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son explains why the office…
링크를 따라 가시면 15분 분량의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TEDxMidwest에서 Jason이 발표한 걸 담은 영상이죠. 참고적으로 Jason은 37signals의 대표입니다. 37signals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37signals에서 출판한 Rework를 소개한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지금부터는 Jason이 설명하는 내용도 요약하고, 제 생각도 섞어 가면서 이야기를 풀어 가겠습니다. Jason이 말한 것을 정확하게 알고 싶은 분들은 링크에 있는 동영상을 꼭 보세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가운데, 사무실에서 저녁을 드시고 밀린 일을 처리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물론 휴식 겸 잠깐 시간을 내셔서 말이죠, 다른 분은 퇴근하는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스마트 폰으로 보시거나, 아니면 집에서 TV를 틀어둔 채 아이패드나 캘럭시탭으로 읽으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자, 질문 하나 드리죠.
오늘 ‘사무실’에서 일은 만족하실 만큼 하셨나요?
우리는 법적으로 8시간 근무를 합니다. 어떤 분들은 칼퇴근하시고 어떤 분들은 회사에 남아서 밀린 일을 하지만요. 칼퇴근을 하든, 초과근무를 하든, 우리가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을 온전히 일을 하는 데에만 쓰지 않습니다.
가끔 담배를 피러 가거나 동료들과 잡담을 해서, 일을 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요. 집중해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려고 할 때마다, 고객에게서 전화가 오거나 상사가 부르거나 동료가 도움을 요청합니다. 신기하죠. 이런 일을 대응하고 나서, 다시 집중을 하려고 하면, 누군가가 회의를 할테니 반드시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시간을 보내고 나서, 퇴근을 하다 혹은 TV를 보다 아니면 저녁을 먹다가, 오늘 하루 종일 무슨 일을 했는지 생각해 보면, 그다지 한 게 없는 것 같고 남는 것도 없는 것 같고, 참 직장생활 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질문 하나 다시 드리겠습니다.
일을 하고 싶은 장소를 한군데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곳을 선택하실 건가요?
커피전문점을 선택하시는 분도 있을테고, 거실, 서재 아니면 화장실, 어떤 분은 도서관을 선택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무실’을 선택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참, 신기하죠. 우리 대부분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지만, 일을 할 곳을 선택하라는 ‘자유’를 준다면, 대개 ‘사무실이 아닌 곳’을 선택할 겁니다.
왜 그럴까요? 사무실에서 일을 하면, 우리를 방해하는 게 많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죠.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 지식노동자들, 창의성이 조금이라도 필요한 작업을 한다면, 특히 프로그래머들 말이죠. 이런 사람들은 무언가 만들어 내려면, 집중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관리자가 와서 약 5분을 줄테니 무언가 의미 있는 걸 만들어 보라고 한다면, 참 황당할 겁니다. 그렇습니다. 늘 접하는 사무실은 집중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낼 만큼 집중하기에 좋은 장소가 아니죠. 그렇기에, 사람들이 일을 할만한 곳을 선택하라는 ‘자유’가 주어진다면, ‘사무실이 아닌 다른 곳’을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집중해서 일하지 못하게 하는 사무실은 해악스럽기만 할까요?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경험상 일하는 공간과 생활하는 공간은 분리하는 게 좋습니다. Context switching과 비슷한데요. 일과 생활은 Context가 다르기 때문에, 이런 Context를 달리하려면 우리는 ‘주거의 공간’에서 ‘업무의 공간’으로 옮겨 가야 합니다. 그래서 사무실이 필요하죠. 아울러 사무실에 가면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집에서 일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다만, 우리가 사무실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이유는, 우리를 방해하는 요소들이 공존하기 때문이죠. 이것을 Jason은 M&M이라고 말하더군요. M&M은 Manager & Meeting의 약자입니다. 굳이 M&M이 해악스러운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겁니다. M&M이 우리의 집중을 방해하는 건 사실이나, 이들도 업무에 필요합니다. 물론 과하면 득보다 독이 되기 마련이죠.
