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스파크랩 14기 데모데이가 열렸다. 스파크랩은 지난 9월 플랫폼부터 인공지능, 펫테크, 자율주행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8개 스타트업을 선발, 13주간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먼저 이날 데모데이를 통해 무대에 오른 8개 발표 스타트업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마켓플레이스를 만든 3곳을 만나보자.
첫번째 주인공은 디지털 콜렉터블 마켓 플랫폼을 표방하는 픽잇(PICKIT)이다. 픽잇은 영화와 K팝 팬을 위한 한정판 랜덤 디지털 포토카드를 발매, 팬끼리 교환하며 자신만의 아이돌 콜렉션을 완성할 수 있는 플랫폼을 열었다. 지난 11월 말 베타 테스트를 시작해 3주만에 30개국에서 1만 명 팬이 100만 장 카드를 모았으며 이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 10만 명 팬이 1,000만 장 카드를 보유하게 될 것이란 기대다.
최용원 픽잇 대표는 “가장 먼저 콜렉션을 완성한 팬에게는 특별한 오프라인 굿즈를 제공하거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려주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도 도입했다. 국내 메이저 기획사와 협의를 거쳐 실물 굿즈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통합 굿즈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K팝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게임, 스포츠로 영역 확장하겠다. 콘텐츠 수백만 종을 디지털 자산화하고 수집, 공유, 거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K컬처 안에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다음 발표 팀 티킷(TKIT)과 라블라코는 각각 바이럴 티켓팅 서비스와 의류 재판매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티킷은 기존 공연 초대권이 모두 아날로그 방식으로 전달되기에 입장, 양도 관리가 어려우며 암표 문제도 일어난다는 데 주목, 티켓을 사용하는 모든 과정을 데이터화하고 트래킹할 수 있게 했다. 나아가서는 공연홍보대행사와 바이럴 셀러 실제 판매, 전환율을 확인할 수 있어 공연별로 적합한 셀러를 매칭하는 서비스로도 확장할 수 있다.
라블라코는 지속가능한 패션을 테마로 내세운다. 라블라코 이용자는 플랫폼에서 상품을 사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브랜드에 다시 돌려줄 수 있다. 이 때 새 상품을 살 수 있는 리워드와 자원 절약량을 수치화한 임팩트 점수를 받게 된다. 의류를 돌려받은 각 브랜드는 이를 재활용하거나 라블라코에서 중고 재판매할 수 있다. 이 과정은 모두 블록체인에 기재, 투명하게 소비자에 공개한다.
다음은 기존 금융 서비스 사각지대를 깨고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안한 곳들이다. 먼저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마련한 크레파스솔루션은 개인 신용 평가 방법을 다각화를 목표로 대출 신청자 신용 등급을 360도로 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 ‘스텝스’를 개발했다. 기존 신용등급은 금융 정보 위주기 때문에 신용 정보가 부족하면 리스크를 자세히 구분하지 못해 금융소외가 일어난다는 데 주목한 결과다.
김민정 크레파스솔루션 대표는 “신한카드와 카자흐스탄에 진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로 우리나라 금융 영토 확장할 계획”이라며 “거절하기 위한 평가가 아니라 더 주기 위한 신용 평가로 변화를 이끌겠다. 이미 스텝스를 기반으로 마련한 P2P 금융 플랫폼 ‘청년5.5’를 통해 고금리 사채로 내몰리던 청년 170여 명에도 대출을 진행했다. 이 청년들은 갑작스럽게 닥친 일을 스스로 감당해야 했거나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에 금융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다. 청년이 신용 불량, 경제적 악순환에 빠지지 않고 꿈을 이루도록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또다른 금융 서비스 스타트업 지엠지(GMG)는 해외 주거용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비시민권자 혹은 비국적자를 타겟 삼는다. 지엠지는 글로벌 주택담보대출 플랫폼 ‘렌더허브(LNDR hub)’을 조성, 물리적 거리나 언어, 비용 장벽 없이 365일 24시간 모기지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자사 전세계 대출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주택담보 대출상품 비교를 자동화하고 서류 작성을 비롯한 과정도 모두 자동화했다. 도널드 클립(Donald Klip) 공동대표는 “불필요한 단계를 줄이고 대출 과정 투명성을 높여 편의성과 비용 모두를 잡겠다. 서비스는 글로벌 시장과 도시, 국가로 제한 없이 확장할 수 있고 고객 데이터 관련 사업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번거로운 일을 대행하며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목한 ‘페오펫’과 ‘브루넬’도 등장했다. 간편 반려견 등록 서비스 페오펫은 이용자가 모바일로 신청하면 3일 안에 동물등록번호를 발급, 카카오톡으로 이를 알리며 목걸이와 등록증을 배송해준다. 확보한 등록 데이터와 후기로는 펫 커머스로 성장을 구상하고 있다. 다음으로 디앤아이파비스가 마련한 특허 관련 업무를 돕는 AI 서비스 플랫폼 브루넬은 선행기술조사 영역 업무를 도와 장기간 연구가 특허 중복, 침해로 무효로 돌아가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전문가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소개다.
자율주행을 위한 레이더 기술개발로 주목 받은 비트센싱도 무대에 올랐다. 비트센싱은 날씨와 환경 영향을 받지 않고 라이다 센서보다 안정적으로 기능하는 4D 이미징 레이더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자리를 통해 이재은 대표는 신규 솔루션 AIR를 소개하며 “해상도를 높이고 물체 구분 기능을 더하며 물체 인식 성능을 극대화, 기존 센서 단점을 모두 극복했다”이라며 “기존 센서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완전 자율주행을 실현할 수 있다.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든 모빌리티 디바이스에 자율주행을 더하겠다”고 전했다.
그밖에 행사에서 김호민 스파크랩 공동대표는 데모데이가 갖는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김 공동대표는 “데모데이는 경쟁을 위한 자리가 아닌 스타트업이 가진 용기와 사명을 응원하는 자리이자 협업을 위한 플랫폼이다. 이 자리에서 나누는 한 번의 대화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며 “데모데이를 왜 이렇게 크게 여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데모데이는 더 커져야 한다고 본다. 스파크랩이 오늘 같은 자리를 통해 좋은 협력기관과 투자사를 만났듯 여기 참석한 스타트업 역시 투자자나 지원기관, 심지어는 사업 핵심 파트너를 만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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