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VC(Venture Capital). 어디서 한 번 쯤은 들어보셨죠?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의 주식을 사는 형태로 투자를 집행하는 기업 또는 기업의 자본을 말합니다. 그 동안 금융 시장에서 기업가치 평가의 주된 주체는 벤처캐피털이었습니다. 그래서 ‘벤처캐피털 평가법(VC Valuation Method)’은 기업가치를 정하는 방법 중 꽤 익숙하고 잘 알려진 모델입니다.
제일 먼저 이 표현이 등장한 것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William 교수가 진행한 연구 자료입니다. ‘기업은 협상 중인 엔젤 투자자나 VC가 기대하는 수익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아이디어가 씨앗이었어요.
그래서 이 방법을 활용하기에 적합한 기업은 어느 정도 수익이 나고 있는 기업입니다. 앞에서 봤던 다른 모델들과는 다르게 창업가의 경험, 충성 고객들의 반응, 사업을 진행하면서 이뤄냈던 마일스톤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아요. (물론, VC들이 투자를 할지 말지 결정할 때에 이런 요소들을 당연히 고려합니다. 다만 이 ‘방법’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고려되지 않는다는 말이죠.)
1) 기본적으로 활용되는 계산식을 살펴봅시다=벤처캐피털 평가법은 투자를 집행하는 VC가 최종적으로 얼마나 투자금을 회수할지, 몇 배의 기대수익률을 달성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활용되는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은 정 대표가 VC를 만나는 날입니다. VC에서 주로 활용하는 벤처캐피털 평가법을 활용하겠죠? VC의 질문을 예상해보겠습니다.
“정 대표님 기업의 현재 가치는 15억 정도 되시네요. 저희는 이번에 5억 정도 투자할게요. 5년 후에 400억 정도는 회수하리라 기대합니다.”
기본 계산식에 수치를 대입하니 기대되는 ROI Multiple은 20배가 나오네요.
2) 엑싯 밸류는 어떻게 세팅할까요?=보통 엑싯 밸류 세팅하는 데에 활용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산업군 동향 파악. 정 대표가 운영하는 기업이 속해있는 산업군에 있는 기업을 살펴보니, 약 2배 정도로 엑싯합니다. 엑싯하는 해에 예상되는 당기 순이익이 200억 원이라면, 그 기업의 엑싯 벨류는 400억 원이 됩니다.
다음은 주당순이익지수 (PER: Price/Earnings Multiples) 활용. 정 대표의 기업이 속해있는 산업군이 주로 적용하는 PER 값과 수익을 활용합니다. PER값과 수익, 둘을 곱해서 나오는 값이 엑싯 밸류가 됩니다.
- 산업군 PER 값: 10
- 그 해 수익: 40억원
3) 투자 후 기업가치를 계산합니다=엑싯 밸류가 400억으로 세팅되었으니, 투자자들의 기대수익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투자 후 기업가치가 얼마로 세팅되어야 하는지 계산해봅시다. (눈치채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식은 맨 처음 봤던 계산식에서 기대수익배수와 투자 후 기업가치 위치를 바꾼 계산식입니다)
- 엑싯 밸류(Exit Value): 400억
- 기대수익배수: 20배
4) 투자 전 기업가치를 계산합니다=처음에 익혔던 기업가치 기본 공식을 활용해 투자 전 기업가치는 얼마인지 계산해봅시다.
5) 투자자들이 소유하는 지분율을 계산합니다=최종적으로, 투자금을 투자 후 기업가치로 나누면 지분율이 나옵니다.
이 방법은 향후 몇 년 안에 대표님의 기업이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실제로 예측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현재 수익이 아예 없는 상태이거나, 수익을 예상하기 어려운 시점이라면 VC들은 “400억원의 엑싯 밸류를 얻을 수 있다”는 대표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고 기업가치를 조정하자고 협상을 하게 될 거에요.
VC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VC가 가장 원하는 것은 뭘까요? 당연히, 투자한 기업이 엄청 큰 수익을 내고 VC도 엄청 큰 투자 회수금을 얻는 겁니다. 보통 VC들은 10~20배에 이르는 수익률을 기대하거든요. 만약 이 계산 방식의 어느 단계에서든지 큰 허들이 있겠다고 느껴진다면, VC들은 투자하지 않을 거예요.
사람들이 경력, 커리어 관리를 하는 것처럼 VC도 똑같습니다. 10배, 20배수로 엑싯하게 되는 이력이 투자 포트폴리오에 실리게 된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없겠죠. 그래서 투자 이후에도 기업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이어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VC들은 실제로 투자한 기업들이 이후에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그 과정을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 채널을 활용해 기업의 좋은 소식들을 널리 알리기도 하고, 투자한 기업이 성장하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나 기관들을 연결시켜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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