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of Startup]인슐린 펌프의 새 장을 연다…이오플로우 김재진 대표

전 세계에는 약 3억5,000만명의 당뇨병 환자가 있으며, 2035년에는 5억9,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400여만 명의 당뇨환자가 있다.

이들 중 10% 정도는 인슐린을 외부에서 공급받아야 하는데, 이 경우 인슐린은 반드시 진피 아래 피하지방에 주사하는 형태로 공급되어야 한다. 때문에 이러한 인슐린 주입기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9조원 정도의 규모이며, 주입방식에 따라 크게 일반주사기, 펜타입 주사기, 그리고 펌프 등으로 구분 한다.

현재 시장 구조를 보면 간편하면서 저렴한 펜타입이 대부분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펌프는 가장 이상적인 인슐린 공급 방식으로 알려져 있으나 수백만 원이 넘는 초기 구입비용이 필요하고, 펌프는 벨트에 차고 튜브는 복부에 부착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이에 따른 병력의 외부 노출 등의 이유로 환자가 꺼리는 경우가 많아 사용자의 확장이 더딘 편이었다.

2000년대 중반, 미국의 Insulet사에 의해 복부에 부착할 수 있는 일회용 소형 펌프가 소개된 이후 이의 사용자가 늘어나는 추세이기는 하나 가격이 높아 보험혜택이 주어지는 미국과 유럽 일부 시장 내에서만 유통되고 있고, 무게 및 부피도 커서 개선의 여지가 여전히 많은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오플로우2

이오플로우 김재진 대표는 펜타입 주입기에 근접하는 가격대에 일회용 부착형 펌프를 공급 할 수 있다면 펌프의 시장규모는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실제로 부착형 펌프의 성장률은 년 17%를 상회한다.

이오플로우는 지난 3년 간 전기삼투펌프 기술을 이용하여 타 업체가 경쟁하기 어려운 수준의 소형, 저전력, 저가형 약물 주입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오패치로 명명된 일회용 부착용 펌프의 핵심기술은 특허출원중인 가스발생이 없는 자체전기 전기삼투펌프(electroosmotic pump)다.

전기삼투펌프란 멤브레인과 그에 접한 양측의 전극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구조의 펌프로 전극의양단에 전압을 걸면 액체가 이송되는 방식이다. 소형, 경량의 펌프 구현이 가능함은 물론이고 전기소모도 매우 적고 소음도 없어 오랫동안 이상적인 약물 주입 방식으로 간주되어 왔으나 물의 전기분해에 의한 기체발생 및 이로 인한 성능의 저하 등의 문제로 인해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오플로우가 이러한 부작용이 없는 신소재 전극을 개발, 적용하여 세계 최초로 상용화의 길이 열린 것이다.

출처:이오플로우 홈페이지
출처:이오플로우 홈페이지

“다른 스타트업 비즈니스와는 달리 의료산업은 길게 가야하는 길이다. 99%도 안되고 100%의 정확도를 요구한다. 지난 3년이 그런 정확도를 높이는 과정이었고 이제 곧 공개가 가능할 수준까지 도달할 것이다.”

이오플로우는 기존경쟁사 Insulet보다 약 40% 더 얇고 중량은 1/3정도에 불과한 패치형 인슐린펌프를 펜타입 가격대에 공급할 예정이다. 시제품 기준으로 두께는 9.5mm, 중량은 15g, 펌프 소비전력은 3v 이하를 특징으로 한다.

이오패치는 특히 활동량이 많은 소아당뇨환자 2만명, 임산부 당뇨환자 5만명을 1차고객으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국내시장이다.

6월 말이면 베타 프로토타입 개발이 완료되고 9월에는 테스트가 가능한 샘플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오플로우는 국내와 해외에서 동시에 검증과 승인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개 대형병원과 임상을 위한 준비도 끝냈다.

이오플로우가 김 대표의 첫 번째 사업은 아니다. 미국 이민 1세대였던 김재진 대표는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은 공학도였다. MIT를 졸업하고 모토롤라, 인텔 등 글로벌기업에서 개발 엔지니어, 기술영업, 신제품개발 과정을 거치면서 마케팅에 눈을 떴다. 2004년 반도체 부품의 수냉식냉각 기술을 기반으로 첫 번째 창업을 했다. 그러나 사업은 녹녹치 않았다.

“코팅제, 퍼포먼스가 나빠지는 것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기술의 완성도에 대한 점을 간과하여 타이밍을 놓치는 일이 발생했다.”

마침 반도체 냉각기술을 찾다가 인연이 된 텍사스 주립대의 원천기술을 사업화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의료분야의 사업은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에 이오플로우를 창업했다. 2011년 9월이다.

좌측 세번째가 김재진 대표
우측 세번째가 김재진 대표

이오플로우는 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재진 대표 외에 세계 최초의 펜타입 인슐린 펌프 개발자인 최규동 부사장, 한국 올림푸스 의료사업 본부장을 역임한 이경준 공동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고, 멤브레인과 전기화학 센서 등 주요 분야에서 다년간의 경력자가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오플로우는 세계적인 약물주입기 전문회사가 될 겁니다.”

일회용 인슐린 패치펌프의 출시를 시작으로, 약물주입기 분야의 세계적인 선도기업이 되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일회용 패치형 통증관리 펌프, 파킨슨병 관리용 도파민 주입기 등 다양한 웨어러블 의료기기 제품군의 출시가 계획되어 있다.

이렇게 개발되는 모든 제품들은 무선통신 등을 통해 개인용, 의료용 U-health system에 연결할 예정이다. 이오패치는 첫 단계에 불과하다.

이오플로우는 최근 액트너랩으로 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중소기업청의 스타트업지원 사업인 TIPS프로그램에 선정됐다.

 

김재학 kimjh@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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