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에 새로운 회사의 PT를 적게는 2-3번, 많으면 10번까지도 받게 되는데, 듣다 보면 아쉬울 때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가끔은 ‘저 분은 더 잘 전달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수준의 아쉬움이, 또 어떤 때에는 ‘어떻게 저렇게 이해하기 힘들게 설명하실까’ 수준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투자자와 첫 미팅을 할 때 가장 기초적인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업계획서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글에서 포스팅하기로 하고, 첫 미팅을 마치고 투자자의 머리 속에 다음의 3가지만 인상 깊게 남기면 성공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기초적인 원칙은
(1) 투자자가 사전 지식이 없는, 대학을 막 졸업한 신입사원이라는 생각으로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2) 첫 미팅이니 만큼 ‘간단 명료’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3) PT는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듣는 사람과의 일종의 소통이기에 상대방의 반응을 보면서 그것에 맞춰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1번/2번도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반응을 보면서 조절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쉽게, 간단 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이 무조건 맞습니다)
그리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투자자도 사람이기에, 보통 PT가 시작된 지 10분이 지났는데도 ‘이 회사가 이런 회사구나’라는 감을 못 잡게 되면, 이후 남은 30-40분은 집중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반에 친절하게 회사의 전체적인 모습 (big picture)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설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1) ‘이 팀은 뭔가 해낼 것 같네’, ‘과거의 성공 경험도 있고’
(2) ‘아… 이 시장은 어쨋거나 충분히 커지겠네’, ‘이 시장이 커지는 것은 흐름이고 다른 방향으로 가긴 힘들겠네’
(3) ‘이 회사가 얘기하는 제품/서비스의 강점은 말이 되는 것 같네… 조금 더 깊숙히 공부해봐야겠다…’
정말로 딱 이 정도입니다.
그리고, 가장 ‘쉬운 질문’들에 대비를 하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께서 본인의 제품/서비스는 시장에서 필수적인 것이라고 이미 믿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문의드리면 ‘당연한 것을 왜 물어보세요’라는 모습을 보이시고, 정작 답을 잘 못하시기도 하더라고요. 여기서 말하는 ‘쉬운 질문’들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이 제품/서비스는 왜 써야 하는 것이예요? 제가 무슨 효용을 얻을 수 있나요?
- 그냥 기존에 있는 ‘유사 제품/서비스’를 사용해도 충분한데, 왜 굳이 바꿔야 해요?
- 이용자들은 이 제품/서비스를 어떻게 인지할 수 있나요? (유저에게 접근하는 경로)
- 회사의 서비스/제품은 결론적으로 뭐가 더 좋은거예요? (기술? 가격? 품질? Viral?)
- 이 제품/서비스를 왜 만드시게 되셨어요?
- 창업은 왜 하셨어요?
- 과거에 어떤 성공 또는 역경을 겪으셨나요?
- 창업멤버들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등
물론, 위의 질문들보다 훨씬 더 많은 질문들을 해당 서비스/제품에 맞게 하겠지만, 위의 예시를 통해서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첫 미팅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창업멤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단순’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제품/서비스에만 Simple is the beauty가 아니라, 소통도 Simple한 것이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을 창업가들께서 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