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솔티드벤처 이세희 이사는 “평생 직장은 없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면서 “C랩에서의 경험이 창업을 꿈꾸게 했다”고 설명했다. C랩(Creative Lab)은 삼성전자 사내 벤처 조직이다. 솔티드벤처는 C랩에서 처음 분사해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당시 사내 벤처에 함께 참여했던 6명 중 4명이 함께 나와 회사를 차렸다.
솔티드벤처는 C랩 시절 걸음걸이를 분석해 신체 균형감을 잡아주는 스마트 깔창을 1년 넘게 연구했다. 하지만 막상 분사 이후 제품 사업화 과정에서 어려움에 봉착한다. 실제 사용자 요구와 인식과 괴리감이 컸던 탓이다.
결국 스마트 깔창 기술을 활용할 방법을 찾던 중 눈에 들어온 게 바로 스마트 신발이다. 물론 그냥 평범한 신발보다는 피트니스 시장에선 신체 균형 정보를 제공하는 장비가 고가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렇게 탄생한 게 바로 스마트 골프화 아이오핏(IOFIT)이다.
아이오핏은 실시간 데이터 코칭 솔루션을 표방한다. 골퍼에게 올바른 스윙 자세를 위한 솔루션을 지원하는 것. 골프화 밑창에 부착한 압력센서 4개가 골프 스윙을 할 때 체중 이동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측정하고 결과는 시각화해 보여준다.
“프로 골퍼는 스윙할 때 신체 균형과 더불어 체중 이동이 가장 중요하죠. 아이오핏을 이용하면 고가 장비나 코치가 없어도 언제 어디서나 혼자 자세 교정을 할 수 있어요.”
스윙 자체는 영상으로 녹화할 수 있어 시간에 따른 자세 변화까지 점검할 수 있다. 이렇게 저장한 모든 정보는 모바일앱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시장 반응도 좋았다. 솔티드벤처는 지난해 8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를 통해 아이오핏을 공개했다. 반응을 아는 데 걸린 시간은 10시간이면 충분했다. 이 짧은 시간에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것. 당시 아이오핏은 스포츠 디자인 골프화는 359달러(한화 40만원대), 가죽 소재 골프화는 399달러(44만원대)에 판매했다. 기능적 요소를 추가했지만 일반 유명 골프화 가격과 큰 차이가 없었다. 신발 충전에는 코인셀 배터리를 이용한다.
크라우드펀딩이 시장 반응을 엿볼 기회였다면 각종 행사나 공모전은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선 웨어러블 테크놀러지 부문 혁신상,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 전시회인 ISPO 2017에서 황금상을 연이어 수상한 것. 해외 시장에서 가능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해외에서 열리는 쇼나 행사에서 아이오핏 사용자가 긍정적인 피드백을 하면 정말 뿌듯해요. 1년 전에는 아무 것도 없었는데 말이죠. 솔티드벤처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도 세상에 소금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서였습니다. 앞으로 모든 사람들이 골프화 뿐 아니라 스마트 신발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굵직한 해외 전시회에서 연이어 수상을 하면서 사업 기회도 열리기 시작했다. 아이오핏에 관심을 보인 인도네시아 신발 제조 기업과 최근 MOU를 체결한 것.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아이오핏을 납품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아이오핏은 오는 4월 출시 예정인 정식 제품을 위해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골프 아카데미에서 스윙 분석용 지면반력기(force platform)를 직접 구입해 아이오핏과 비교하며 센서 테스트를 반복하고 있다. 이런 제품은 실제 프로 골퍼가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무엇보다 정확도에 민감하다. 그만큼 제품 완성도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것.
솔티드벤처는 골프화 시장 외에도 다양한 분야도 확장할 계획이다.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실현될 사업은 스포츠 브랜드와의 협업. 아이오핏의 핵심 기술인 모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신발 기업과 기획 미팅을 진행 중이다. 물론 앞으로 유명 프로 골퍼의 데이터를 수집해 사용자에게 판매할 계획도 있다. 자신이 닮고 싶은 프로 선수의 데이터를 직접 구입할 수 있다면 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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