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다 보니 영어 회화 실력이 부족한게 느껴진다. 영어 학원을 다니자니 시간이 없어서 화상 영어 회화를 시작해본다. 매일 같은 시간에 전화가 오는데 이상하게 수강 신청하고 나니 그 시간대에 자꾸 급한 일이 생긴다. 한 달에 1주일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은데 월급에서 꼬박꼬박 수강료가 사라진다.
일반적인 화상 영어 회화 수강생들의 패턴이다. 이런 마음 아픈 패턴에 개선의 여지는 없는걸까. 내가 시간 날 때 언제든지, 이야기 나누고 싶은 주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튜터를 선택해 대화를 하는 상상, 그 상상을 실제 서비스로 구현한 곳이 있다. 온디맨드 모바일 영어 튜터 매칭 서비스, 캠블리였다.
벤처스퀘어는 2014년 와이컴비네이터 W14 배치에 합격하고, 올 초 캠블리 코리아와 브라질을 공식 출시한 스타트업, 캠블리의 이희승 아시아 총괄을 만나 캠블리의 시작과 이번 캠블리 코리아 출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캠블리는 구글 출신 엔지니어가 창업해 구글 벤처스에서 후원하는 기술 기반 외국어 교육 스타트업이다. 캠블리는 보다 쉽게 원어민 강사와 연결해 영어 회화를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웹을 포함해 안드로이드, iOS 운영체제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캠블리는 현재 190여 개 나라에서 12개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캠블리의 가장 큰 강점은 온디맨드, 즉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모바일로 영어 튜터를 매칭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캠블리의 서비스는 구글의 검색, 안드로이드라는 서로 다른 팀에 있던 두 명의 구글 엔지니어가 경험 속에서 발견한 의문에 대한 답을 발전시켜 탄생했다. 그 경험은 고등학교에서 4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도 늘지 않았던 스페인어 실력이 4주 간 스페인 기차 여행을 통해 크게 늘었던 기억이다. 이 총괄은 여기서 두 대표가 원어민과 직접 연결되는 것, 실제 그 문화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외국어 학습에 있어서 굉장히 의미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단 저희의 비전은 원어민과 회화를 많이, 쉽게 연습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거예요. 이 목표를 위해 학생이 원할 때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 그리고 이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뒷단에서 기술력으로 잘 받치고 있는 건 강점인거죠.”
공동 창업자인 케빈(Kevin)과 사미어(Sameer)는 구글 검색(Search)과 안드로이드에서 나와 블립미에서 인연이 닿아 캠블리를 공동 창업했다. 캠블리의 엔지니어들은 구글 서치, 안드로이드, 애드, 맵스 팀 등에서 일했고 오퍼레이션 담당자는 두바이에서 회사 파이낸스 쪽에 경력있는 CPA자격증을 가진 금융가이자 온라인 강의 스타트업을 한번 꾸려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더불어 CR(Customer Relationship)을 담당자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방송 관련 스타트업에서 코딩부터 CS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뤘다.
하버드, 프린스턴, 스탠포드, 보스턴 대학, 버클리, 코넬 등 대학은 모두 미국에서 졸업했지만 미국, 동경, 서울, 두바이, 싱가포르, 시드니 등 전 세계 각국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마음으로 달리고 있다.
캠블리가 와이컴비네이터 W14 배치를 마치고 4월 투자 유치에 성공한 뒤 팀에 합류한 이희승 총괄은 전반적인 아시아 시장 진출 전략을 구상하고, B2B 사업 추진을 진행하고 있다. 캠블리에 합류하기 전 디자인을 전공하고 싱가폴에서 PE펀드 쪽에서 일을 해왔던 이 총괄은 컨설팅과 테크 미디어까지 경험하며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현재 벤처스퀘어의 필진으로도 활동하며 실리콘밸리 비하인드 스토리를 연재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비하인드 스토리 시리즈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채로운 경력을 기반으로 캠블리에 합류해 캠블리에서 디자인부터 마케팅까지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이 총괄은 이번 캠블리 코리아를 출시한 이유로 상대적으로 고가에 형성되어있는 가격으로 인한 화상 영어 회화의 서비스 이용 진입 장벽의 벽을 해소하고 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영어 학습을 하게 돕고 싶었다는 점을 꼽았다.
“(캠블리 서비스로)학생과 튜터의 갑과 을의 입장이 바뀌었달까? 여태까지는 학원이 연결을 시켜줬잖아요. 저도 전화영어를 좀 해봤거든요. 내가 선생님 프로필을 아는 것도 아니고 잘 맞으면 다행이지만 아니면 학원에 전화하고. 그러면 과정도 귀찮은 데다 굳이 들이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자꾸 보내게되잖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 교육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쏟아붓고 있는데 그에 맞는 영어 실력을 갖지 못하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직접 회화 연습을 할 기회가 거의 없잖아요. 핵심은 더 저렴하게 더 편하게 언제든지 내가 원할 때 영어 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거예요.”
2014년 겨울, 와이컴비네이터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캠블리는 지난 해 4월 구글벤처스의 리드로 와이컴비네이터, YCVC (Andreessen Horowitz, General Catalyst, Maverick Capital, and Khosla Ventures), SV Angel, DeNA 등 미국, 남미, 중국, 일본, 중동에서 기관 투자자와 엔젤 투자자들에게 초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 영어 교육 시장에서 기술력과 서비스로 승부하겠다는 캠블리는 본격적인 B2C 사업을 진행하기 전 어학 연수나, 워킹 홀리데이, 해외 인턴십을 위해 떠나기 전 연습할 수 있도록 대학교, 유학원, 여행사 등과 함께하는 B2B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자신의 모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튜터가 되고, 배우고자 하는 언어가 모국어인 사람에겐 학생이 되는 상호 교육 마켓플레이스를 만들어가는 것이 캠블리가 앞으로 지향하는 방향이다.
Make the world better place,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커다란 꿈을 꾸고 있는 캠블리가 앞으로 해야할 일들은 너무나 많이 남았다.
글/ 전아림 arim@venturesquar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