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뜨겁게 달군 소식은 무엇일까. 촛불을 불러일으킨 최순실 사태와 대통령 탄핵 사태에 엉뚱하게 불똥이 튄 창조경제 정책은 물론 연초부터 검찰 수사와 재판까지 이어진 액셀러레이터 더벤처스 사태 같은 우울하고 답답한 소식이 유난히 많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역대 최대 투자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고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액셀러레이터 등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한 전 세계의 스타트업 열풍과 궤를 같이 하는 우리나라 청년창업 활성화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지방자치단체들과 중앙정부, 그리고 대학들의 스타트업 지원 노력이 돋보였으며 연말에는 수 십 건의 데모데이가 연이어 개최되기도 했다.
연초부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알파고를 통해 새로운 인공지능의 신세계를 전 국민이 목도하기도 했으며 각종 금융 규제에 대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킨 핀테크 역시 기존 체계를 스타트업이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낳기도 했다.
외적 성장면으로 보면 2016년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비약적이고 꾸준한 성장을 이어져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벤처투자 펀드 결성 규모가 지난 2013년 1.6조 원에서 2015년 2.6조 원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2016년 역시 약 2.8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또한 신규 펀드 결성 규모 가운데 신규 투자 규모도 늘어서 작년 2조 원을 돌파하여 2.1조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2.4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지난 2000년 초반 닷컴 버블 직전의 벤처 투자 열기 이상의 투자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연간 신설법인 수 역시 올해 9만 개를 돌파하고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기술 창업이며 벤처 기업으로 등록된 기업 수 역시 누적으로 3만 개를 돌파하는 기록을 갖게 된 것도 2016년 현재의 모습이다.
이 외에도 창조경제혁신센터 18개가 연중으로 오픈식을 열며 창업 열기를 이어갔으며 창조경제 및 청년 창업 관련 각종 지원 사업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열기는 연말에 터진 국정 농단 사태와 엉뚱하게도 창업 생태계에서 노력하고 있는 지원 기관들과 정부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들까지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으며 차갑게 식지 않을까 우려된다.
벤처스퀘어는 벤처기업협회 SVI와 빅데이터 전문 분석 스타트업 해피소나가 “벤처”와 “스타트업”으로 포털에서 검색되는 관련 뉴스 약 4만 8,000여 건(1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 51명의 설문조사를 제공했으며 국내 최초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이자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벤처스퀘어에 1월부터 지난 12월 22일까지 게재된 2,855건의 기사를 분석해 ‘2016 스타트업 생태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0위 : 민간이 주도하는 TIPS, 명과 암
주요 키워드 : 호창성, 규제, 더벤처스, 구속 , 무죄, 선진화 방안 등
비키 매각 신화를 이끈 호창성 대표가 세운 액셀러레이터 더벤처스가 정부 지원 사업을 매개로 지분을 과다하게 취득했고 이 과정에서 정부 보조금을 부당 편취했다며 검찰이 호 대표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구속 기소했다. 이미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4년 징역형 1심 판결을 받은 더벤처스 투자담당 김현진 이사까지 추가로 기소됐다. 하지만 창업 생태계가 적극적으로 호 대표를 방어하고 나서며 1심에서 무죄판결을 이끌어냈다.
현재 이 사건은 10월 7일 무죄 판결에 이어 10월 18일 검찰이 항소를 결정해 고등법원까지 논란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이 사건으로 인해 중기청은 그동안 미비했던 운영사의 지분 취득에 대한 가이드라인 및 투자 절차상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TIPS 선진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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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 : 스타트업 투자 유치 “대놓고 말하기”
주요 키워드 : 억원, 매출, 벤처캐피탈, 성장, 성과, 기술력 등
올해 중순에 뷰티 스타트업 미미박스가 730억 원대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연말에 역시 700억원 대 투자를 유치하는 등 가뭄 속의 단비와 같은 투자 소식을 전했다. 이 처럼 대형 투자 외에도 1, 2억 원 대의 초기 투자는 물론 각종 지원 프로그램에 의한 투자 소식이 연이어 쏟아져 나왔다. 쏘카와 직방 등이 대형 투자를 받았고 O2O 시장의 맏형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이 570억 원 규모의 투자 소식을 전하는 등 연이은 투자 소식들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들썩이게 했다.
