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 I WILL BE 빽 2020 피칭데이가 3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렸다. 자리를 마련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브랜딩, 마케팅 전문가 초청 강연을 통해 장인성 우아한형제들 브랜딩실 상무 김재호, 유석호 포커스미디어코리아 크리에이티브디렉터를 소개했다.
먼저 만난 장인성 상무는 브랜딩 강연을 통해 누가 왜 우리 브랜드를 지지하는가를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다. “스타트업에게 브랜딩은 여유있을 때 하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 시작 전부터 해야 한다. 서비스를 왜 운영하는지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주려는 것인지 고민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에 대한 공감대가 내부적으로 형성되고 논의하는 것이 브랜딩의 첫걸음이자 핵심이다.”
그런 다음 조금씩 팬을 확보한다면 그들은 곧 지지자가 되어 브랜드를 스스로 주변에 이야기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정 상무는 타다와 뉴닉을 좋은 사례로 꼽기도 했다. “지지자가 생기면 전파가 쉬워진다. 스타트업에게 지지자란 어떤 퍼포먼스 마케팅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매체다. 타다 이용자는 단순히 서비스가 좋고 편해서 타다를 계속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새 그들은 타다를 지지하며 지키려 한다. 뉴닉은 발신자가 분명한 ‘레터’의 특징을 살리고 그 아이덴티티를 사람 대신 고슴도치 캐릭터로 설정, 팬층을 쌓았다.”
다만 타깃 선정은 가능한 구체적이어야 한다. 많은 회사가 ‘밀레니얼 세대 혹은 20-30대 여성이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길 바란다’고 말하지만 보다 좁고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 “배달의민족이 현재는 1,200만 명이 쓰는 브랜드지만 처음에는 이만한 이용자를 확보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배달 음식이 일상적이지 않았고 야근을 하거나 좋은 일이 있을 때 여럿이 식사 해결하기 위해 주로 막내가 주문을 하곤 했다. 막내들과 친해지기 위해 이벤트, 프로모션도 멋지고 세련된 것 대신 이상하지만 정감이 가는 브랜드, 내 친구들이 만든 것 같은 형태로 기획했다.”
스스로를 잘 알고 누가 우릴 좋아하면 좋겠는지 분명히 포착했다면 그 다음은 고객과의 모든 접점에 이를 드러내야 한다. 장인성 상무는 “브랜드는 포장이 아니라 서비스 본질이다. 누가 왜 서비스를 지지할 것인가를 분명히 한다면 우리가 어떤 가치를 줄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다. 이는 서비스 기획, 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 회사 모든 부분을 관통해야 한다. 우리 브랜드에 어울리는 영업, CS를 충분히 고민하고 하나의 실행안을 만들라”고 장 상무는 전했다.
“스타트업을 만나다 보면 브랜딩이 좋은 걸 아는데 바로 성과가 안 나오기 실행이 어렵다는 질문이 많다. 그럴 만한 여력이 없어 언제 시작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많다. 그러나 사람은 습관적으로 하나를 보고 열가지를 판단한다. 회사가 브랜딩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어느새 사람들은 회사 이름만 보고, 아이콘만 보고, UI만 보고도 브랜드를 판단한다.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브랜드가 형성되지 않도록 먼저 나서 브랜딩하라.”
이어 김재호, 유석호 포커스미디어코리아 CD는 마케팅 강연을 통해 좋은 광고주되는 팁을 전했다. 유석호 CD는 우선 초기 기획 단계인 오리엔테이션, 아이디에이션 과정에 대해 얘기했다. “OT 단계에서 광고주는 답 대신 문제를 말해줘야 한다. 브랜드, 서비스의 문제는 광고주가 가장 잘 안다. 인지도가 낮다, 소비자 심리적 장벽이 있다 등 문제가 여럿이라면 우선순위를 따져 가장 시급한 문제를 짚어주면 된다. 솔루션을 찾는 것은 에이전시의 역할이다.”
다음은 아이디에이션 과정을 통해 에이전시가 여러 아이디어를 선택지로 제시할 순서다. 어떤 아이디어를 선택할지에 대해서 유석호 CD는 키(key), 즉 타깃의 마음을 여는 메시지가 있느냐를 기준 삼으라 조언한다. “좋은 광고에는 키 메시지와 비주얼이 있다. 광고주로서는 광고를 통해 하고 싶은 얘기도,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짧고 소비자 인내심도 마찬가지다. 깎고 깎아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날카로운 키 메시지와 비주얼을 다듬어야 한다.”
후반 작업에 대해서는 김재호 CD가 설명을 이어갔다. 김재호 CD는 “후반작업은 망망대해를 건너는 기분이다. 15초를 위해 하루종일 촬영하고 나면 오케이컷은 수십, 수백개씩 나온다. 음악 수백 곡을 듣고 어울리는 성우를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배에 오른 광고주와 에이전시, 프로덕션 스텝이 각자 다른 방향으로 갈 때가 그렇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사공이 각자 같은 방향, 목표를 일관적으로 얘기한다면 바다 넘어 산 정상으로도 갈 수 있다는 말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재호 CD는 “광고주는 홀로 갑이 되는 대신 콘텐츠 제작자와 동갑이 돼야 한다.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오너십을 발휘하는 것이 물론 좋지만 동갑이자 파트너로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이야기에 귀기울이면 더 좋은 콘텐츠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리에서는 사전 심사를 통해 17:1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스타트업 10팀이 피칭에 나서기도 했다. 무대에 오른 곳은 다음과 같다. ▲수산물 정보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 운영사 ‘더파이럿츠’ ▲주차장 정보, 공유 앱 모두의주차장 운영사 ‘모두컴퍼니’ ▲온디맨드 스마트 세차 플랫폼 ‘세차왕’ ▲생리주기 맞춤 여성용품 배송 먼슬리씽 운영사 ‘씽즈’ ▲체험학습 플랫폼 ‘아자스쿨’ ▲공연 멤버십, 큐레이션 앱 아이겟 운영사 ‘엔터크라우드’ ▲육아요리 콘텐츠 맘마레시피 운영사 ‘잇더컴퍼니’ ▲양치 습관 형성 브러쉬몬스터 운영사 ‘키튼플래닛’ ▲방문 펫시터 와요 운영사 ‘펫피플’ ▲방문 트레이닝 O2O 플랫폼 ‘홈핏’
현장심사를 통해 서울권 아파트 입주민에 도움이 될지, 아파트 광고로 가장 효과를 볼지를 비롯한 심사기준에 따라 10곳 가운데 더파이럿츠, 세차왕, 키튼플래닛, 홈핏이 수상팀으로 선발됐다. 4곳은 3억 원 상당 영상 콘텐츠 기획제작,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운영하는 엘리베이터TV를 통한 광고 송출 혜택을 얻게 됐다.
행사를 주최한 윤제현 포커스미디어코리아 대표는 “수많은 스타트업 가운데 혁신적인 상품, 서비스 있음에도 효과적인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 이들이 가진 상품을 제대로 전달한다면 성장에 도움이 될 거라 본다. 앞으로는 스타트업과 함꼐 성장, 해결 포인트를 고심하고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활용해 든든한 빽이 되겠다”고 전했다. 이어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가장 주인공이어야 할 스타트업이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서로를 돕고 서로에 투자하는 선순환이 계속돼야 우리 생태계가 발전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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