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생존에 필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자금.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때까지 투입되는 자금은 기업의 성장과 생존을 담보한다. 사회적 경제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사회에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 역시 생존을 전제로 한다. 이들 기업 또한 투자, 융자, 보증 등 정책자금과 크라우드펀딩, 임팩트 투자와 같은 민간자금 투입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들고 있다. 14일 디캠프에서 열린 KB금융캠퍼스 설명회에서는 사회혁신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금융제도가 소개됐다.
올해는 사회적경제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 늘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사회적금융협의회 자금공급 계획에 따르면 사회적경제 기업에 대한 지원은 지난해 1,937억 원에서 올해 3,230억 원으로 확대됐다. 부문별로 보면 대출을 맡고 있는 공공기관 서민금융진흥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신협, 새마을금고가 총 1,000억, 보증 분야 신용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기술보증기금이 1,850억 원, 투자 분야 한국성장금융, 한국벤처투자에 420억을 집행한다.
◇ 비재무적 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설득 필요=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필요한 건 사회적경제 기업의 가치 입증이다. 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는 “사회적경제 기업을 비롯한 초기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비재무평가에 대한 어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업성이나 미래 상황역량, 자금 운영의 투명성 등 재무관리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울러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미래 상환 역량을 강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또 “사업 초기 단계에 조달할 수 있는 정부지원사업 형태의 보조금부터 금융권 조달이 어려운 경우 찾는 보증, 일정부분 수익이 발생했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융자A, 높은 성장성으로 투자 기간 중 자금 회수가 가능한 투자, 일반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 조달이 어려운 경우 사회적 금융 중재 기관으로 조달하는 융자B까지 각 기업 성장 단계에 맞는 자금 조달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용보증기금, 사회적경제 기업・소셜벤처 지원 육성=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은 사회적기업이 창출하는 가치에 초점을 둔다. 최종필 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부 선임차장은 “사회적 기업 범주에 들 경우 재무적 심사로만 볼 수 없는 특별한 요소가 있다”며 “신용보증기금의 지원제도의 경우 사회적기업의 특징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 발표한 사회적금융활성화방안에 따라 5년 간 매년 1천 억원을 사회적경제 기업에 투입한다. 단일 공공기관 중에는 가장 큰 지원 규모다. 현재 기본적인 재무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 한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특례보증 각 3억, 마을기업과 자활기업에 1억 원 씩 신용 보증을 지원하고 있다.
소셜벤처에 대한 지원도 이어나간다. 소셜벤처는 2017년 발표된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에 사회적경제의 일원으로 명시된 바 있다. 이후 소셜벤처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마련됐다. 현재 신보는 액셀러레이팅과 금융 지원이 이뤄지는 신보 스타트업 네스트 플랫폼과 유망 기업에 최대 30억까지 신용 보증이 이뤄지는 퍼스트펭귄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 네스트의 경우 100개 기업 중 10개 기업을 소셜벤처로 선발해 육성하고 있다.
신보 측에 따르면 기존 공공기관 자금 지원시 필요한 사회적기업 인증 절차도 간소화한 소셜스타트업보증(가안)을 올 상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다. 설립 후 5년 이내 소셜벤처를 대상으로 한 지원은 최대 5억 원까지 보증이 이뤄질 전망이다. 평가는 사회성과 혁신성장성이 담긴 소셜벤처평가표를 근거로 하며 70점 이상 획득한 기업에 지원이 이뤄질 계획이다.
◇임팩트투자 유치, 가치 성장 이끌 파트너를 찾는 과정=“공적 자금은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투자를 받아야할까?” 남보현 HGI 임팩트 투자 비즈니스 팀장이 물었다. 올해 2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모태펀드 운용계획에 따르면 소셜임팩트 분야에 700억 원을 출자한다. 올해만 1,000억 원 규모 투자금이 소셜벤처 생태계에 흘러든다.
투자를 유치하면 투자사에 일정 지분을 넘겨주게 된다 그만큼 회사 운영에 관여하는 사람들도 늘어난다는 걸 의미한다. 남 팀장은 “그럼에도 투자를 유치하는 건 성장을 고민해줄 파트너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만큼 투자자와의 만남도 신중해야 한다. 남 팀장은 “각 성장단계별 투자자를 찾을 때 투자자의 성향을 정확히 이해할 것”을 권했다. 결국 자신과 철학이 맞는 투자사와 심사역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지원기관과 주변인맥을 통해 소개를 받거나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가질만한 투자자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아울러 사업계획서를 쓰고 IR부터 협상, 실제 진행까지 6개월 정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투자를 고려한 시간보다 미리 준비할 것을 권했다. 남 팀장은 “마음이 조급해지면 투자자와 기업 가치 협상 시 불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며 “미리미리 쌓아두고 중요할 때 투자를 받으라”고 설명했다.
남 팀장은 “사회적 기업에게 중요한 건 미션을 지키는 것”이라며 “투자를 유치한다는 건 회사 이외의 사람에게 지분을 넘겨준다는 의미인 만큼 전체적인 회사 그림을 그리고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고자 하는 기업이 재무적인 성장에 더 관심을 두는 투자자에게 투자를 유치할 경우 회사가 유지하고자 하는 미션을 추구하기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남 팀장은 “시장에서 스케일업이 필요하고 성장해야 하는 시점에서 함께 고민해줄 동료나 파트너가 필요할 경우 투자를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회혁신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KB금융캠퍼스 설명회에는 본격적인 프로그램 진행에 앞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금융 제도와 방법에 대한 공유가 이어졌다. 3년차 이상 스타트업과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KB금융캠퍼스는 오는 20일까지 접수 가능하며 선발 스타트업에게는 사업 지원금 1,000만원, KB국민은행과 사업 연계 등의 혜택이 지원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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