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China] 중국 은행권이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한 현금 인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선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보편화되면서 소비 빈도와 규모 모두 커지는 추세다.
◇ 얼굴 인식해 스마트폰・ATM 현금 인출=중국 토종 스마트폰 브랜드인 샤오미가 지난 11일 베이징에서 중국 최초의 얼굴 인식 스마트폰 ‘샤오미 노3’을 선보였다. 중국 시각 인공지능(AI) 업체인 쾅스테크놀로지(旷视科技, Face++)의 기술을 썼다. 샤오미가 밝힌 잠금 해제 소요 시간은 500 밀리 초(1000분의 1초).
이튿날 애플 역시 얼굴 인식으로 잠금 해제가 가능한 ‘아이폰X’을 공개했고 다양한 논란을 일축하며 안정성을 강조했다. 얼굴 인식 기술이 가장 강력한 본인 인증 수단이 될 것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중국에선 이미 관련 기술을 다방면에 도입하고 있다. 베이징과 항저우 등 주요 도시 일부에선 얼굴이 신분증, 기차표, 심지어 문을 여는 열쇠까지 대신하게 됐다. 최근 불과 보름 내에도 다양한 분야에 얼굴 인식이 도입됐다.
- 8월 25일 우한(武汉) 기차역 얼굴 인식 탑승 실행
- 9월 1일 알리페이가 이커머스 최초로 얼굴 인식 결제 도입
- 9월 5일 항저우(杭州) 대부분 호텔에서 신분증 대신에 얼굴 인식으로 체크인 가능
- 9월 6일 회풍은행(汇丰银行)에서 얼굴 인식 현금 인출 시작
- 9월 7일 징동(京东)과 쑤닝(苏宁), 얼굴 인식으로 상품 인수 가능
- 9월 9일 베이징 모든 공공임대주택(公租房)이 얼굴 인식 통한 출입 실행할 것이라 발표
- 9월 11일 베이징사범대학(北京师范大学) 학생 기숙사 얼굴 인식 출입 실행
특히 중국 금융업계에서 얼굴 인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한다. 최근 농업은행(农业银行)이 모든 지점에서 얼굴 인식 시스템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초상은행(招商银行)이 앞장서서 얼굴 인식을 통한 현금 인출 기능을 출시한 이래 다른 은행도 잇따르고 있는 것.
실물 카드가 없어도 현금 인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편리하다. 카드를 분실하는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ATM에서 ‘얼굴 인식 현금 인출’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가 작동한다. 시스템이 은행에 등록된 사진과 비교하여 일치하면 핸드폰 번호를 입력해 추가로 신분 확인을 한다. 이어서 인출할 금액,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중국에서도 잠금 해제, 결제 등 보안과 직접 결부되는 영역엔 아주 성숙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 은행 관계자는 안정성 논란에 대해 “3차원 센서를 활용한 얼굴 인식 시스템을 통해 사진이나 영상을 구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목구비의 정확한 위치, 얼굴형 및 각도를 분석해 인식 오차를 최대한 낮추기 때문에 쌍둥이도 구별할 수도 있다는 것.
사실상 얼굴 인식을 통한 현금 인출을 하려면 얼굴 인식, 핸드폰 번호 확인, 비밀번호 입력의 세 단계를 거치게 된다. 실물 카드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1일 인출 가능액에 제한을 두기도 한다. 초상은행에서는 얼굴 인식으로 하루 3000위안(한화 약 51만 원) 이하를 찾을 수 있다.
◇ 무현금사회에서 돈 더 쓰는 중국=스마트폰이 중국인의 결제 방식은 물론 소비 규모까지 바꾸고 있다. 현금을 쥐고 다니지 않아도 소비 빈도와 금액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 매체 중관춘온라인(中关村在线)에 따르면 모바일 결제 시스템 사용 후 소비가 늘었냐는 설문에 응답자 90%가 ‘그렇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현금이) 눈에 안 보이니 소비한다는 감이 없어서다. 스마트폰으로 쇼핑하며 맘에 드는 상품을 발견하면 바로 결제한다. ‘넘기는 건 숫자뿐’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타오바오와 징동 같은 온라인 쇼핑몰이나 음식 주문 앱에서 모바일로 결제하면 몇 위안을 할인해 주는 점도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요소다.
모바일 결제의 편리함이 오프라인 소비를 부추기기도 한다. 구매를 결심했다가도 거스름돈 동전을 받기 싫거나 지갑을 꺼내 돈 세기가 귀찮아 그냥 지나치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는다. 한편 중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를 지원하는 매장이 많아지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더 쉽게 돈을 쓰게 됐다.
중국은 무현금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쇼핑, 공유자전거 이용, 병원 수납, 공과금 납부 등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쓴다. 작은 상점이나 노점에서도 QR코드만 생성하면 결제를 할 수 있다. 베이징시위원회 기관지인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사용자 70%가 현금이 더 이상 생활필수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이버 머니가 현금을 대체하는 세상에선 자연스러운 결과다.
현금 거래를 신뢰하는 60세 이상 노인층이 평균 577위안(약 9만 9,000원)을 들고 외출할 때 30세 이하 젊은 층은 177위안(약 3만 원)을 소지한다. 계층 간 소비 패턴도 고려해야겠지만 현금을 3배 이상 들고 다니는 노인층 소비가 훨씬 적은 편이다.
위클리 차이나는 중국 마케팅 전문 기업인 투에이비가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한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중국 관련 소식도 매주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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