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벤처캐피탈이 스타트업 M&A란 주제를 두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대기업은 왜 스타트업을 인수하지 않는지, VC는 투자기업의 M&A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스타트업 M&A에 대해 실질적이고 솔직한 이야기가 오갔다.
23일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M&A 를 논하다’ 패널토론에는 GS 홈쇼핑 박영훈 전무, 본엔젤스 김길연 파트너, 세마트렌스링크의 허진호 대표가 참석해 각 구성원이 보는 스타트업 M&A에 대해 얘기했다 . 모더레이터를 맡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은 “미국은 스타트업 엑싯 중 80%가 M&A를 통해 이루어지는 데 국내에서는 M&A사례가 거의 없다”며 화두를 던졌다.
음성 인식 서비스 엔써즈를 KT에 매각한 경험이 있는 본엔젤스 김길연 파트너는 인수 경험을 예로 들며 스타트업이 인수된 후 대기업처럼 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 파트너는 “대기업에 인수된 후에는 아무래도 기업의 계열사로서 인식이 되는 경향이 있었다.” 며 “그걸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대기업의 구조적 특성상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무엇을 하기는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해서 성공적으로 키워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기업 간의 괴리는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해 박영훈 전무는 “M&A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문제가 아니라 원래 어려운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M&A 성공 전제 조건을 두 기업의 가치가 M&A 후 증가했다는 것이라고 본다면 전 세계에서 M&A 성공비율은 30%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성공율이 낮은 이유는 M&A가 이종 간의 결합이기 때문. 두 기업이 성장, 혁신이란 같은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의미하는 바는 다르다는 얘기다. 또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독립적 경영권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는다. 경영권이 없다면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게 대기업 마인드다. 박 전무는 “스타트업 M&A는 성공확률이 거의 없다고 본다”며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멘탈리티부터 다르기 때문에 그걸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고 말했다.
세마트랜스링크 허진호 대표는 VC 입장에서 IPO를 제외한 스타트업 엑싯 방법에 대해 소개하며 그 과정에서 VC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허 대표는 “시리즈 C, D 단계에서 그로스캐피탈 투자사가 들어오며 엑싯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VC가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딜 메이커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국내에는 알토스벤처스가 이 역할을 가장 잘하면서 좋은 선례를 남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마트렌스링크는 시리즈 A투자사로써 M&A가 가능할 수 있는 기업 구조를 만드는데도 역할을 하고 있다. 허진호 대표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사는 이유 핵심기술을 통해 기업의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서거나 시장을 수평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라며 “이를 잘파악해 스타트업 M&A가 가능하도록 전략적인 방향을 잡아주고, 그로스 캐피탈(Growth Capital)을 끌어오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패널토론에서는 청중과의 질의응답도 진행됐다. 대기업이 국내기업보다 해외기업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한 물음에 박영훈 전무는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후폭풍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라며 “선의로 했으나 악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사리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허진호 대표에게는 M&A 될만한 국내기업이 보이는지 물었다. 허 대표는”보인다”라며” 그럴 땐 단기적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는 경쟁우의를 확보하는 전략을 쓰면서 많이 관여한다”고 말했다. M&A 가 가능할 수 있는 매력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끝으로 패널들은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M&A 활성화를 위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여유로운 투자환경 등이 필요하다며 토론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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