하지만 이는 몇 년 전만 해도 음지에서 이뤄지던 투자 소식이 벤처스퀘어 등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를 비롯해 대형 언론사에서도 스타트업 업계에 관심을 가지며 나타나는 노출 효과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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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 : 청년창업 “늙어지면 못 하나니”
주요 키워드 : 청년, 초기, 투자, 창업보육 등
‘청년창업’과 ‘초기창업’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창업 지원 대상의 연령이나 창업 후 경과 시기 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관련 키워드를 담은 뉴스의 양이 늘어났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는 청년들의 일자리 해소의 일환으로 청년창업에 대한 지원책을 비롯해 그동안 취업 정책 일변도의 대학들까지 창업 동아리 활성화와 학생 창업 지원이 강화되는 한 해였다.
반대로 39세 이하를 청년 창업의 기준으로 삼는 것과 아직 사회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청년들을 재기하기 어려운 창업 시장에 내모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과 논란 역시 활발했던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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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 크라우드 펀딩 “뭉치면 강하다?”
주요 키워드 : 자금, 조달, 증권형, 장외시장 등
올해 초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관련 법제가 정비되면서 본격적인 크라우드 펀딩 시대를 맞이했다.
하지만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P2P 대출)만 빠르게 사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반면 스타트업의 지분을 놓고 투자를 받는 형태의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성적은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스타트업 업계의 자평이다.
이는 처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제도화 되면서 일반인의 투자 규모를 제한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중인 개별 회사들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것을 공모 행위로 보아 규제하면서 시장 활성화에 장애가 됐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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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 : 스타트업 데모데이 전성시대
주요 키워드 : 엔젤투자, 액셀러레이터, 투자유치, 강연, 교류, 탐방, 네트워킹 등
11월 한 달 동안만 무려 30여 건의 크고 작은 데모데이가 열리는 등 바야흐로 데모데이 전성시대가 열렸다. 데모데이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액셀러레이터들이 스타트업 보육 기간을 마치고 투자자에게 스타트업의 그동안의 성장 성과를 보여주는 자리다. 또한 일반인이나 투자자에게 서비스나 제품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선보이는 형식으로 자리를 잡으며 일종의 사업소개 발표회를 겸한 데모데이는 지난 2010년부터 액셀러레이터들을 중심으로 작은 행사로 시작됐다가 최근 글로벌스타트업컨퍼런스나 론치컵, 스파크랩스 데모데이 등 1천 명 이상의 대형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너무 중복된 행사가 많고 정부가 보여주기식 행사를 빈번하게 개최하면서 오히려 민간의 재기발랄한 작은 행사들과 경쟁한다며 일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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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 스타트업 핀테크 열풍 “우리만 빼고”
주요 키워드 : 중국, 텐센트, 핀테크, 플랫폼, 금감원 등
박근혜 정부 초기에 ‘천송이 코트’ 등의 이슈로 글로벌 결제 시스템과 비트코인 등 각종 금융 관련 디지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융(Financ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핀테크가 뉴스에 자주 등장했다.
하지만, 뉴스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대부분 중국과 해외의 핀테크 시장의 열기와 대비되는 국내 금융 시스템의 완고한 규제들과 금감원 등 낙후된 제도권 금융 종사자들의 인식이 주요 핀테크 소식의 소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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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 AI·머신러닝 관심 증대 “와~!…?”
주요 키워드 : 인공지능, 알파고, 구, 머신러닝 등
단연 사상 최대의 테크 마케팅(기술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이라 불리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은 전세계인의 관심사였다. 관심의 초점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이길 수 있느냐였지만 이어서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패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감과 인간의 지식 일자리까지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폭넓은 논의가 이어졌다.
