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팽팽하고 더 뜨거워졌다. 청년창업가들의 뜨거운 도전이 여름 더위도 무색케한다.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국방부, 교육부, 총 4개의 정부기관이 함께하는 역대 최대 규모 창업 서바이벌 ‘도전! K-스타트업’의 우승후보 10팀을 만나 그들의 치열함을 엿보았다. <편집자 주>
역대 최대 규모의 창업 서바이벌 ‘도전! K-스타트업 2016’이 왕중왕전까지 왔다. 6,545팀이 참가한 예선에서부터 최후의 10팀을 가리는 결선대회까지 살아남은 팀의 비결은 무엇일까? ‘스마트 시곗줄’로 왕중왕전에 도전하는 우승후보, ‘이놈들연구소’의 최현철 대표를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귀에 손가락 갖다 댔더니 통화가 되네~”
Q. ‘손끝으로 통화할 수 있는 스마트 시곗줄’이라는 아이템 자체가 재밌다. 이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계기는 무엇인가?
A. 평소 일상에서 불편함을 느낄 때나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때 메모를 해두었다가, 아이디어를 찾곤 한다. 이번 ‘손끝 통화’ 아이디어의 경우, 회사에 다닐 때 회식 자리에서 동료가 스마트워치로 통화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새로운 기기를 좋아하는 얼리어답터 동료가 자랑삼아 스마트워치로 여자친구와 통화하는 걸 보여줬는데, 대화 내용이 주위 사람들에게 다 들리는 바람에 민망해하는 것을 보았다. 스마트워치가 대중화되려면 이런 점이 해결돼야 한다는 생각에 전공인 뇌공학과 연관 지어 솔루션을 고민하게 되었다.
Q. 삼성전자 C-Lab 최초 스핀오프(Spin-Off, 한 사업을 독립적인 주체로 만드는 회사 분할) 기업이다. ‘삼성맨’이라는 이름 대신 ‘이놈들연구소’ 대표를 택할 때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나 사업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텐데, 어떻게 해결했나?
A. 사내 C-Lab이라는 제도를 통해 5,500개 아이디어 중에서 최종적으로 선발돼 리더를 맡게 됐고, 그에 맞는 기술자들을 뽑을 수 있는 인사권이 생겨 6명의 팀을 구성했다.
1년 1개월간 기술 개발을 진행했고,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내부 임직원들을 통해 수차례 사업성 검토를 받았다. 이후 함께 연구 개발을 했던 동료와 함께 창업할 수 있게 돼 서로 의지하면서 사업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창업을 할 수 있었다.
Q. 창업 초기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았나? 더불어,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추천할 만한 방법에 대해 조언을 부탁드린다.
A. 창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는데,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에서 제대로 훈련을 받을 수 있었다. 사실 일반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가 막상 창업하려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사무실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사업자 신고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세무, 회계 등 직장인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일들이 많았다. 그러다가 창업진흥원에서 지원하는 비즈니스센터를 찾아 입주하게 됐다. 당시 사업 할 ‘장소’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는데, 이곳의 예비창업공간은 사업자 등록이 안 되어 있어도 입주가 가능했다.
공간뿐만 아니라 각종 업무에 대한 컨설팅도 지원해줘 연구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고가의 3D 프린팅 장비들도 마련되어 있어서 초기에 프로토타입의 시제품을 만드는 등 여러 방면에 활용할 수 있었다. 더불어 한 공간에 비슷한 업종의 스타트업이 함께 있다 보니 서로 정보와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예비창업자라면,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할 것을 추천한다. 이곳에는 다양한 형태의 정부 지원 사업이 기업들을 돕고자 마련돼 있는데, 정작 많은 스타트업들은 자신의 사업에 매진하다 보니 이 제도들에 대한 정보를 몰라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해 정부의 인큐베이션을 받게 되면, 정부 지원 정책과 각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운영 매니저에게 적절한 정부 지원 사업을 소개받을 수 있다.
