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소규모 벤처기업을 위한 사무실 인테리어 DIY

작년 초 좋은 사무실 환경의 회사를 나와 험난한(?) 스타트업 벤처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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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던 회사를 나오고 나니,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은 “공간이 왕이다” “공간이 주는 럭셔리함” 이런 것이더군요..
작은 회사로서는 사무공간 한평 한평이 모두 돈이고, 매달 임대료 주면서 공간을 비워놓는 여유를 부릴 수가 없더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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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아, 내가 쓰던 책상과 의자가 100만원이 넘는 고급 제품이었구나~ 알게 됩니다.
현실은, 냉혹하기에, 처음에 세운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무실 유지관리에 최소한의 비용만을 투입한다.
. 개인 사용 물품을 최소화 한다: 노트북만 허용, 사무실 이전시 각자 짐은 양손으로 들고갈 만큼만!
. 근무인원이 20명 미만에서는 모두 한 공간에서 고개만 돌려 바로 누구와도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배치
. 책상,의자 등의 사무가구는 최대한 저렴하고 심플한 제품으로.

그렇게 작년에 시작한 스타트업 CARDOC의 사무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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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의 인원이 근무 중 언제라도 바로 뒤돌아 동료와 회의할 수 있는 오손도손한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책상과 의자는 합이 12만원. 1인당 공간은 1.2평 정도 입니다. 참고로 통상 사무실 구성시 근무인원 1인당 3~5평 정도로 설계합니다. 사무공간, 회의공간 등을 포함해서요.
인테리어는 따로 한 것이 없고, 창업 기념으로 나를 위한 선물로서, 자비 100만원을 들여 카펫 공사만을 추가했습니다.

“저렴한 의자가 풀편하면, 불편하게 느낄때마다 일어나서 쉬세요~”정책
그리고, 일년 정도 지나 함께하는 동료가 14명을 넘어가면서 사무공간이 한계에 이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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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쫍아라~
1년만에 사무실을 이전하게 되면서, 여러가지 고민 끝에, 사무실 이전에 따른 시간적/금전적 손실을 최소화 하고자, 주소 이전 없이, 기존 근무하던 사무실의 옆공간을 확장해서 기존 공간의 2배 정도 공간을 확보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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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업도 갓 돌이 지난 시점에 맞추어 최대한 비용 효율적인, 최소한의 사무실 인테리어를 시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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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썰렁한 북쪽 벽면을 회사 로코컬러로 페인팅하고, 책상이 놓일 자리에는 타공 흡음보드를 인테리어본드로 붙였습니다.
페인트 값 한통에 5만원, 페인트 시공 인건비 15만원. 타공 흡음보드는 칼라에코보드 주문 재단하여 인테리어본드로 DIY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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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음보드를 공용 회의실의 한쪽 벽면에도 붙였습니다. 이렇게, 유리,콘크리트,철재 칸막이벽 등 소리가 잘 반사되는 실내공간에서는 말소리가 잘 울립니다. 소리가 울리는 공간에서는 서로 대화를 하는 데 쉽게 피로해 질 수 있기에 사무공간의 소리가 울리지 않게 하는 것은 COZY한 사무실 환경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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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쪽벽면은, 칼라보드와 자작나무합판을 CNC로 재단하여 페인팅한 회사 로고를 역시 인테리어용 본드로 벽면에 붙입니다. 모든 인테리어 시공은 임대사무실의 손상을 막고, 깔끔하게 복구할 수 있도록 못이나 피스를 박지 않고, 수성 인테리어용 본드로만 DIY로 작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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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측 창은, 직사광이 강하게 들어와 업무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어서, 열차단 필름을 시공합니다. 필름은 협찬받고, 시공비는 20만원 소요.
실내 조명도 원형 LED매입등을 추가하여 조도를 두배 정도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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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의 페이스북과 구글 오피스 처럼 넓은 오픈 사무공간의 바닥 카펫은 울림이 없는 편안한 느낌을 주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또한, 사무실의 밝기가 우리나라의 통상적인 사무실보다 더 밝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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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의 카펫타일은 미국 home depot의 assorted color carpet tile을 직구로 주문하여 구입하였습니다. 이 제품은, 카펫타일이 랜덤하게 여러 색상과 패턴으로 섞여 포장된 제품입니다. 일명 짜투리 할인제품.. 구지 카펫타일을 해외 직구로 구입한 이유는, 1. 가격이 특별히 저렴하다. 2. 국내엔 이런 제품이 없다. 3. 국산 제품보다 품질이 좋다. 4. 랜덤컬러라 유지보수가 용이하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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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단 이틀 만에 사무실 간단 인테리어와 이전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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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의 입구: 판교의 한 빌딩 2층의 공동사무실 끝에 자리잡고 있는 CARDOC 사무실 입니다. 가장 좋은 점은 층고가 3.3m 이상으로 매우 높다는 점 입니다. 층고가 높은 소형 사무실은 정말 찾기 힘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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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닥의 사무실로 들어오면, 나무 왼쪽엔 사무공간, 나무 오른쪽엔 스토리지와 베버리지 공간. 근무직원들끼리는 최대한 오픈되는 공간 구성이지만, 외부 손님 방문시엔 눈이 마주치거나 모니터가 보이지 않도록 했습니다.

