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슬칼럼] 창업의 시대, 창직의 시대… 바야흐로 너도 나도 창업을 꿈꾸고 도전하는 분위기가 최근에 와서는 더욱 더해지는 듯하며 창업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론 세계적인 부호들 명단을 보게 되면, 대부분 빌 게이츠와 같이 창업자로 시작한 후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하여 갑부가 된 인물을 많이들 볼 수 있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알리바바의 마윈과 같이 창업으로 성공한 사례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
너무 먼 곳이 아닌 우리나라 안에서도 찾아 볼 수 있겠다. 로레알에 지분 70% 매각한 스타일난다 김소희 대표가 35세에 수천억 자산가의 반열에 들어섬으로써 창업을 앞둔 예비 창업가 또는 초기 창업가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김소희 대표만 해도 22세에 패션몰 스타일난다를 창업하여 남다른 개성과 감각, 열정으로 성공신화를 썼으니 당연히 창업을 꿈꾸는 이에게는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10여 년 전의 벤처 붐에서 벤처 신화를 이룩한 벤처영웅을 본받듯이 지금은 창업으로 성공신화를 이루려는 예전의 골드러시에 버금가는 ‘창업러시’의 시대가 되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예전의 벤처붐은 젊은이의 꿈이자 희망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의 창업붐은 젊은 학생으로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연령, 성별과 학력의 차별 없이 이뤄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발표한 2018 창업지원사업 내용 중에서 중앙부처 지원사업만 살펴봐도 직접적인 창업에 도움이 되는 사업화 분야의 경우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13개 프로그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개, 문화체육부는의 3개를 비롯해 교육부, 고용노동부는 각각 1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R&D 지원사업은 3개 프로그램에서 창업지원을 받을 수 있고 정책자금은 14개 프로그램이 운영 중일 정도로 정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일자리 확대와 연계하여 창업지원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다양한 정부 프로그램이 제공되면서 창업 생태계에 당연히 긍정적인 면을 포함해 여러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느끼면서 그 동안의 예비창업자나 기창업자를 대상으로 멘토링과 컨설팅을 진행한 생각을 몇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대부분 창업자는 매우 열심히 노력을 기울여 자신이 발굴한 아이디어를 성공시키려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직장에 다니면서 창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은 퇴근 이후의 시간을 할애하여 밤늦게까지 창업을 위한 준비로 여념이 없었다. 심지어 야간근무를 하고 온 예비창업자가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창업 멘토링 행사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보다는 평생 업 또는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보겠다는 신념이 우리 세대와는 확실히 차이가 남을 또 한번 느끼게 된다.
둘째, 창업을 위해 특허출원이나 조사비용, 샘플 제작 비용에 적지 않은 자금을 개인적으로 부담하면서 창업에 열과 성을 쏟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창업자는 소위 말하는 반듯한 직장을 가지고 있지 않고 경제적 형편도 넉넉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아 본인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을 하더라도 창업 후 2∽3년에 찾아오는 어려운 고비(Death Valley)를 헤쳐 나아가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셋째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과도한 기대와 가치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아이디어가 최고라고 여기며 우물 안 개구리의 입장이 되어 가는 창업자들이 있다. 창업 성공의 통계치를 언급하며 이의 우려를 표명해도 스스로 객관화되기가 쉬워 보이지 않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기술에 대한 사전에 충분한 선행조사와 연구가 미흡하고 최소한의 정보 검색의 노력조차 결여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창업만을 전문으로 하는, 즉 창업자에게 지원되는 과실만 취하려는 이들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 지원기관에서의 창업지원은 대가가 없는 자금으로 알고 지원과제의 성격이나 기준에 맞추어서 과제를 제출하여 자금지원을 받은 다음에는 과제의 성공에는 뒷전이고 다음 과제를 이어서 추진하면서 새로운 지원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듯한 창업자가 있다는 점이다.
과거 벤처붐 시대에 벤처 지원금을 받기 위해 너도 나도 뛰어들었듯이 이제 창업의 시대에 그야말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제대로 준비나 심사숙고 없이 기회를 이용하려는 이들이 창업 생태계에서 쓸데없이 비용을 발생시키지 않는가 생각해 보게 된다. 창업의 덫에 빠져 정작 창업의 본질에는 소홀히 하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닐까? 창업과 관련된 여러 기관, 업계도 경험과 학습효과로 더욱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노력을 경주하기를 기대하고 본인 역시 옥석을 가리고 좋은 업체로 발전할 사업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데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엔슬협동조합은 대기업 은퇴 임직원들이 설립한 비영리협동조합으로 조합원의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업화와 시드투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투자법인 엔슬파트너스를 설립하여 중기부 등록 액셀러레이터, 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창업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엔슬멘토단의 경험과 전문성이 담긴 칼럼은 벤처스퀘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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