Q. 애플리케이션 기반과는 달리, 테크 기반 스타트업은 초기 자금이 많이 들어가고 개발 이후 양산하고 유통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사업이 어디까지 진행 중인지 그리고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사업을 구체화한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최근에는 중국 투자를 받아서 제품 출시에만 매진하고 있다. 테크 및 하드웨어 기반의 스타트업은 초기에 자금이 많이 소요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놈들연구소의 경우, 자금이 많이 소요되는 개발 기간의 상당 부분을 회사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다. 스핀오프 이후에 정부 및 여러 창업지원기관의 도움으로 빠르게 제품화할 수 있어서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번 ‘도전! K-스타트업’은 마케팅과 유통을 구체화할 좋은 기회가 됐다. 이놈들연구소를 비롯한 많은 하드웨어 기반의 스타트업들은 마케팅이나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대부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크라우드 펀딩이나 온라인상 마케팅/유통에만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하드웨어의 특성상 실제 만져보고 사용해보았을 때 더욱 구매율이 높으므로, 오프라인에서 마케팅/유통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해서 이러한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다양한 심사위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
특히 송길영(다음소프트 부사장) 심사위원의 멘토링을 통해 스마트 시곗줄이라는 사업 아이템을 어떻게 마케팅하고 유통할 것인지 구체화할 수 있었다. 실제로 가전전문매장인 이마트 일렉트로마트(Electromart)의 상무님도 만나 뵙는 등 오프라인 매장이나 유통사와 많이 협의하게 됐고, 이러한 기회를 통해 개발이나 양산에 큰 도움을 받았다. 지금도 지속적으로 판로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올해 11월에 본격적으로 양산이 진행될 예정이다.
Q: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6’에 참가해서 ‘팁톡(Tip-Talk)’으로 주목을 받았다. 해외 진출 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지적재산권(IP)’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하고 있나?
A. 해외 진출 기업에 있어 지적재산권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부분의 연구원들이 특허의 중요성은 인지를 하겠지만, 상표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실제 이놈들연구소에서도 지난 ‘CES 2016’에 참가할 때, 별도의 상표 등록 없이 ‘팁톡’이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내놓았는데, 이후 팁톡이라는 미국 앱이 론칭되면서 분쟁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우리 회사가 상표 등록 없이 ‘팁톡’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미 팁톡으로 널리 알려졌음에도 이름을 바꿔야 되는 큰 부담을 안게됐다. 그래서 많은 기업에게 특허도 중요하지만, 상표권도 꼭 신경 써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놈들연구소는 팁톡 대신에 SGNL(시그날)이란 브랜드로 제품을 론칭했다. 이번 세계 3대 정보통신기술 전시회인 ‘IFA 2016’에서 삼성전자 메인 부스에 서게돼 SGNL로서 이름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동시에 오는 8월 말에 킥스타터(KickStarter, 2009년 설립된 미국의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를 진행해 글로벌 시장에 SGNL을 소개하고, 이 기회를 통해 많은 투자사와 유통사 그밖에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진행할 계획이다.
Q. 정부의 창업지원 정책에 앞으로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A: 정부지원 정책에 대해 잘 아는 분과 상담할 수 있는 창구가 있으면 좋겠다. 많은 스타트업이 자신의 일에 매진하다 보니 정부지원 정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실제로 이를 찾기에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막막하다. 중소기업을 위한 ‘1379 원스톱서비스’와 같이 스타트업을 위해서도 유선 또는 오프라인 상담 창구가 필요하다. 또, 미래부, 중소기업청 각 지방자치제에 대한 정보를 쉽게 검색하고 관련 사업을 찾아볼 수 있는 통합지원시스템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도전 K스타트업 2016> 은 스타트업 창업 열기를 조성해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각종 사업모델과 아이디어의 경연을 통해 벤처기업의 확산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제작된 프로그램이다. 총상금 11억 원 규모의 서바이벌 형태로 진행, 최종우승자에게 대통령상과 상금 2억 원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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