서양 속담인가요, 그런 게 있죠. 늪에 산다면 악어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합니다. 일을 하려면 사무실이 꼭 필요하죠. 사무실에서 우리를 방해하는 것과 같이 살아야 한다는 것도 현실입니다. 즉 우리는 악어와 싸우지 말고 잘 적응해서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Jason이 제안하는 방법으로 세 가지가 있습니다.
- 한달에 한번이라도 반나절 동안 사무실에서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일을 하는 걸 시도해 보라고 합니다. 이걸 시도한다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 직접적인 의사소통 방법보다 간접적인 의사소통 방법, 예를 들자면 메일이나 메신저를 사용하라고 합니다.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메일이나 메신저를 바로 확인하는 게 아니라, 집중하지 않을 때 확인하는 방법을 쓰라고 합니다.
- 권한이 있다면, 회의를 하지 말라고 합니다!!!
위의 방법 가운데, 실현 가능한 것도 있고 불가능한 것도 있습니다만, 한번 시도를 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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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집중해서 일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으나, 앞에서 설명한 이유로 사무실에서 오랫동안 집중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프로젝트를 할 때 독립된 공간에서 일을 한다면 그리고 제가 PM이라면, Jason이 말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죠. 하지만 프로젝트를 하지 않을 때, 즉 파티션으로 나뉘어진 사무실에서 일을 할 때, 앞에서 말한 방해요소를 온몸을 경험하게 되죠.
그래서 전 사무실에서 집중해서 일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참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좋은 방법을 찾지 못했죠. 1년 전인가 The Pragmatic Bookshelf에서 새책이 나온 게 있나 보다가, Pomodoro Technique라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습니다. 한글로 쓰자면, ‘뽀모도로 테크닉’정도가 될까요? ㅋ
도대체 책제목을 봐서는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없어, eBook으로 사서 봤습니다. 그런데 제가 찾았던 비법, 오랫동안 사무실에서 집중해서 일하고 싶은 방법이 적혀 있더군요.
유레카!!
사실,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제가 지금까지 읽은 자기계발서 가운데 최고의 책을 발견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책은 널리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 비슷한 게 생겨서, 처음으로 출판사에 먼저 번역을 하자는 제안까지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인사이트에서 나올 겁니다. 곧 이겠죠?!
이 책에 무슨 비법이 담겨 있길래, 그렇게 대단하다고 칭찬을 할까요? 사실 알고 보면 무척 간단합니다. 뽀모도로는 이태리어로 ‘토마토’를 뜻하죠. 책에서 말하는 뽀모도로는 토마토 모양의 주방 타이머입니다. 이 타이머는 보통 30분 정도를 잴 수 있습니다.
뽀모도로 방법은 간단합니다. 일단 지금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죠. 마음을 정했다면, 뽀모도로를 25분에 맞추고 집중하기로 결심한 일을 합니다. 타이머가 울리면 일을 끝내지 못했더라도, 그 일을 중단합니다. 그리고 5분에서 10분 동안 쉽니다. 그냥 쉬는 게 아니라 완전히 쉬는 거죠. 따라서 메일을 읽지도 웹 사이트에 가지도 전화를 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쉬었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뽀모도로를 25분에 맞추고 그 일을 집중합니다. 이런 반복을 일을 끝낼 때까지 합니다.
설명을 들으시니까,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뭐 별 거 아니라고 생각 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전 뽀모도로 방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직접 실험을 하기 위해서, 이 책을 번역할 때 뽀모도로 방법을 적용했습니다.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제가 번역을 할 때마다 부딪히는 고질병인, 뭉그적거림을 극복하고 타이머를 맞추자마자 번역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뽀모도로 방법 덕분에 계획한 시간보다 일찍 초벌 번역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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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트는 평소보다 길어졌네요. Jason의 동영상을 보자, 제가 항상 고민하는 문제와 일치되는 느낌이 들고, 그 해결책으로 제가 생각하는 뽀모도로 테크닉의 효과성을 알려 드리고자, 긴 포스트를 쓰게 됐습니다. 아무쪼록 인사이트에서 고품질의 책을 빨리 출판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글 : 신승환
출처 : http://www.talk-with-hani.com/archives/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