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전 세계 언어 학습자를 위한 글로벌 커뮤니티를 꿈꾸는 버블링(Verbling)이라는 스타트업에서 근무 중이다. 버블링은 지난 2011년 스탠포드 대학생이 모여 설계한 회화 학습 플랫폼.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지만 전 세계에서 버블링을 위해 일하는 독특한 기업 문화를 지니고 있다. 팀 대부분은 원격으로 근무한다. 버블링을 위해 일하는 전문 언어 원어민 교사와 언어 학습자도 모두 원격 시스템을 쓴다.
어떻게 이런 원격 근무(Working Remote) 운영이 가능할까. 우리나라에선 아직 익숙하지 않은 기업 문화지만 원격 근무를 가능하게 해주는 툴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생각해보면 와이파이와 노트북, 소프트웨어 몇몇 정도면 충분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이런 문화가 확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버블링의 경우 플랫폼은 전 세계에서 검증된 원어민 교사와 언어 학습자를 연결해주는 마켓 플레이스다. 언제 어디서나 원할 때 일할 수 있다는 자유가 사방에 있는 이들을 팀으로 묶어 자연스러운 신뢰를 형성하게 해준다. 이런 자유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원격 문화를 서비스로 녹여냈다고 할 수 있는 것.
원격 근무의 장점은 먼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여행을 다니면서 해변가에서 일하는 디지털 노매드도 꿈이 아니다.
또 사무실에 나가지 않고 일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책임감과 맡은 업무에 대한 결과물이 중요해진다. 다시 말해 결과 중심적이기 때문에 기업 경영진의 만족도도 높다. 다음은 자유와 신뢰를 바탕으로 해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글로벌팀 소속감도 상당하다. 일에 대한 효율성도 높아지고 기업과 직원간 상호 신뢰감이 커진다는 얘기다.
물론 원격 근무로 인한 단점도 있다. 어떤 단점이 있고 버블링의 경우 어떻게 극복했는지 설명하자면 이렇다. 먼저 가끔 외로워질 때가 있다. 버블링은 회사 차원에서 매년 세계 여행을 간다. 올해는 글로벌팀이 부산으로 2주간 여행을 오기도 했다. 다 같이 일하는 동안 브레인스토밍 도중 나온 아이디어인 외국어 맞추기 게임을 개발했다.
보통 회사 내에서 채팅툴은 슬랙(Slack)을 쓴다. 가끔은 시차 탓에 한국 시간으로 밤에 잠깐 미팅에 참여해야 할 때도 있다. 매일 원격 정기 미팅은 어피어(appear)를 이용하며 서로 일과를 공유한다.
또 프로젝트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보드인 클럽하우스(Clubhouse)를 쓰면서 프로젝트를 관리한다. 그 밖에 먼데이(Monday), 아사나(Asana), 베이스캠프(Basecamp), 트렐로(Trello) 등 다양한 프로젝트 관리 툴도 이용한다.
기업 특성상 원격 근무 라이프스타일을 전 직원 뿐 아니라 원어민 교사나 학생도 모두 추구한다는 점 때문에 모두 족하는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하지 않았을까 싶다. 성장과 자유, 신뢰라는 가치는 모두 믿고 향하는 방향이다. 개인적으론 앞으로 국내 기업 문화도 지금보다 더 유연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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