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 유튜브는 각별한 대상일 수밖에 없다. 영상콘텐츠를 매개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전 세계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이자 사업 확대의 터전이 되기 때문이다. 2-3년 전, 영상 크리에이터의 개념이 희박한 시절부터 시작해 글로벌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유튜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박창신 캐리소프트 대표, 조윤하 비디오빌리지 대표, 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에게 들어봤다.
◇크리에이터에게 유튜브란?=“유튜브는 우리의 펀드멘탈이다” 박창신 캐리소프트 대표가 말했다. 박 대표가 말하는 유튜브는 엄마와 아빠, 아이가 만나고 아이를 통해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매개체다. 나아가 브랜드와 캐릭터를 알리고 오프라인 사업을 확장해갈 수 있는 구심점이다.
조윤하 비디오빌리지 대표는 유튜브 채널은 ‘하나의 삶을 담는 공간’이라고 이야기했다. 크리에이터 각각의 채널은 그 사람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설명이다. 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는 유튜브를 ‘기반시설‘이라고 표현했다. 자동차 산업을 하려면 도로가 필요하듯 크리에이터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유튜브가 필수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크리에이터 성공열쇠는?=설립 2,3년차를 맞는 세 기업은 크리에이터와 콘텐츠를 늘려 나가고 있다. 캐리소프트의 경우 홍콩과 자회사 직원까지 합하면 100여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은 창고에서 서너명이 시작한 샌드박스는 소속크리에이터만 150팀을 두고 있다. 유명 크리에이터 하나 없이 시작한 비디오빌리지는 크리에이터 60명과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매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세 기업이지만 세 기업의 성장 전략은 조금씩 다르다.
비디오빌리지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주효한 역할을 했다. 탑 크리에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출발한 비디오빌리지는 자체제작 콘텐츠를 통해 실마리를 찾았다. 크리에이터를 육성과 함께 내부 제작진을 꾸리고 섭이는 못말려, 걸즈빌리지와 보이즈빌리지 등 콘텐츠를 제작한다. 크리에이터 콘텐츠와 자체제작 콘텐츠가 맞물리며 비디오빌리지 채널 구독자 수는 1,800만 명 이상을 돌파했다. 조 대표는 이를 통해 “1인 미디어의 한계로 지적되는 양질의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생산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콘텐츠 브랜드화에 집중했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크리에이터의 잠재력을 믿었다”고 전했다. 단순히 영상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콘텐츠와 크리에이터가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을 돕는다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샌드박스의 대표크리에이터 도티가 대표적인 예다. 도티는 19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저서 발간은 물론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캐리소프트의 성장비결은 캐릭터다. 기획단부터 캐릭터가 오랜 기간 살아남을 수 있도록 계획한다. 캐리소프트의 대표적 캐릭터 캐리와 엘리, 캐빈도 꼬마캐리와 꼬마엘리가 함께 등장한다. 사람은 사람대로 캐릭터는 캐릭터대로 사람과 캐릭터가 함께 존재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캐리소프트의 캐릭터를 디즈니 안나와 엘사처럼 글로벌 캐릭터로 키워나겠다”고 덧붙였다. 캐리와 엘리, 캐빈은 2017 대한민국 콘텐츠대상에서 캐릭터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계획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한편 캐리소프트는 유튜브의 인기를 바탕으로 자연스레 오프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매년 공연과 어린이 뮤지컬, 콘서트를 통해 연기자와 캐릭터 관객의 접점을 만들고 있다. 나아가 완구, 문구, 생활용품과 식음료 등 캐릭터가 들어간 제품을 통해 새로운 수익구조를 창출하고 있다. 내년에는 키즈카페 3호점 오픈을 통해 문화 공간도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다”=이 대표는 레거시와 디지털을 구분하는 것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유명인이나 연예인의 유튜브 채널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얼마 전 샌드박스의 크리에이터 장삐쭈도 tvN SNL에 출연했다. 콘텐츠 시장은 경계를 시장 파이를 늘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건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 여부“라고 밝혔다. 조 대표 또한 양적 팽창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다만 질적인 부문에서의 성장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하루 수천만 개 영상이 쏟아져 내리는 만큼 다양성도 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 또한 미디어 매체 간 경계는 물론 국경과 지역 경계도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매체, 지역, 언어 간극을 뛰어넘은 글로벌 콘텐츠를 발굴한다면 크리에이터에게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베트남 등 다양한 언어로 불리는 캐리소프트의 음악콘텐츠를 예로 들었다. 박 대표는 “나아가 만화책과 동화책, 출판, 뮤지컬과 영상, 공연 등 콘텐츠 매체간 장벽을 무너뜨리는 종합콘텐츠에서 길을 찾아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다양한 분야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크리에이터와의 대화’가 지난 6일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개최됐다. ‘유튜브로 새롭게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유튜브 스타트업’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박창신 캐리소프트 대표, 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 조윤하 비디오빌리지 대표가 참여, 유튜브를 비즈니스 디딤돌로 활용한 배경과 성공 노하우,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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