아래 스타트업 카닥이 2015년 부터 근무하는 새 사무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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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여유로워진 자리배치의 새 사무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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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있는 직원이 사용중인 것은 조립식 철제 앵글랙에 바퀴를 달아 이동식 카트처럼 만든 겁니다. 앉아있기 지겨운 분들이 가끔 서서 일하는 용도로도 사용되고, 공용물품의 보관 등 다용도로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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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와 효율성이 생명인 스타트업에서 가볍고 작은 조직 구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오피스 형태입니다. 각자 일하다가 전체 직원이 모여 회의를 해야 할 때엔 의자만 돌려 모여 바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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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의 화이트보드는 화이트보드가 아니고 화이트보드 필름입니다. 벽면에 걸지 않고 포스트잇 처럼 부착하여 보다 깔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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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할 때 보이는 벽면에 회사 직원용 공지보드를 붙여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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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한쪽 구석의 창고 공간. 하수도가 인류의 위생건강을 크게 향상시켰듯이, 별도의 스토리지공간에 잡다한 물건을 몰아 보관해야만 사무공간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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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테이블. 베버리지만을 제공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으며, 냉장고가 하숙집 공용 냉장고처럼 되지 않게 하기 위해 가장 작은 쇼케이스 냉장고를 사용합니다. 커피와 차는 여러 시행착오 끝에, 캡슐 커피머신과 고급tea 를 항시 제공하는 형태로 운용합니다. 핵심적인 고려사항은, 비용보다도 “관리편의성” 입니다. 회사에 이를 관리할 별도의 인력이 없는 이상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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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적으로 구입해 본 서서 일할 수 있는 높이조절 데스크인 veridesk pro 입니다. 사용중인 책상의자 합친것보다도 비싸지만, 생각보다 직원 호응이 높지 않은 아이템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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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을 지키는 유일한 생명체. 높이 3미터가 넘는 킹벤자민 트리 입니다. 실내에서 자라라고, led grow light 인공조명을 새벽에 켜주고 있습니다. 새벽에만 켜는 이유는, grow light가 자외선과 적외선을 방사하기 때문에 사람에겐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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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회의실도 카펫깔고, 방음보드 붙이고, 필름형 화이트보드로 교체하고, 조명을 밝게 리노베이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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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내 습도를 최소 20%이상으로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해, 겨울철엔 가습기를 풀로 가동시켜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CO2센서로 모니터링을 해 보면, 별도의 창문환기 없이 3시간 정도 근무하면, CO2 농도가 1000ppm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실내 환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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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옆의 동그란 구멍이 흡배기 환기시설과 중앙 냉난방 덕트입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무용 건물이, HVAC시설이 갖춰진 최신 중대형 빌딩이어도 이렇게 실내 환기가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빌딩의 경우, 하루 중 오전에만 열교환 환기장치를 한시간 정도 가동하더군요. 냉난방 비용문제로 적극적인 환기장치 가동을 꺼리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카닥의 사무실은 환기창이 있어 CO2농도가 올라가면 수동으로 환기창을 열어 환기를 하고 있습니다.

 

글/joonnoh
원문/http://goo.gl/qCj2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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