알파고에 이어 인공지능의 발전은 번역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뤄냈고 의학이나 특허, 법률 등 인간보다 빠른 자료 분석 능력과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인간의 투자 행위 판단의 보조 도구로서 무궁한 활용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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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 판교, 스타트업 메카로 “우뚝!”
주요 키워드 : 가상현실, 판교, 캠퍼스, 대통령, 김범수 등
스타트업 지원 기관 가운데 창조경제혁신센터 다음으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곳이 바로 스타트업캠퍼스였다. 또한 경기창조문화허브,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스타트업 지원 기관들이 몰려 있는 판교가 많은 수의 뉴스에 등장했다.
하지만 이는 정량적인 10대 뉴스 선정 기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되며 상대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무관심하던 기존 언론사들이 판교에서 벌어지는 스타트업 행사 가운데 유명인이 많이 등장하는 행사에 초대되면서 상대적으로 뉴스가 많아졌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타트업캠퍼스 김범수 총장 취임식에는 남경필 도지사가 참석하는 등 유명인이 많이 등장하면서 100여 명의 기자들이 몰려 취재 경쟁을 벌이는 진풍경을 자아내기도 했다.
아직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현재 우리나라 미디어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주요 키워드 : 가상현실, 판교, 캠퍼스, 대통령, 김범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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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 글로벌! 글로벌? “성과는 글쎄~”
주요 키워드 : 해외시장, 미국, 실리콘밸리, 미래, 도전, 신생, 실패 등
제 2의 벤처 붐이라 불리는 2015년과 2016년은 단연 글로벌에 대한 스타트업의 도전을 독려하는 해이기도 했다. 각종 지원 기관들도 국내 시장이 좁다며 해외로 나가서 성과를 내줄 것을 종용하는 지원책을 앞 다퉈 내놓기도 했다.
그랜드챌린지처럼 외국인의 한국 내 창업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이 나오는 등 글로벌 스타트업 배출을 향한 지원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뚜렷한 성과가 있었는지에 대한 회의감도 함께 불거졌던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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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 발벗고 나선 스타트업 육성 “근데…”
주요 키워드 : 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오디션, 이스라엘, 전국, 유망, 창업공간 등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세워질 당시만 해도 창조경제보다는 지역에 거점을 둔 대기업이 창업 활성화와 투자 및 M&A 등을 이끌어주며 지역 경제와 스타트업과 상생하는 모습을 염두에 두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사태가 불거지고 차은택이 주도하는 문화창조융합밸트 사업이 재검토 되면서 덩달아 스타트업 지원 사업들까지 싸잡혀서 비난 받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일부 TV 프로그램에서는 현 정부 이전부터 창업 지원을 해오던 민간 재단을 비난하는 등 국정 농단 세력이 손을 뻗친 곳과 그렇지 않은 곳과의 구분마저 모호해져서 창업 지원 정책이 흔들리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다행히 창조경제와 창업경제를 구분하자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목소리에 창조경제혁신센터 예산은 오히려 증액 통과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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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스타트업 생태계 10대 뉴스를 선정하면서 정량적인 평가에 치우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로 실시한 스타트업 생태계 종사자 설문에서 일부는 ‘삼성의 스타트업 삼성 선언’이나 ‘IoT’, ‘자율주행자동차’ 등 대형 IT 뉴스에도 큰 관심을 보였으며 창업 지원 정책이 좌초 위기에 빠진 상황에 대해 크게 걱정하는 이가 많았다.
마지막으로 벤처스퀘어 명승은 대표는 2016년 스타트업 생태계를 “일희일비”로 평가하고 “좋은 뉴스 뒤에 나쁜 뉴스가 이어나오는 법이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창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기대에 걸맞는 성과를 내기 위해 스타트업 생태계 일원들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후속기사로 ‘2017년 스타트업 트렌드 기상도’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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