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산업이 가진 가장 큰 단점은 바로 관계자들의 도덕적 해이에요. 라돈, 가습기 문제도 최종 소비자가 원료가 유해한지 아닌지 모르기 때문에 발생했죠. 무언가 눈으로 증명되기 전까지 친환경을 내세우는 업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확인할 길이 없어요.”
친환경이라는 단어를 달고 있는 것 중 정말 믿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친환경 원료 회사 테코플러스의 유수연 대표는 “거의 없다”고 과감하게 말한다. 그래서 그녀는 “누구나 믿고 쓸 수 있는 친환경 원료 회사가 되고 싶다는 단 한 가지 목표로 테코플러스를 설립했다”고 덧붙였다. 신뢰할 수 있는 정직한 회사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것.
사업가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녀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사업가 정신을 체득했다고 한다. 테코플러스를 설립하기 전에도 아버지 무역 회사에서 약 5년 동안 회사 운영을 배웠고, 신사업 발굴을 담당했다. 그 전에는 일반 기업 몇 곳에서 근무했다. 친환경 원료 사업은 2014년 무렵 아버지 회사에서 신사업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
“주변 소개로 바이오 플라스틱을 소개받았는데 국내에는 알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었어요. 3개월 정도 구글링을 해서 관련 산업과 관련된 거의 모든 국내외 자료를 찾아봤죠.”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거의 불모지에 가까웠다. 당시에는 아는 것이 없으니 바이오플라스틱관련 글자가 하나라도 들어가 있는 기업이면 찾아가 만나고 주변 국가에서 열리는 관련 전시회에도 참여하면서 산업을 공부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신사업 발굴의 일환으로 진행된 신사업 리서치에 가까웠다.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겪는다. 금전적으로 크게 사기를 당한 것. 이 사건은 그녀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고 테코플러스 설립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유 대표는 “사기를 당한 것은 스스로 가진 오만방자함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성공 경험이 쌓이면서 과도한 자신감으로 착각하고 살았는데 이 계기를 통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를 통해 한가지 얻은 교훈은 실패는 가능하지만, 반드시 그 실패로 얻는 것이 있어야 된다는 것. 지금도 원료를 만들면서 수 없이 실패를 경험하고 있지만 괜찮단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기를 당하면서 진지하게 실패의 원인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 산업의 문제인지 아니면 스스로의 잘못인지를 판단해 봤을 때 시장에 대한 확신은 분명했다. 유 대표는 “도덕적 헤이가 심한 분야, 바뀔 수 밖에 없는 산업 흐름, 올라타야 한다는 감이 왔고 국내외 할것 없이 비틀어진 이 시장을 변화시키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제가 똑 바로만 만들면, 정직하게만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작게 성공하더라도 반드시 성공한다고요. 사기 안 치고 그 원료 그대로 팔겠다. 반드시 이긴다는 생각이었고 그렇게 회사를 차렸습니다.”
테코플러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결심하고는 아버지 품에서도 벗어났다. 독립을 해야만 더 절실하게 사업에 몰두할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테코플러스가 만드는 것은 친환경 플라스틱의 원료다. 타깃 시장은 범용 시장. 전체 원료가 석유거나 식물로 만든 플라스틱은 테코플러스가 만드는 재료와는 거리가 있다. 대신 이 둘을 결합한 형태의 플라스틱을 만든다. 현실적으로 구매 가능한 가격에 공장에서 만들기 쉬운 범용성을 가진 플라스틱 원료를 만들기 위해 절충안을 택했다. 석유 사용을 줄이고 자연에서 버려지는 부산물 같은 바이오매스를 재활용하는 방법을 택한 것. 이렇게 탄생한 것이 기능성 플라스틱 첨가제(T-MBA)와 탄소 저감 친환경 원료 테코플라스틱 두 가지다. 테코플라스틱이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반죽이고 기능성 첨가제는 썩게 하는 기능, 향균 하는 기능,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능들을 가진 반죽의 가루라고 보면 된다.
유 대표는 “친환경성을 더 높이자가 아니고 조금 덜 유해하고 널리 사용될 수 있게끔 시장 지향적인 논리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개발 목표였다”고 말했다.
테코플러스는 지난해 미국 수출 4억 원 정도를 달성하는 성과를 올리고 삼성전자 모바일 액세사리 포장 소재로도 사용되면서 기술력과 상용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국내 대기업 몇 곳과 도시락 식품 용기와 커피뚜껑등을 긍정적인 논의가 오가고 있다.
유 대표는 “원료 산업을 알았다면 시작 못 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성공하는 것이 목표다. 그녀가 이렇게 성공하고자 하는 이유는 업계의 도덕적 해이가 너무 심해서다.
유 대표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없었기 때문에 작은 관련 업체들을 만나면서 이용도 많이 당했다”며”테코플러스 자료를 가지고 다른 전시회에 나가고 투자를 받으려고 은행에 다니는 기업들도 여럿 봤다”고 말했다. 오히려 뻔뻔하게 나오는 그들을 보면서 더 잘되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원료를 정직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핵심가치에요. 테코플러스가 검증했으면 써도 된다는 것이 가장 듣고 싶은 말 입니다. 최선을 다해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고, 인체에도 무해한 말 그대로 그런 제품을 만드는 정직한 회사가 될 수있도록 정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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