다. 특히 국내 핀테크 전파의 선봉자답게 핀테크를 통한 금융 혁신을 힘주어 강조했다. 여태껏 금융위원회의 지나친 규제 때문에 발목이 묶여 있던 한국의 핀테크가 올해는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검토되는 등 규제가 완화될 조짐이 보인다며, 비록 규모는 작지만 핀테크 스타트업이 금융권과 사회에 혁신의 가치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욱 센터장은 요즘 전 세계 스타트업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하며,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이를 위해 거의 1년여 동안 노력했던 순간들을 회고했다.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할 때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아낌 없는 지원, 엔젤 및 벤처투자사의 활발한 투자,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유능한 인력의 수급이 동시에 어우러지면서 실제로 주목할 만한 매출을 내는 스타트업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런 스타트업 중에서 올해 M&A나 IPO를 통해 투자회수(Exit)에 성공하는 곳이 나온다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일진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도 많은 해외 투자 기관과 대기업, 정부기관에서 한국의 스타트업에 꾸준히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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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ES에는 제조업이 발달한 중국 심천(深玔) 출신의 스타트업을 행사장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다만,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국내 대기업의 움직임이 다소 저조함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했다. 특히 지난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 참가한 대부분의 국내 업체는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이었던 것에 비해 미국, 유럽, 이스라엘, 중국 등에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꽤 많은 스타트업이 행사에 참석한 것을 예로 들며, 국내 IT 창업의 성장을 위해서 대기업이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수한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을 고스란히 배껴 시장을 빼앗기보다는 정당하게 기업 인수나 투자를 통해 젊은 유명 스타 창업자가 탄생할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드는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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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마’라는 필명으로 오랫동안 블로그를 운영하고, 부지런히 SNS를 통해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 임정욱 센터장의 열정의 근원은 무엇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는 “중요한 것은 호기심을 갖는 것”이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이를 격식 없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것이 창의적인 생각을 낳고 결국 ‘잘 되는 조직’을 만든다고 했다. 매일 같이 읽고 기록하는 ‘재미’있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반응을 얻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또 다른 놀라운 기회와 인맥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조선일보 IT 기자에서 글로벌 IT 회사의 경영자까지, 큰 어려움 없이 평탄하게 살아왔을 것 같은 임정욱 센터장에게도 시련의 시기가 있었을까. “저도 사람인지라 수많은 좌절과 역경이 있었어요. 20살 때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해서 어렵게 대학에 들어왔어요. 졸업 후 조선일보에서 기자를 하다가 MBA를 갔다 왔는데, 때마침 불어닥친 닷컴 버블 붕괴로 다시 조선일보로 돌아와야 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후 보스턴에서 라이코스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사기 비슷한 일을 당한 적도 있었고요.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이 모든 경험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우연한 기회와 만남을 주었어요. 스스로 더욱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많은 훌륭한 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오늘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제가 받은 만큼 사회를 위해 좋은 기운을 퍼뜨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는 지난 18일,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창업가 정신 교육 기업 OEC(Open Entrepreneur Center)와 함께 청소년 대상 창업가 정신 배양 교육인 ‘우앙 파티’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임정욱 센터장은 미국, 일본에 비해 자수성가형 재력가의 비율이 적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소개하며 “창업가 정신이 미래 인재의 성장 동력이며,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와 임정욱 센터장이 그리는 꿈이 가져다 줄 미래가 사뭇 기대된다.

벤처스퀘어 에디터 오명석 meoungseok.oh@venturesquare.net, Moana Song moana.song@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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