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은 정보와 감성을 전달받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런 미디어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광고를 바꿀 수 밖에 없다. 과거의 미디어는 일방향으로 전달되는 것을 전제로 하며, TV의 경우 정해진 시간동안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고, 신문/잡지 등의 경우 정해진 지면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공통적인 것은 메시지가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다양한 카피문구를 만들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미션이었다.
새로운 미디어에 맞는 새로운 전달 방식은?
그러나, 오늘날의 새로운 미디어에도 이런 법칙이 적용될까? 전달되는 방식과 유통되는 방식이 달라지면 이 역시도 변해야 한다. 과거가 일방적인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중심이 된다면, 이제는 어떻게 쌍방향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스토리빌딩(storybuilding)’이 중요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외부의 참여자들의 반응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마케팅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advertising’이 아니라 마케팅 그 자체가 유용하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use-vertising’으로 전환되어 가고 있다. 과거의 캠페인이 기억에 많이 남고, 화려한 장식에 치우친 것이었다면, 앞으로의 캠페인은 점진적이면서 실험적이고, 참여자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진화해 나가는 일종의 ‘베타’와도 같은 캠페인이 각광받을 것이다.
광고산업 역사의 흐름
전 세계의 변화와 철학의 변화는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 1960년 이전만 하더라도 마케팅은 카피라이터가 특정 제품에 대한 단어들을 나열하고, 최적의 메시지를 만들어서 이를 일러스트나 사진으로 바꾸는 작업을 담당하는 아트 디렉터에게 넘겨서 작업하는 방식을 거쳤다. 이 때만 하더라도 광고 마케팅 작업이 일종의 예술과도 같이 취급되어 독립적인 전문가들과 기획업체들이 많이 나오는 독립제작 형태의 산업이었다.
그러다가,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광고산업도 분업을 중심으로 하고, 예측가능한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형태로 바뀌기 시작한다. 광고의 고객이 광고기획사의 영업사원이나 임원들과 접촉해서 커다란 광고에 대한 필요성을 대화하면, 브랜드 기획자, 미디어 기획자 등의 조언을 받아서 브랜드와 어떤 채널을 이용해서 광고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관련 제안서를 받아서 검토한 뒤에 제작에 들어간다. 제작 단계에서는 카피라이터와 아트 디렉터가 팀을 이루어 각각의 매체에 맞추어 통합적인 캠페인을 진행하게 되는데,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30초 TV 광고가 중심에 있고, 여러 PD들과의 작업을 통해 실체적인 광고를 만들게 된다. 이런 과정이 마치 톱니바퀴 맞물리듯이 분업화가 되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제조업에서 나온 생산성과 효율이라는 것이 가장 창조적이라고 하는 광고산업을 얼마나 정형화 시켰는지 금방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제조업 형태로 변화발전한 광고산업에 새로운 환경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과 검색, 위치기반정보를 이용한 로컬 타게팅이 가능해지고, 아이폰/아이패드 등의 스마트 디바이스들의 확산, 앱 스토어 등을 통한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와 앱들의 확산으로 날이 갈수록 미디어의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관심도 다양화되고 있다. 인터넷은 과거의 같이 잘 제어된 단방향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의 광고를 거부하고, 소비자들과 실시간 대화를 하는 방식의 접근방식으로의 변화를 유도한다.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일어나는 경우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막대한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유튜브와 그루폰,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그들이 좋아하는 메시지와 콘텐츠는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에 퍼져나간다.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잘 적응하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은 과거 광고산업의 제조업화가 일어나면서 파괴적인 업계의 재편이 일어났던 이상의 판도변화를 끌어낼 수도 있다.
편리한 기술이 바꾸는 것
역사를 살펴보면 많은 기술회사는 과거 예술이나 장인의 것으로 치부되었던 기술을 일상상품화를 하면서 그 가치를 낮추었다. 이런 현상이 광고산업에서도 일어날 것이다. 엄청나게 비싼 돈을 주고 여러 사람들이 마치 예술작품을 만들듯이 매달려서 작업을 하고, 이를 내놓는 것에 대한 비용효과 문제가 부각될 것이다. 최근의 저렴하면서도 발달된 컴퓨터와 카메라,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활용해서 아마추어들도 과거의 프로들 못지 않은 영상들을 매우 저렴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왠만한 HD 비디오로 광고수준의 영상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과거와 비교하지 못할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런 변화의 바람 속에 엑센추어(Accenture)나 사피엔트(Sapient) 같은 회사들은 자신들이 디지털 에이전시로 정의하며 전통적인 광고산업에 도전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나 IBM, 구글, 애플, 어도비 등의 기술중심의 플랫폼 회사들은 아예 매우 간단하게 광고를 저작하고, 과거 에이전시들이나 하던 광고의 타게팅과 이들에 대한 디지털 분석, 그리고 성공여부 등을 정리해서 리포팅할 수 있는 도구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런 변화의 바람 속에 전통적인 광고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전통기업의 창의적인 변신이 필요
이렇게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면 기존 방식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무엇보다 빨리 인식해야 한다. 현재의 변화는 ‘창의적 혁명(creative revolution)’의 전야를 보여주고 있다. 전통기업이 창의적인 변신을 하지 못한다면 이런 혁명의 바람 속에 스러져 가는 곳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변화의 바람 속에 나름 잘 적응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 전통적인 광고산업의 강자인 뮬렌(Mullen)이 최근 보여준 올림푸스의 PEN E-PL1 카메라 캠페인의 경우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3-D 카메라 데모를 통해 1년 동안 판매를 55% 증진시켰으며, 이런 첨단기술과 창의적인 기획, 그리고 쌍방향 광고방식을 통해 가장 창의적인 접근을 요구하는 혁신기업들인 자포스(Zappos)나 젯블루(JetBlue) 등의 광고 비즈니스를 따내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는 이와 같이 전통적인 광고산업의 방식이 아니라, 보다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스튜디오와의 협력, 그리고 첨단 기술과 소셜 기술과 전략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전략을 세우고 수행할 수 없는 곳들은 점차 자신들의 입지를 잃어가게 될 것이다.
이제는 일반적인 것들을 많이 아는 소위 제너럴리스트가 스페셜리스트의 가장 무서운 경쟁상대가 되고 있는 세상이다. 복잡하고 자신들의 것만 알며, 과거에 보지 못한 상황이 닥쳤을 때 유연하게 대쳐하지 못하는 조직은 빨리 무너진다. 이렇게 무너진다고 산업이 붕괴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해체된 산업의 경쟁력을 가진 사람들이 새로운 방식의 경쟁력을 가진 네트워크를 구성할 것이고, 이것이 새로운 기업의 탄생과 과거보다 효율적이고 더 나은 방식의 사업방식을 제안하고 크게 성공하면서 세상을 바꾸어 나가게 될 것이다. 미래는 도전하는 자들의 것이다.
글 : 하이컨셉
출처 : http://health20.kr/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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