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 서울에 로켓기업들이 모였다. 현장에는 이번 행사를 기획한 토스랩의 서준호 CTO뿐 아니라 이하나 와디즈 인사총무팀장, 강경훈 레진엔터테인먼트 전 COO, 이예겸 센드버드 세일즈 총괄, 박종호 리멤버 사업개발-데이터 인텔리전스팀 리더가 참석, 연사로서 무대에 올랐다. 스타트업 협업에 관심을 가진 300여 명 참관객을 대상으로 이들은 협업, 채용, 팀빌딩, 조직 운영을 주제 삼아 차례로 발표를 진행, 패널 토의를 이어갔다. 이에 당일 현장에서 오고간 질의응답을 중심으로 정리해봤다.
◇채용은 능동적으로=우선 가장 많이 질문을 받은 분야는 채용이었다. 회사나 직무에 맞지 않는 이를 채용할 리스크를 줄이는 노하우가 무엇이냐는 것. 이에 대해 이하나 와디즈 팀장은 능동적인 채용 프로세스를 강조한다. “리멤버, 잡코리아를 비롯 다양한 채널을 통해 우리가 직접 구직자와 구직 정보를 찾아본다. 인사담당자와 현업자가 분배에 따라 각자 찾아본 다음 리스트를 공유하며 공격적으로 탐색, 보는 눈도 갖추고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러면서 “채용 비용 절반이 사실 이러한 서칭 과정에 투입된다. 무작정 채용 공고만 열어놓고 ‘왜 안들어오지?’가 아니라 좋은 인재를 어떻게 잘 찾고 접근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공들이고 신중하면 실패 확률은 낮아진다”고 전했다.
같은 흐름에서 와디즈만의 셀링포인트도 정립해뒀단 소개다. “성장하는 회사, 와디즈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회사, 올바른 성장이 가능함을 믿는 회사, 맨 파워가 강한 회사, 이렇게 4가지를 포인트로 잡았다. 그리고 이를 채용 홈페이지에 명시한다.” 더불어 와디즈는 현재 확보한 맨파워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직무, 팀원 소개 콘텐츠를 제작해 채용 페이지뿐 아니라 SNS, 유튜브를 비롯한 채널에서도 공유하고 있다.
◇1인 다역은 기본… 동기부여, 위임 중요=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역할 분담에 대한 고민이 클 터. 자리에 참석한 스타트업 관계자 역시 조직 구성, R&R에 관한 관심이 돋보였다. 이에 강경훈 레진엔터테인먼트 전 COO는 “스타트업의 반대는 대기업 아니라 공장이다. 공장에서는 정해진 자기 업무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스타트업은 전문성이 필요하거나 갖출 여력이 되기 전까지는 팀원 1명이 많은 일을 맡아야 한다. 최악의 상황은 팀원이 ‘내 일이 아닌데 왜 해야 하냐’란 생각을 품을 때인 이유”라 말한다. “따라서 좋은 리더라면 동기부여를 통해 팀원을 설득하고 역할을 잘 분배해야 한다. 아무리 대표라 해도 모든 걸 혼자 다 결정할 수는 없다. 본인이 모르는 부분은 모름을 인정하고 중간관리자에 위임하겠단 생각이 있어야 스케일업도 할 수 있다”고 그는 조언한다.
이예겸 센드버드 세일즈 총괄은 동기부여 방법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영업팀을 담당하다 보니 우선 인센티브 체계에 중점을 둔 편이다. 다만 경제적 유인뿐 아니라 향후 창업에 대한 준비를 포함해 조직마다 팀원에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다양하다.” 또 인센티브는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인센티브는 생각보다 복잡한 시스템이다. 회사 전체 OKR(목표와 핵심 결과 지표) 현황, 팀별 상황과 목표에 따라 인센티브 역시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타트업은 회사 방향이 달라질 때도 많고 당연히 성과 목표도 달라질 수 있다. 만약 목표가 유동적인데 성과 측정이나 인센티브가 이와 연동이 되지 않으면 오히려 동기부여 효과가 떨어진다.”
이와 관련해 이하나 와디즈 팀장은 자율성을 강조했다. “스타트업은 워라밸을 지향하기 힘든 구조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하는 시간을 강제하는 대신 태스크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팀원 각자만의 방식을 존중하려 한다.” 대표적으로는 달마다 한번씩은 원하는 장소에서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게 한다. 또 일을 늦게 처리하는 것이 편하다면 점심시간을 더 길게 가지는 걸 막지 않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오버’하는 게 낫다=의사결정과 내부 현황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 역시 주요 고민거리였다. 내부 소통과 프로젝트 진행 속도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 박종호 리더는 “그래도 리멤버는 오버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한다. 막상 그렇게 하더라도 속도가 늦어지진 않더라”며 “회사내 모든 업무는 한 사람, 일부가 아니라 결국 모두가 알아야 될 일이다. 특정한 사안을 어디에 공유할지 고민한다면 우린 그냥 전사원이 모인 채널에 공유하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업과 성과는 철저히 정비례한다. 시간도 없고 돈도 빨리 벌어야 하니 제대로 된 소통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물론 그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반대로 팀원과 자주 모이고 동기와 지향점을 공유한 프로젝트는 성과도 잘 나오고 팀원 만족도도 높더라”고 전했다.
“회사 규모가 커지고 방향성이 달라진다면 대표가 나서서 이를 전체적으로 잡아주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리멤버 역시 연초마다 올해 목표를 분명히 하는 하고 있다. 또 사업 방향성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대표가 직접 팀원과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는 매주 전체 회의, 타운홀 미팅뿐 아니라 점심시간과 여유시간을 활용해 궁금한 점도 해소하고 있다. 모두가 자유롭게 접근하는 구글 워드 파일을 만들어 업무 성과든, 시도이든 실패든 자유로이 기록하게 한 점을 짚기도 했다.
그밖에 규모에 따른 목표 설정과 성과 관리제 변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예겸 센드버드 세일즈 총괄은 “성과가 안 나오면 인재를 잘 활용하지 못한 회사 탓이라는 생각이 깔려있었다. 따라서 센드버드는 이전에는 성과 목표 설정에 있어 자유도가 높은 편이었다. 성과 측정과 그 기준이 명확해지는 순간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고 해고까지 이어지는 걸 지양했기 때문”이라 말한다. 다만 회사 규모가 성장하면서는 “프로 리그에 진입하는 시기였기에 문화적 변화가 필요할 거라 판단, OKR을 도입하게 됐다. 더불어 팀장이 각자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고 채용도 이에 따라 정확히 하며 보완이 필요하다면 다시 채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행사를 마련한 토스랩은 자리를 빌려 협업툴 도입에 관한 조언도 덧붙였다. 서준호 CTO는 “카톡과 라인, 네이트온 같은 개인 메신저와 달리 협업툴은 수많은 데이터를 정보화할 수 있다. 흐르는 정보를 토픽으로 묶거나 아카이빙하는 것도 강점”이라며 “조직문화가 중요하다. 열리고 자유로운 조직이라면 협업툴 도입이 생각보다 쉽다. 다만 수직적 분위기에서는 대표를 설득하는 것이 먼저”라 말했다. 이어 “협업툴을 다양하게 잘 쓰는 다른 기업을 만나보길 권한다. 최근에는 커뮤니티, 온오프라인을 비롯해 협업툴에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하다. 토스랩 역시 도입을 원하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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