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본인 의료 정보를 열람하는 일은 여전히 소모적이다. 제증명을 발급받으려면 직접 병원에 방문해야 하고 보험금 청구를 위해 서류 발급, 앱 다운로드, 공인 인증, 진료 내역 증명 같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모바일 자동화로 이용자 중심 서비스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자리잡았지만 유독 의료분야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헬스케어 앱조차 이용자가 직접 정보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할 뿐 아니라 전문성도 부족하다.” 여의도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정일우 피어나인 대표가 자사 블록체인기반 의료정보플랫폼을 소개했다. “피어나인은 의료기관 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관리, 편리함과 전문성, 보안성을 모두 잡았다.”
◇ 질병 예측, 큐레이션으로 확장=정 대표는 “병원간 혹은 병원·보험사간 채널을 조성, 별도 절차 없이 진료 정보를 공유하게 할 것”이라며 “물론 이 과정에서 환자 동의는 필수”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피어나인은 모바일 건강검진표 열람 서비스 메디링스를 출시, 올 4월에는 실손 보험금 자동 청구 서비스 베타 오픈을 앞두고 있다. 진료정보교류시스템도 한림대의료원 산하기관 5곳에 이미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세가지 주요 서비스 중 피어나인이 최근 주력하는 것은 메디링스다. “질병예측 솔루션 업체와 제휴를 맺고 질병 예측 알고리즘과 엔진을 도입했다. 건강검진 결과를 토대로 특정 질환 발병 확률과 위험 요인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나아가 식단과 운동, 생활습관 교정을 위한 상품도 큐레이션할 예정이다. 한 국내 맞춤형 식단 제공 스타트업과는 전용식단 개발을 논의했으며 그밖에 정보 제공과 상품 홍보를 원하는 기업을 추가 물색해 서비스 확장에 나서고 있다.
◇ 유관 기업·병원과 제휴 이어갈 것=메디링스는 이용자가 별도 앱 설치 없이 웹에서 검진표를 볼 수 있도록 카카오페이 본인 인증을 연동했다. 정 대표는 “모바일 열람은 자연스레 페이퍼리스를 실현하기 때문에 카카오페이측과도 뜻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의료 정보 본인 인증에 대해 어렵지 않게 우선권 계약을 맺었다는 것.
진료정보교류시스템에 대해서는 “일부 대학병원과도 계약을 마치고 구축 단계에 있지만 시스템 효용을 높이려면 더 많은 곳과 협업해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에 관한 준비도 거의 마친 상태다. 모듈화를 통해 모든 병원에 커스터마이징 없이 바로 시스템을 적용하게 한 것. 정 대표는 “대부분 병원과 기관이 아직 신기술 특히 블록체인에 회의적”이라며 진입이 쉽지 않음을 밝혔다. 그러나 “한림대의료원이 몇해 전부터 ICT분야 활용과 투자를 늘린만큼 다른 곳에서도 모바일 분야 전환이 늘어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앞서 진료 대기와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병원용 키오스크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그는 “키오스크도 이미 과거형으로 취급받고 있었다. 이 때문에 모바일로 사업을 전환하는 중 보안과 안정성을 위해 블록체인을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전면에 내세울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본인 인증이나 동의 서명 관리를 위해 필요한 기술일뿐 병원이 이를 자체 해결할 수 있다면 블록체인을 포함하지 않고도 충분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그는 “기술보다는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병원과 환자, 보험사에 연결성과 편리함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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