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티스트가 네 개의 레이블 중 하나로 분배됐다. 과정이 간소해지고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졌다. 효율성은 높아지고 책임자와 아티스트간의 커뮤니케이션은 원활해졌다” 박진영 JYP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말했다. 그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 제 11기 데모데이 마무리 연사로 나섰다.
박 대표는 “회사 전체를 바꿨다”고 표현한다. 회사 몸집이 커질수록 콘텐츠를 만드는 속도는 더뎌지고 이는 일반 대중의 소비 속도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실험을 통해 소속 아티스트 관리 TF를 꾸리고 회사 체계를 개편했다. 트와이스도 전담 TF와 함께 움직였다. 체제 개편 결과 트와이스의 경우 남성 아이돌 그룹보다 앨범판매량 등의 지표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다. 이와 함께 박 대표는 “Company, Globalization by localization, JYP 뮤직팩토리, 행복을 바탕으로 한 창의성을 통해 JYP 2.0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일 데모데이에도 빠른 속도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스타트업 13팀이 무대에 올랐다. 스파크랩 11기 팀을 소개한다.
◇뮤즈라이브=스마트 디바이스에서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키트를 선보인다. LP, 카세트테이프, CD를 거쳐 디지털 스트리밍 시대를 마주한 지금, 디지털 이외의 것은 경쟁력이 없다는 견해가 존재한다. 하지만 CD와 같은 통칭 피지컬 뮤직이 전체 음악시장을 차지하는 비율은 50%, 음반시장에서 연간 6조를 기록하고 있다. 음악팬은 여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 작품을 소장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뮤즈라이브는 이러한 점에 주목, 스마트키트라는 실물 매체를 선보였다. 스마트키트는 스마트폰, 태블릿, 티비 등에서 구동 가능한 앨범이다. 핀형태로 제작된 스마트키트를 스마트기기와 연결하면 아티스트의 사진과 뮤직비디오가 제공되고 원곡 반주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음성을 녹음할 수도 있다. 비디오 촬영과 셀프뮤직비디오 촬영도 가능하며 내부 팬덤 커뮤니티에서 아티스트와 직접 소통도 가능하다. 현재 엑소와 슈퍼주니어, 레드벨벳 등 SM 소속 아티스트 스마트키트가 제작됐으며 전량 완판 됐다. 올해 1월부터는 가온 차트에 정식 음반으로도 집계됐다. 뮤즈라이브는 테일러스위프트, 방탄소년단 등 글로벌 아티스트 스마트키트 제작을 위해 유니버셜 뮤직과 협업하고 있다.
◇워치봇=기술분석기반 암호화폐 투자봇, 워치봇을 운영하고 있다. 암호화폐 규모는 전 세계 30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시장은 갈수록 커가지만 문제는 예측불가능성과 변동성. 이로 인해 돈과 시간을 잃은 크립토 좀비가 양산되기도 했다.
워치봇은 이러한 문제에 주목, 암호화폐 시장에 주식시장에서 이용되고 있는 시스템 트레이딩을 적용했다. 전 세계 거래소와 화폐 데이터를 모으고 투자학습 프로그래밍을 거친 워치봇은 현재 웹과 모바일에서 시스템 트레이딩을 구현하고 있다. 로그인을 하고 거래소에 맞는 전략을 만들면 자동 거래가 시작되는 시스템이다. 다른 사람이 만든 포트폴리오를 복제해 수익률 자동거래를 실현할 수도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워치봇은 비트코인이 2만 5천불까지 치솟았다가 80%까지 하락했을 당시 손실을 피하고 오히려 수익을 거뒀다는 설명이다.
6개월 만에 실 사용자 2만 명, 실 거래액은 100억, 누적거래 1조원을 달성한 워치봇은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비투비 모델을 구축하고 전 세계 누구라도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암호화폐 투자 미래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펄핏=딥러닝과 이미지프로세싱을 기반으로 완벽한 신발 핏을 찾는다. 기존 신발 사이즈 체계는 발 길이를 기준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신발 사이즈에 따라 구매해도 브랜드와 모델에 따라 착화감은 차이가 났다. 이 같은 문제로 발생하는 신발 시장의 반품률은 약 57%.
