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도 중요하지만 기술자체에만 몰두하지 말 것. 중요한 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고 비즈니스를 이어나갈지에 관한 것이다.” 인터넷의 아버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빈트 서프가 구글캠퍼스 서울 3주년 초청 강연에서 말했다. 그는 TCP/IP 개발을 주도한 전산학자로 현재 구글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사물인터넷, 유연성과 확장성 상호작용도 감안해야=빈트 부회장에 따르면 그가 밥 칸과 함께 인터넷을 초기 설계할 당시 주목한 건 유연성이다. 일관된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연결하되 개방성 있는 형태를 추구했다. 새로운 프로토콜이 탑재될 수 있는 유연한 설계를 고안했다. 새로운 기술은 곧 생겨나고 기술이 인터넷에 적용되길 바라는 의도에서였다. 빈트 부회장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인터넷에 발현하고 이를 통해 인터넷 자체도 진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인터넷은 개방성과 유연성을 토대로 진화를 거쳤지만 확장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빈트 부회장은 “사물인터넷은 굉장히 큰 기회이자 리스크”라고 말하며 확장성과 상호작용을 염두에 두라고 조언했다. 예컨대 사물인터넷 시대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기기가 연결될 수 있지만 오히려 이 점이 사용자에게 불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수많은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필요한 걸 찾아 사물을 조작해야 하는 문제는 물론 기기 제어 권한, 기기 간 상호작용, 소프트웨어 관리, 보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빈트 부사장은 “사물인터넷 자체가 복잡한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성공적인 환경을 만들려면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패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실패에 대한 낙인이 있었다면 실리콘밸리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 빈트 부회장은 실리콘밸리 성공요소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실패에 대한 인식을 언급했다. 실패가 창피하고 모욕적, 재정적으로 타격을 주는 일이라는 인식이 고착화되면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성향도 강하게 자리 잡는다.
빈트 부회장은 “어떤 비즈니스든 새로운 것을 한다면 100% 성공에 이를 수 없다. 시장과 사회 변화로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다”며 “실패가 결코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는 인식이 실리콘밸리에서는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인식이 자리 잡기까지 리스크를 감수할 수 이유는 실리콘밸리 내 선순환 사이클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성공한 스타트업이 엔젤투자자와 벤처캐피털로 활동하면서 후배스타트업을 양성하는 문화가 형성돼있다. 빈트 부회장은 이를 두고 “세대를 아우르고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이른바 ‘리스크를 감수하는 사이클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 우리나라의 역할도 언급했다. 빈트 부회장은 “현대 역사에서 한국이 맡은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미국과 중국, 러시아 간 국제 관계 변화 속에서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정학적 이점으로 다양한 문화권과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구글캠퍼스 서울은 개관 3주년을 맞아 캠퍼스 서울의 성과 및 향후 운영 계획을 발표하는 ‘3일 밤낮’ 행사를 15일부터 3일간 진행한다. 다양성, 글로벌, 커뮤니티 총 3개의 주제에 맞춰 준비된 행사에는 인터넷의 아버지 빈트 서프가 전하는 ‘인터넷의 미래와 스타트업’, 탈북민에서 성소수자까지 스타트업과 생태계에 필요한 다양성 문화, 글로벌 성공 전략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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