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새로운 자동차 테슬라3가 화제다. 지난 3일 미국에서 엘론 머스크가 발표한 이 전기자동차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첫 주에만 27만6,000건의 모델3 주문이 들어왔다’고 밝혔을 정도로 큰 인기다.
예약금(1,000달러)만 따져도 2억7,600만 달러(약 3164억원)이고 차 가격(최소 3만5,000달러)을 곱한 매출액은 96억6,000달러로 약 12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27만 6,000건의 주문에는 필자의 주문도 1건 포함되어 있다.
미래의 자동차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까? 필자가 간략하게 예상 시나리오를 한번 적어보았다.
2030년 KTX를 타고 지방에서 서울역에 들어오면서 민서는 스마트 시계에 음성으로 “오늘은 저에게 적당한 차량을 제 동선을 예측해서 보내주세요”라고 위치정보나 열차정보와 함께 무인자동차 서비스업체에 보낸다. 그러면, 무인자동차 서비스 회사에서는 손님이 원하는 자동차의 스펙에 대해 그 동안 쌓아진 취향과 운전패턴, 그날의 스케줄 등을 고려해서 가장 최적의 자동차를 배정한다. 회사의 컨트롤 센터는 교통정보센터와 정보를 주고받아서 손님이 있는 데에서 가장 가까운 주차타워에 차를 요청한다. 주차타워에 있는 차는 이미 충전, 정비(maintenance)가 다 되어 있으며, 한꺼번에 지역별로 관리가 되므로 유지비도 매우 적게 들어간다. 무인자동차는 이제 자동주행으로 서울역에 도착해서 손님을 태운다. 손님은 이동하는 동안 직접 운전할 필요 없이, 차 안에서 음악, 영화 게임을 즐기는 등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기거나 휴식, 건강검진, 스트레스 관리 등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으면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서비스를 마친 자동차는 다시 인근의 주차타워로 돌아가서 충전 및 정비가 된다.
30대 남성 직장인 선우는 무인자동주행으로 자동차를 타고 직장에 출근한다. 시간이 없어서 급히 나오느라 챙기지 못했던 아침을 자동차의 내부 테이블을 세팅해서 여유 있게 먹은 뒤 자동차에 장착된 태블릿 스크린을 통해 이메일도 확인하고, 가상의 어시스턴트를 불러서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한다. 퇴근 후에는 자동차의 감성-지성(Emotion-Intelligence) 관리시스템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동시에 좌석에 비치된 건강 마사지 의자가 뭉친 근육도 풀어준다. 오늘 저녁에는 와이프와 오랜만에 외식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간단히 비서를 불러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약속장소로 가는 동안 재미있는 영상을 즐기기도 한다.
위의 2030년의 시나리오가 실제로 가능할까? 확실한 것은 정보 기술의 발달로 전기자동차와 무인자동차가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미래에는 현재의 자동차와는 완전히 다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자동차의 미래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조금 더 나은 자동차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전반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반 포드는 자동차의 최종 조립 단계에 드는 시간은 750분에서 93분으로 단축시켰고, 대량생산을 하게 되면서 모델 T의 가격이 1908년 950달러에서 1914년 490달러로 하락하여 미국에서 자동차 소유가 보편화되기 시작한다. 1895년만 해도 4대에 불과하던 자동차가 1920년에는 2,000만대가 보급되면서 미국을 자동차의 나라로 만들었다. 포드의 ‘혁신의 나비효과’는 어마어마해서 철강산업의 부흥과 주유소 인프라의 건설확대와 거대 정유기업의 등장, 미국의 교외도시 건설 붐, 그리고 JP모건을 위시로 하는 금융업의 발달과 교외의 월마트와 같은 쇼핑몰의 발전 등과 같은 현대 미국산업 발전에 심대한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런 영향력을 감안해 영국의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란 소설에서 포드의 대량 생산라인이 일으킨 혁명을 일컬어 ‘포드 기원(紀元)’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런데 만약 전기자동차와 무인자동차가 일반화된다면 포드로 인해 일어났던 무수한 나비효과는 어떤 방향으로 나타나게 될까?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이용하는 무인자동차는 우리를 원하는 장소에서 픽업하고 내려놓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게 사용 가능하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자동차를 소유할 이유가 없어질 것이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으니 주차장도, 정비소도, 보험도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자율주행자동차가 등장하면 현재 자동차의 90% 이상이 불필요해진다고 한다. 그러면 택시기사, 자동차 딜러, 자동차 정비사, 주차장 관리인의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자동차 제조사들의 미래는 어떨까?
이처럼 미래의 자동차 기술은 단순히 자동차 산업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를 끌어낼 수 밖에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적절하게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P.S. 이 글은 <청년의사>에 2016년 4월 9일 칼럼으로 소개된 글이기도 합니다.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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