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술 스타트업이 계속 나와줄지 확신하긴 어렵습니다.” 양상환 D2SF(D2startup factory) 리더는 “4차 산업 혁명 관련 기술 테마가 각광받으면서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지 않던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은 활발해졌지만 투자할만한 기술 스타트업이 계속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젊은 기술 창업자를 발굴하기 위해 여러 대학교를 찾는 그는 젊은 예비 창업자의 창업 의지가 상당히 위축되어 있다고 전했다. 대학교 고학년 및 대학원생들이 창업 자체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것. 양 리더는 “이런 현상은 경기 문제뿐 아니라 수년간 지속된 규제 담론이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창업 기반이 약해진다는 측면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창업해서 실패하면 답이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나 규제로 인한 제약 등 불안정한 환경적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젊은 기술 창업가가 많이 나오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기술 특화 액셀러레이터 D2SF를 통해 기술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2015년 설립돼 지금까지 30개 기업에 투자했다. 투자기업 대부분은 네이버가 지향하는 사업 방향과 결이 맞는 기술 스타트업이다. 양 리더는 “최근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D2SF가 지원한 팀에게도 기회가 열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2SF에서 투자를 받은 뒤 후속투자에 성공한 기업은 16곳이다.
사실 국내에서 기술 스타트업에만 투자를 진행하는 곳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특히 딥테크 분야는 투자사들의 기술 자체에 대한 이해도 부족할뿐더러 기술이 빛을 볼 때까지 오랜 기간을 기다려주는 투자사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D2SF의 역할은 중요해진다. 기술만 가진 예비 창업자에게는 단비 같은 존재인 셈이다. 네이버가 추구하는 사업 방향과 일치하고 함께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만나면 투자 결정도 빠르게 진행한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빠르면 몇 주 안에 모든 계약이 끝나기도 한다. 3년간 기술 스타트업에게 맞는 투자 조건을 만들고 공을 들인 결과다. 양 리더는 “서비스 기업과는 달리 기술 기업은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국내 기술 스타트업은 보유한 역량에 비해 시장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D2SF는 올해 기술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기존 프로그램을 강화할 예정이다. 예전에는 창업자의 경영능력을 개인의 역량에 맡겼다면 올해부터는 기술창업자가 경영자의 마인드로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교육적인 면에도 신경쓸 계획이다.양 리더는”투자 포트폴리오 사가 30개가 되면서 서로의 얘기를 공유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커졌다”며 “특히 선배창업가가 전수해주는 노하우의 효과가 가장 크다고 생각해 선배창업가와의 만남의 횟수를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인공지능 헬스케어와 같은 메가 트렌드 관련 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양 리더는 “인공지능은 점차 기술 보편재와 같은 속성을 띄어가고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술로 어떤 문제를 풀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게임의 룰이 될 것으로 보고 이런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양 리더는 “아이 하나를 동네 전체가 키운다는 말이 있듯이 기술 스타트업이 인정받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키우고 기업들을 인정해주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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