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이 화두입니다. 벤처스퀘어는 비욘드 시큐리티(Beyond Security)의 창업자이자 CEO로서 이스라엘 멘토로 구성된 한국 최초의 시드 펀드인 코이스라 시드 파트너스(KOISRA Seed Partners)의 이사인 아비람 제닉(Aviram Jenik)이 글로벌을 지향하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전하는 칼럼을 연재합니다.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기사 게재를 허락해 주신 아비람 제닉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 말씀을 전합니다. 칼럼 전체 내용은 여기를 참고해주세요.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 기술 책임자)가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 자금 관리자)가 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영어 알파벳으로만 보자면 아주 심플한 변화이기 때문이죠. T라는 문자의 가장 윗 기호를 조금만 왼쪽으로 옮겨도 F가 되어버리니까요. 이렇게 CTO를 CFO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 말이 굉장히 실없는 조크처럼 들리셨겠지만, 사실 여기에는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직함이란, 특히나 스타트업에 있어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뜻이죠. 기껏해야 누군가의 역할을 가리키는 정도랄까요. 직함을 부여하는 것은 마치 그 사람이 큰 유명 회사의 인물과 비견될만한 어떤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느끼게 하는 값싼 아첨 수단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큰 회사의 경우라면 이렇게 세부적으로 잘 정의된 타이틀이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CTO라는 직함을 부여함으로서 소속된 단체에서 그가 기술과 관련된 리더십을 책임지고 있으며, 자금과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손을 떼야하는 사람임을 알리는 것이죠 (자금 관련 일은 CFO의 일이니까요). 허나 스타트업에서 당신이 진행 중인 일은 정확히 어떤 모습인가요?
스타트업에서 책임을 제한하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팀의 규모는 작은데 할 일은 많기 때문이죠. 실수(error)에 대해서도 용납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약 CTO이면서도 자금과 관련되어 일을 도울 수 있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그래야만 하지요. 심지어 누군가 이미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무언가 잘못하고 있다면 뛰어들어 도움을 줄 수 있어야만 합니다. 팀원 그 누구도 자신의 권한을 제한해서는 안되죠.
또한 자신의 역할을 엄격히 제한(정의)하는 것은 결국 당신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수보다 많은 인력을 뽑게 만듭니다. 스타트업에는 늘 인력이 할 수 있는 일의 양보다 더 많은 일들이 쌓여있지요. 허나 그렇다고해서 추가도 사람을 더 뽑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일으킵니다. 가령 당신의 회사가 인보이스를 발행 담당할 누군가를 필요로 하여 해당 인력을 채용한다 해봅시다. 만약 이 인력이 일을 제대로 해내는 사람이라면, 그는 필시 인보이스 발행과 더불어 구매 및 수금을 위한 멋진 프로세스를 만들고, 소비와 위임에 필요한 양식 등을 만들기 위해 정시를 넘겨가며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이런 식의 시작은 훌륭하기 때문에, 곧 당신은 (그가 만들어 낸) 늘어난 업무들을 담당할 사람들을 더 뽑게 되겠지요. 이로 인해 추가된 새 프로세스를 전직원에게 가르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하고 싱크를 맞추는 일은 당연하겠구요. 사실 당신이 했어야하는 일은 지나치게 커져버린 회계 부서로 인해 곤란해하는 것이 아닌, 단지 CTO가 매일 인보이스를 발행하도록 지시하는 것 뿐이었는데 말이죠. 이 경우에는 결국 모두가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 결과가 말짱 꽝인 상태입니다. CEO가 필요 이상으로 인원을 고용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죠.
물론 이 글을 읽고 계신 많은 스타트업 관계자 분들은 지금 이 이야기가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생각하실 지도 모릅니다. 역할만 부여하는 대신 굳이 직함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가장 흔한 핑계가 있다면, 바로 나중에 회사가 성장했을 때를 생각해 구조를 잡기 위함이라는 말이 있지요. 꽤나 그럴싸합니다. 일단 회사의 구조를 잘 잡아놓는다면, 그대로 회사가 성장해 결국 그 구조의 빈 부분을 채울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많은 창업자들이 초기에 직함 설정에 있어 실수를 한다면, 그 것이 나중에 그들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 생각하기도 합니다. 허나 스타트업 CEO의 일은 몇 년 뒤에 일어날 법한 일에 대해 예측하여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죠. 진짜 중요한 일은 바로 그 스타트업이 당장 내일과 다음 주, 그리고 다음 년도에도 살아 유지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더불어 멋진 성장률을 보여주는 것도요 (힌트: 여기서 성장이란 직원 수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매출이나 유저의 수, 또는 그 둘 다 이지요).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행동은 스타트업이 오늘조차 지내지 못하게 만드는 확실한 방법입니다. 오늘이 없다면 내일도 없게 되겠지요.
그럼 만약에 인력을 반드시 채용해야하는 경우라면 어떨까요? 이럴 때는 직함이 아닌 역할을 맡을 사람을 뽑으시길 바랍니다. 회사에서 지금 어떤 일들이 진행되어야하는 지를 적어보시고, 이를 ‘반드시 해야할 것’과 ‘하면 좋은 것’으로 나눠보세요. 그 뒤에 ‘하면 좋은 것’에 해당하는 항목을 지우고 지금의 인력 상태로 남은 일들을 해낼 수 있는 지 살펴보세요. 그럼에도 여전히 불가능하다면 이번에는 몇몇 ‘하면 좋은 것’과 ‘반드시 해야할 것’들 전부에 대해서 이를 모두 감당해낼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 새 인력이 ‘하면 좋은 것들’을 더 추가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구요. 그 추가된 일이 얼마나 좋냐와는 관계 없이 말이죠.
