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슬칼럼] 지난 4월, 멘토의 역할에 대한 칼럼을 쓴 바가 있다. 멘토는 멘토링 또한 고유의 전문 영역이어야 하고, 좋은 멘토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지식과 경험의 바탕 위에 멘토링 스킬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다. 오늘은 멘토링 스킬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질문법’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특히 요즈음 널리 행해지고 있는 ‘코칭’에서의 질문법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좋은 질문을 하게 되면 문제의 반은 해결된 것이다. 우리가 문제를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답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즉, 답을 생각해내지 못하는 것은 많은 경우 모순된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거나, 혹은 문제를 어느 한편에 치우쳐서 바라보기 때문인 경우가 많이 있다. 문제를 바라보는 각도를 달리 하기만 해도 해결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흔히 갖는 고정관념 때문에 그 역시 쉽지만은 않다. 이러한 경우 질문을 통해서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고, 문제를 새로이 봄으로써 해결안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되기도 한다. 그 질문은 스스로 던질 수도 있고, 때로는 타인이 제삼자의 눈으로 문제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져서 그 효과를 얻기도 한다.
질문이 주된 도구로 사용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최근 다방면에서 사용되는 코칭이다. 코칭을 배우기 전에는 코칭이라는 것이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이 새로이 시작한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지도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코칭을 배워보니 코칭은 “가르치거나 지도하는 것”이 아니었고, 오히려 “질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방법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코칭은 인간에게 세 가지 특성이 있다고 전제하고 있다. 그것은 Holistic (전인적), Creative (창의적), Resourceful (자원을 가진) 하다는 것이다. 처음 이 개념을 접할 때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코칭을 받는 것은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들은 코칭 받는 내가 이미 답안을 갖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조금 생각해보면 두 개의 개념은 단지 관점을 달리 했을 뿐, 사실은 같은 말이다. 코칭을 받는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은 현재 그렇다는 것이지, 영원히 그러하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코칭을 받는 것은 잠재되어 있는 탁월함의 씨앗을 발현시키는 과정인 것이다.
코칭에서 조금 확대하여 이를 리더십에 활용하는 코칭 리더십도 매우 유용한 스킬이다. 조직원들이 스스로의 문제에 대해 코칭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해결안을 도출할 수 있다면, 자발성과 해결안에 대한 주인의식이 강해지지 않겠는가? 그래서 코칭 리더십은 미래 조직 상황에 꼭 필요한 특질이라는 생각이다.
코칭의 이러한 접근 방법을 멘토링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을 것이다. 멘티는 많은 경우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적고, 아는 것 또한 제한된다. 그래서 경험이 많고, 아는 것이 많은 멘토가 멘티에게 도움을 준다. 그러나 멘토라 해도 멘티가 가진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을 갖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러한 경우에도 멘토는 질문법을 통하여 멘티가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코칭의 그 원리를 활용하여 지식이나 경험을 전달하는 것 못지 않게 도움이 되리라.
그렇다면 좋은 질문은 어떤 것일까?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좋은 질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질문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쓰거나, 혹은 좋은 질문이 아닐 것이라는 불신에 질문을 못하는 상황이 생겨서는 안될 일이다. 그것이 진지하기만 하다면 “모든 질문은 좋은 질문이다”고 말하고 싶다. 코칭에서도 처음 대화를 시작할 때에는 몇 개의 평이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예를 들면, “사업을 진행하는 데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입니까? 어떻게 되기를 원합니까?”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이라 할 수 있습니까?” “이것을 해내는 데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그것 말고 또 무엇이 있습니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습니까?” 실제 코칭 체험을 해보면, 이와 같은 매우 평이한 질문을 받고도 답을 쉽게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 질문을 통해서 생각을 정리하게 되고 상황을 다시 이해하게 되며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안들을 생각해 내게 된다.
코칭은 탁월함을 추구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탁월함으로 이끄는 지혜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다. 탁월한 답이 아닐지는 모르지만 이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고 해낼 수 있는 최선을 찾아 실행을 거듭한다면, 그것이 결국은 탁월함으로 이끄는 길이라는 지혜를 깔고 있다는 생각이다. 멘티는 부족할 수 있다. 그러나 멘티가 뛰어난지 부족한지를 평가하는 것이 멘토의 역할은 아니다. 주어진 역량과 상황 하에서 멘티가 목표를 뚜렷하게 하고, 한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멘토의 역할일 것이다. 자그마한, 그러나 애정과 진지함을 담은 질문이 멘토의 그 역할을 도와줄 것이다.
엔슬협동조합은 대기업 은퇴 임직원들이 설립한 비영리협동조합으로 조합원의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업화와 시드투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투자법인 엔슬파트너스를 설립하여 중기부 등록 액셀러레이터, 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창업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엔슬멘토단의 경험과 전문성이 담긴 칼럼은 벤처스퀘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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