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플레이가 7일 대치동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 세 번째 행사를 열고 ‘국내 시장을 넘어서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을 넘보는 개발사’를 주제로 개발사 패널 토크를 진행했다. 이날 패널 토크에는 구글 한국 안드로이드 앱/게임 비즈니스 민경환 총괄의 진행으로 말랑스튜디오, 팀 불로소득, 프로그램스, 하이디어 대표가 참석해 해외시장 진출 배경부터 다양한 에피소드와 성장 비결에 대한 내용을 공유한 시간이었다.
◇ 말랑스튜디오=‘알람몬’의 개발사 말랑스튜디오는 2011년 5명의 대학생이 모여 만든 곳인다. 2013년 법인 설립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의 생활밀착형 앱을 개발 중이다. 그 중 ‘알람몬’은 전세계에서 27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으로 아침에 반드시 일어나야만 하는 피곤한 직장인을 위한 앱이다. 액션/리듬 게임 같은 다양한 미션을 통과(!)해야만 알람을 끌 수 있는 독특한 UX를 통해 매일 아침 50만명을 ‘강제기상’ 시키는 중이다.
당뇨 관련 앱 등 6개 프로젝트를 실패 후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개발하자’라는 본질적인 고민에서 나온 앱이 바로 알림몬. 2012년에 알람몬 출시후 반년 만에 다운로드 1위에 오를 시점에 했던 고민이 시장 확대였고 해외 진출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던 시기였다. 현재 해외 진출은 대만을 시작으로 중국 본토까지 넓혀갈 전략을 구상 중이다. 물론 처음부터 잘된건 아니다. 제일 먼저 진출한 미국은 실패를 경험한 케이스다. 실패 원인으로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마케팅과 시장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 제일 컸다.
알람 서비스는 다 똑같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라이프스타일이나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기능도 다르게 받아 들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알람을 맞추는 이유는 몇시에 일어나야만 몇시 버스를 타고 지각하지 않아라는 ‘데드라인’이 존재해서다. 미국은 근무 시간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이런 심리적인 데드라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알람의 목적 자체가 다르단 얘기다. 알람몬 이외에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서비스는 지하철 앱이다. 한국에서 많이 쓰는 앱이지만 중국어, 일본어, 영어를 지원해 국내에 방문하는 인바운드 여행자들이 한국 여행전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는 앱이다.
◇ 팀 불로소득=블로소득이라는 팀명처럼 ‘노동을 하지 않고 삶의 질을 높이려는 목표’로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다. 아트 디자인을 담당하는 이유지 공동 대표와 함께 2인으로 구성된 인디 게임 개발팀으로 대표작인 레든은 김 대표가 직접 창작한 단편소설을 토대로 2015년부터 게임화한 작품이다. 현재 97만 다운로드로 그 중 90%가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중이다.
인디 게임은 마케팅이나 전략 부분에서 대형 제작사와는 다른 노선을 걸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차별화의 격차가 클 경우 자칫 마이너로 빠질 공산이 큰 만큼 완급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출시의 경우 처음부터 계획한게 아니라 출시할 때 이미 한글, 영어 두가지를 지원했다. 당시 미국에 거주하는 지인에게 부탁해 번역한 영문을 그대로 사용해 번역 품질이 좋진 않았지만 이후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일어, 중국어 등 현재는 11개 언어를 제공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지역에서 인기가 높았는데 이유를 알아보니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서였다. 러시아에서는 유저가 공짜로 번역을 해주겠다고 메일이 와서 반강제로 러시아어 지원을 하게된 케이스. 인디 게임 행사에 참가하면 열정적으로 플레이하는 코어 유저를 만날 수 있고 구글 플레이 같은 행사는 실제 게임을 하는 일반 유저를 만날 수 있는 장소라 귀뜸했다.
◇ 프로그램스=왓챠플레이의 개발 배경엔 평소 박 대표의 생각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화면을 보여주는게 불합리하다’ 생각했고 개인화, 자동화, 추천이 가능한 알고리즘을 개발 후 처음 적용한 아이템이 영화였다.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정식 서비스 중으로 한국은 400만, 일본은 10만(영화, 드라마, 애니)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월정액 VOD 서비스인 만큼 최신작을 제공하는 IPTV와 달리 개인화된 추천이 매우 중요한 데 한국에서 40개가 넘는 메이저 저작권자와 계약해 취향에 맞는 롱테일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공급 중이다. 직원의 절반이 개발자, R&D엔지니어로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영어 버전을 준비 중이다.
서비스 개발자 입장에서 해외진출은 ‘로망’이었다. 해외에서 잘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우선은 국내에서 살아남는 게 목표였다. 한국은 영화가 개봉하면 특정 영화 멀티플렉스를 선점하지만 일본은 성향이 다르다. 일단 애니메이션은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것 같다(웃음). 좋아하는 취향이 개인마다 명확하다. 플레이 스토어 평점의 경우 한국이 120개, 일본이 115개 정도로 반응은 비슷하게 나타난다.
넷플릭스와 비교를 피할 수 없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추천에 대한 부분을 가장 많이 신경 쓰는 편이다. 경쟁사와 차별점은 개인화에 중점을 둔 것이 포인트다. 콘텐츠 추천 부분은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데 ‘모든것을 개인화하자’라는 취지에 맞춰 지난 8월부터는 도서추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사업 다각화를 지향하지는 않지만 추천에 대한 역량은 꾸준히 개발하려고 노력 중이다.
◇ 하이디어=건축공학을 전공하고 게임 개발사에서 아트디렉터로 7년간 근무하다 퇴사 후 창업한 1인 개발사다. 직장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레퍼런스가 됐고 게임 개발 경력의 전부였다. 창업을 한 이유는 단순히 근무하던 회사가 망해서였다. 꽃길만 걸었던 게 아니었기에 회사 생활을 다시 하고 싶지 않았다고. 아내의 허락을 받고 반년간의 시간을 허락받아 나온 게임이 바로 지난 2012년 12월에 출시한 ‘언데드 슬레이어’이다.
후속작인 로그라이프는 전작의 성공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게임이다. 게임 출시는 2년이 지났고 올해초 해외 진출을 본격화해 현재 매출은 8:2 정도로 해외가 높은 편이다.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같은 동남아시아 뿐만 아니라 중남미에서도 예상보다 반응이 좋다. 출시 시점의 직원이 대표를 포함해 4명이었기 때문에 해외 진출을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대신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국내 유저를 대상으로 피드백을 받아 완벽한 버전으로 다듬은 다음 해외로 나가자는 전략을 썼다. 이를 위해 꼬박 1년의 시간이 걸렸다.
진출할 국가를 정하고 잘 제대로 공략이 된 경우는 없었다. 초기작인 언데드 슬레이어의 경우 ‘관우’가 좀비로 변하는 게임이라 중국 빼고 다 잘될거라 생각했지만 도리어 중국에서 대박이 났다. 한국이 아닌 동남아 지역에서 몇 배씩 다운로드가 일어나는 경우도 적지않다. 인디 게임 페스티벌 같은 곳에 참석해 유저의 살아있는 피드백을 받아 적용하기 좋은 기회다.
조급함은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걸 극복할만한 요소가 필요한데 절박함이 될 수도 있고 취미가 될 수도 있다. 창업은 관심이 있어야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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