한 번 예를 들어, 당신의 회사가 기존 인력을 이끌면서 광고 캠페인을 만들 인력을 채용한다 해봅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광고에 대해서는 경력이 얼마 없지만, 비즈니스 개발에는 역량이 큰 사람을 찾은 상황입니다. 여기서 당신은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좋아! 비즈니스 개발은 어차피 내 미래의 할 일 중 하나였으니 (이 사람을 뽑아야 겠다)!’ 그리고 머지않아 광고 캠페인은 실패로 끝나게 되고, 새로 채용한 이 사람은 비즈니스 개발은 커녕 마케팅을 배우는 데 시간을 쏟고 있게 됩니다. 인력 채용에서도, 사업에서도 모두 실패한 셈이죠.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을 위해 사람을 뽑으세요. 그리고 ‘하면 좋은 것’들이 아닌 ‘해야만 하는 것’을 위해 사람을 뽑으시구요. 직함은 버리세요. 스타트업에 있어서는 일하는 모두가 KoC (King of castle, 왕)이랍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이 만약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하고 있고 글로벌 진출에 관해 도움을 받고 싶으시다면, 제가 바로 여기에 있답니다! 이 글을 개인적인 초대장이라 여기시고 연락을 주셔도 좋습니다. 저는 페이스북도 하고, 트위터(@aviramj)도 하며, 이메일 주소는 aviram@jenik.com 입니다.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좋을 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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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es and titles
Can a CTO be a CFO? Yes! It’s a simple change, at least with the English title. Just move the upper left line to the center, and the ‘T’ becomes an ‘F’. You just made your CTO a CFO!
I know that sounds like a tasteless joke, but I have a point. Titles, especially in startups, mean nothing. At best, they are an indicator of the role someone has; more often, they are a cheap flattery to make that person feel important by equating them with other large companies’ famous people.
In large companies, it makes sense to have well-defined titles. By nominating someone as the CTO, you are indicating that their responsibility is the technical leadership of the organization, and that they should stay away from the financial activities (that’s the CFO’s job). But what exactly are you accomplishing in a startup?
In startups, limiting responsibilities is dangerous. You have a very small team, and a lot to do. Also, you have very little margin for error; if the CTO can help with the financial activities he absolutely must. Even if there is someone already doing those activities, if the CTO sees something wrong they must jump in and help correct it. You must never limit the authority of anyone on your team.
Also, strictly defining roles will force you to hire more than you really need; there are always more things to do in a startup then manpower to do them; but hiring more often has the opposite effect: you need someone to issue invoices so you hire a dedicated finance person; this person, if they are really good, will try to fill up their day beyond the few hours they really need for just generating invoices, make up special processes for purchasing and collections, forms for expenses and commissions and lots of different reports.
All of these initiatives are great, and soon you find yourself needing to hire more people to handle this increased activity, not to mention spend time on coordination, communication and synchronization with all the teams to educate them on the new processes and forms. All you had to do is force your CTO to spend an hour every day generating invoices, and instead you find yourself neck deep in an inflated finance department. Everyone was trying their best, but the result is a total waste: all because the startup’s CEO hired someone when they shouldn’t have.
Of course, many of the startups reading this will think it does not apply to them; one common excuse for using titles instead of just assigning roles is the apparent need to build a structure for the long term.
This is tempting: it always seems like if we build the structure well, the company will grow and fill the structure; many founders also think that if they make mistakes in assigning titles early on, it will hunt them later. But the reality is that the job of a startup’s CEO is not to forecast and solve problems that are years away – their main job is to make sure the startup is alive tomorrow, next week and maybe next year, preferably showing nice growth (hint: growth for a startup is not the number of employees; it is either revenues, or users, or both). Sacrificing today for tomorrow is a sure way to kill your startup today, and then there’s no tomorrow.
What if you absolutely have to hire? In that case, hire for a role, not a title. Write down the activities that need to be done; separate them into “must do” and “nice to have”; then, when you’re done (be honest!) delete the “nice to have” and see if you can still do this internally, using existing resources. If you absolutely cannot, try to find a person who can handle all the “must do” (only), with some of the “nice to have”. Make sure they do not invent additional “nice to haves” that you did not originally want – no matter how nice these nice to have activities are.
Lets say you need someone to generate inbound leads and lead advertising campaigns. You find someone who is not very experienced in advertising, but is a great business development person. You think: great! Business development was on my future todo list! And soon after the advertising campaign fails, and instead of doing business development work, this person is busy learning marketing. You both lose.
Never hire for the future, only for right now; never hire for the “nice to have” only for the must. And ignore the titles; everyone is the KoC (king of the castle) when it comes to startup work.
If you are a Korean startup that needs help going global, I want to hear from you! Consider this a personal invitation to contact me for help. I’m on Facebook, Twitter (@aviramj) and you can email me at: aviram@jenik.com to tell me how I can help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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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아비람 제닉(Aviram Je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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