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와 스타트업이 모여 대한민국 창업생태계를 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3일 공덕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서울창업박람회 토크 콘서트에서는 ‘국내 창업 생태계의 명암’을 주제로 매쉬업엔젤스 이택경 대표, 롯데 액셀러레이터 김영덕 상무, 본엔젤스 전태연 파트너, 메쉬코리아 유정범 대표, 원티드 황리건 공동 창업자가 패널로 참석했다.
패널들은 국내 창업 생태계가 예전보다는 크게 나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매쉬업 엔젤스 이택경 대표는 “과거보다 창업 환경은 정말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며 “2010년부터 투자를 진행하면서 지켜봤는데 특히 창업하는 분의 백그라운드가 다양해진 것도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학생 창업이 많았던 과거보다 직장인 창업도 증가하기 시작하더니 네이버 같은 대기업에서도 나와 창업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유학파도 많아졌다”며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과거에 비해 창업 생태계는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티드 황리건 공동 창업자는 “어려운 경험도 많았지만 창업 생태계가 좋아졌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며 “창업 초기 우왕좌왕할 시기에 액셀러레이터의 도움을 받아 성장할 수 있었고 무료로 사무실을 제공하는 곳도 많아 그 덕을 많이 봤기 때문에 환경적인 면에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사업에 대해서는 패널 대부분이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최근 정부가 벤처에 큰 규모의 자금 지원을 하기로 발표한 것에 대해 본엔젤스 전태연 파트너는 “풀리는 돈의 규모가 너무 커서 인플레이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현상이 생기면 기업 가치에 대한 평가가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고 부풀려질 요소가 크다는 얘기다. 전 파트너는 “기업에게 필요한 돈이 그 이상으로 쥐어지게 된다면 오히려 기업이 이상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고 또 엑싯 규모가 커지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 시장의 규모만 커진다면 또 다른 문제가 야기 될 수 있다” 고 전했다.
롯데액셀러레이터 김영덕 상무 역시 “시장에 돈이 넘쳐나면 망해야 할 회사가 망하지 않게 된다” 며 “크게 될 회사가 성장하면서 경제 자체가 커지는 선순환 구조가 과도한 정부 지원으로 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지금부터 2~3년은 창업하기 쉬운 환경이겠지만 앞으로 무수히 망할 기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좀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려면 정부의 과도한 지원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예비 창업자를 위한 조언도 이어졌다. 메쉬코리아 유정범 대표는 스타트업 성공을 위한 요소로 좋은 시장, 대표의 사업 철학, 그리고 나와 회사를 분리하는 마음가짐 3가지를 꼽았다. 원티드 황리건 공동창업자는 초반 사업 계획서를 만들 때도 한 장에 축약해 담았다며 작고 빠르게 실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