펄핏은 너비와 신발 내측 모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핏을 측정하고 사이즈를 추천하는 펄핏AI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구매를 돕고 판매자의 반품률을 낮춘다는 목표다. 현재 펄핏은 러블리마켓과 스니커하우스에서 베타서비스를 마쳤다. 이를 통해 1만 명 이상의 고객, 내측 데이터를 쌓았다. 펄핏이 발표한 측정 만족도 90%다. 펄핏은 하반기 나이키와 손잡고 본격적인 신발시장 공략에 나선다. 사업 확대와 더불어 신발 소재와 용도 등 데이터를 확보하고 측정엔진의 정확도를 높일 예정이다.
◇플루이드=콘텐츠 소비자와 생산자를 위한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을 제시한다. 콘텐츠를 개별 기사마다 지불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는 원하는 기사를 골라보고 생산자는 새로운 수익구조를 형성한다. 이 같은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 이유는 지불 방식 혁신에 있다.
기존 지불 방식은 콘텐츠 비용보다 결제비용이 더 큰 기형적인 결과를 낳았다. 플루이드는 지갑을 통한 소액결제 방식을 채택했다. 지갑을 충전하고 결제 토큰으로 기사를 소비하는 방식이다. 천 개 이상의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고 결제 수단은 암호화폐, 신용카드 모두 가능하다. 플루이드는 현재 베타버전 개발을 완료하고 북미권 여성 잡지와 협업을 통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콘텐츠 제공자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하고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콘텐츠 소비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엔터핀=하드웨어 개발에서 일어나는 비효율을 해소하고 하드웨어 개발자의 이른바 ‘노가다’를 해방시키는 하드웨어 개발 툴 ‘스키드’를 만들고 있다. 스키드에서는 개발에 필요한 부품과 매뉴얼 검색은 물론 몇 번의 클릭만으로 구동에 필요한 코드를 찾을 수 있다. 부품을 변경해도 처음부터 다시 코딩할 필요가 없어 개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다.
엔터핀은 지난 3개월간 아두이노 개발을 통해 스키드 자체 테스트를 마쳤다. 3개월이 소요되는 유해가스 검출기의 경우 스키드를 통해 하루 만에 개발을 완료했다는 설명이다. 엔터핀은 아두이노를 시작으로 3년 안에 보드와 부품 등 하드웨어 개발에 필요한 소스를 스키드에 마련할 예정이다. 나아가 스키드 커뮤니티, 소스 공유를 위한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고 개발과 코드공유 플랫폼을 결합한 하드웨어 전용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밸루가브루어리=크래프트 맥주를 큐레이션, 정기 배달하고 있다. 현재 2,000여개 브랜드 맥주를 큐레이션, 맥주 콘텐츠인 맥주도감을 선보이고 있다. 롱테일 시장으로 알려진 크래프트 맥주 서비스는 매년 2억병이 넘는 맥주가 폐기되고 있다. 판매가 지속적으로 되지 않으니 지속적인 생산이 어렵고 맥주 가격 또한 일반 맥주에 비해 높게 형성돼있다. 밸루가브루어리의 경우 재고수량은 0에 수렴한다. 수요예측 서비스를 통해 미리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기 때문이다.
밸루가브루어리는 맥주 큐레이션, 정기배달을 통해 마련한 수요예측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맥주 도매플랫폼 Beer as a Service를 구축하고 건강한 맥주 유통시장을 만들어 나간다는 포부다. BaaS는 맥주 공급자를 온라인으로 검색하고 원하는 맥주를 선발급할 수 있는 서비스로 효율적인 맥주 공급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밸루가브루어리는 올 3분기 내 BaaS를 선보이고 크래프트 맥주 유통허브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긴트=지능형 트랙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트랙터는 사람 대비 농업생산량을 100이상 끌어올리는 농기구다. 시장성도 높다. 트랙터시장은 2020년까지 100조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제는 첨단 트랙터의 경우 높은 가격 때문에 생산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개도국에는 보급이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기계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전자식 대비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긴트는 세 단계 솔루션을 통해 기술 양극화 문제와 식량 생산의 세계적 불균형 해소에 앞장선다. 먼저 트랙터 변속기, 가속기에 적용하는 긴트컨트롤 솔루션을 통해 트랙터 첨단 제어와 튜닝을 실현한다. 이를 통해 성능 향상과 개발기간 단축을 단축한다. 긴트 커넥트는 긴트컨트롤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긴트 클라우드로 전송한다. 긴트클라우드는 플랫폼에 연동된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확장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데 이용된다. 현재 긴트컨트롤은 국내 대형 트랙터 업계를 비롯 국내 시장의 75%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긴트는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으로 긴트를 확대하고 농업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젠허브=사용자가 단 한번의 클릭으로 물류 작업을 실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전 세계 이커머스 셀러는 600만 명. 판매 물건이 많아지고 채널과 플랫폼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물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 해외 물류 작업시 수많은 서류작업과 포장, 국가별 세제 확인을 거쳐야 한다. 젠허브를 이 같은 번거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 내 세일즈 데이터를 통합했다. 이를 통해 배송 비용이 저렴한 곳을 선택하고 빈 물류창고를 이용할 수도 있다. 젠허브 시스템을 통해 약 30%의 물류운영 비용 절감, 832시간 절약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젠허브는 소상공인을 위한 플랫폼에서 나아가 월마켓과 인디고고등과 독점 파트너십을 맺고 사업을 확대해가고 있다.
