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베이스(LabBase)는 이과 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스카우트를 하는 다이렉트 리쿠르팅 플랫폼이다. 일본 스타트업인 폴(POL)이 운영 중인 랩베이스는 전문 지식을 보유한 이과 학생과 이들을 원하는 기업을 연결해준다. 학생은 본인 연구나 논문 내용을 프로필에 올리고 기업은 이를 검토해 마음에 들면 학생을 직접 스카우트하거나 공동 연구를 제안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일 연구에 쫓겨 취업 활동에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이과 학생도 자신의 보유 기술을 살릴 수 있는 기업과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필요한 전문 지식을 보유한 학생만 대상으로 삼아 채용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랩베이스는 학생의 경우 무료로 등록할 수 있다. 기업에게만 월정액을 부과하는 유료화 모델인 것.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입 기업은 월 수만 엔을 내야 하며 월 15회 스카우트 기회를 부여 받는다. 횟수에 제한을 두는 이유는 마치 스팸메일처럼 스카우트가 쏟아지는 일에서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대신 해당 기업이 학생에게 회신을 받으면 스카우트 1회분 보너스 티켓을 받을 수 있다.
랩베이스는 지난 2월 정식 서비스 이후 AWS와 산산(Sansan), 덴츠디지털(電通デジタル), 니산화학공업(日産化学工業) 등을 고객으로 확보한 상태다. 구체적인 사용자나 기업 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폴 대표이자 도쿄대 이과대생이기도 한 카모 미치아키(加茂倫明)는 “지금은 사용자와 클라이언트 모두 양보다는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할 때”라면서 “도쿄대의 경우 학생 비율이 3분의 1로 가장 많고 교토대, 토호쿠대, 훗카이도대학, 도쿄공업대, 쓰쿠바대 학생이 많다”고 설명했다.
랩베이스의 경쟁 업체로 꼽히는 곳은 비즈리치(BizReach)가 만든 리브리치(BizReach)와 캐리어트랙(Careertrek) 등이다. 비즈니스 SNS를 표방하는 원티들리(Wantedly) 역시 비슷한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 중이다. 카모는 랩베이스가 이들 서비스와 다른 점으로 학생 프로필이 더 학구적으로 작성되어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보통 취업 활동 서비스의 경우 자기PR 같은 정도를 올리지만 랩베이스에는 연구 개요와 사회적 의의, 연구 장비와 참가했던 학회, 논문 내용 등을 적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과생의 경우 연구에 얽매이는 시간이 길어 취업 활동 시간을 확보하는 게 어렵다면서 이런 이유로 교수 추천을 통해 취업하는 학생도 많다고 말한다. 기업도 아무개 교수 제자라면 신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다시 말해 이과 세계에선 이미 이전에도 다이렉트 채용이 비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는 얘기다.
랩베이스는 이렇게 비공개적으로 이뤄지는 다이렉트 채용을 공개로 전환하는 걸 목표로 한 것이다. 기업은 이과 계통과 연결 고리를 만들려 하지만 한쪽에 치우쳐 있지만 사업을 다각화하면 전자 관련 기업이 생물 분야 전공 학생을 원할 수도 있다. 랩베이스는 이럴 때에도 우수 학생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려 한다.
물론 이과생을 확보하는 건 쉽지 않을 수 있다. 추천 취업자가 많은 탓에 취업 활동에 대한 인식이 낮기 일쑤이기 때문. 이런 점 때문에 랩베이스에 등록하는 일 자체가 높은 장벽이 될 가능성도 있다. 랩베이스는 이를 위한 대책으로 주요 대학에 현재 40명 가량 앰버서더라고 불리는 사람을 두고 이들을 통해 플랫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아직까지 랩베이스를 이용 중인 기업은 스타트업이 많지만 반대로 학생은 대기업을 지향하는 경우가 많아 대기업을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일 유인책도 필요하다.
랩베이스를 서비스 중인 폴은 지난 2016년 9월 설립 이후 최근 처음으로 외부 자금을 조달했다. 비넥스트(BEENEXT),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Cyberagent Ventures), 드래퍼넥서스(Draper Nexus), 비욘드넥스트벤처스(Beyond Next Ventures) 또 전문 엔젤 등으로부터 제3자 할당 증자를 실시해 자금 5,000만 엔을 조달한 것.
카모는 앞으로 랩베이스의 과제로 이과생의 숙제를 모두 해결하는 것으로 꼽고 이를 위해 앞으로 연구원 지원툴 등 새로운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 연구실에선 연구 기구를 대상으로 한 크라우드 소싱 서비스인 사이언스 익스체인지(Science Exchange) 등이 보급되고 있지만 일본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다. 랩베이스는 얼마 전 트릴로를 인수한 아틀라시안처럼 연구원 업계의 아틀라시안을 목표로 한다. 연구실을 좀더 효율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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