◇바벨탑=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전문번역 플랫폼을 제공한다. 글로벌 번역시장은 올해 43조원, 매년 7%씩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소셜번역과 인공지능 번역이 가세해 시장은 커가지만 번역 시장의 문제는 남아있다. 오역으로 인한 이미지 훼손, 경제적 피해, 번역시 버려지는 전문용어와 문서별 톤앤매너 관련 데이터가 대표적인 예다.
바벨탑은 번역시장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에 주목, 기업고객을 위한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SaaS 기반 전문 번역툴을 구축했다. 고객은 언어쌍 키워드를 고르고 원문을 업로드하면 번역에 특화된 전문사를 바벨탑이 추천한다. 지난 12월 베타 서비스 런칭 이후 이용 고객 중 98%가 만족을 표했다. 재구매율은 48%를 기록했다. 현재 대기업을 비롯한 전문분야 고객을 유치했다. SaaS툴 구축으로 번역효율도 3배 이상 끌어올렸다. 바벨탑은 글로벌 비즈니스에 특화된 번역서비스를 공고히 하고 번역 데이터를 통해 비즈니스 전문 번역 AI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플리팝=Z세대를 위한 쇼핑플랫폼 러블리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주 타겟층은 14-24세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가 그들이다. 이들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 능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81%가 쇼핑 시 오프라인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플리팝은 Z세대 취향과 경제적 능력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러블리마켓 운영을 통해 Z세대의 공감을 얻고 있다. 현재까지 35회 개최된 러블리 마켓은 행사가 진행되는 이틀 동안 4만 명이 넘는 Z세대를 동원, 거래액 25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2년 이상의 공사과정과 1조원 이상이 투입된 복합쇼핑몰보다 단 기간에 효율적으로 매출을 낸 셈이다. 플리팝은 Z세대 브랜드 창업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Z세대를 겨냥한 상품 설명, 온오프라인 소통창구를 통해 10대를 위한 전국 유통 브랜드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피치스=자동차 라이프스타일기반 스트릿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전 세계 패션 시장 규모는 약 3천조 원, 이 중 피치스가 노리는 시장은 컬쳐코드에 기반한 스트릿 패션이다. 스케이트보더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슈프림이 대표적인 예다.
피치스는 자동차를 꾸며 타는 문화를 스트릿 패션에 녹여냈다. 현재 나이키와 BMW, 에스콰이어 등과 콜라보를 통해 마니아를 형성하고 있다. 미국 내 지역에서는 피치스 팬 정모가 이루어지고 팬이 만든 비디오는 유튜브를 통해 유통되기도 한다. 피치스는 강력한 컬쳐코드를 바탕으로 브랜딩 파워를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스파크랩은 2012년 출범한 글로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글로벌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해 빠른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2회 3개월간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11기까지 총 97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졸업 기업의 총 기업 가치 평가액은 우리 돈 약 1조 5천억 원에 이른다. 10기까지 후속투자율은 87.5%로 미미박스, 노리, 망고플레이트, 제노플랜 등이 스파크랩을 거쳐 간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스파크랩은 중국 스파크랩 베이징에 이어 호주 기반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스파크랩 컬티베이트를 출범하며 전 세계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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