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 기업은 세분화가 중요하다. 큰 프로세스 안에서 한 단계를 맡거나 특정 고객, 특정 메뉴를 타겟 삼아야 한다. 아주 작은 시장이라도 선점해야 한다는 얘기다. 스타트업이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면 씨엔티테크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지원하겠다. 대표적으로 레시피와 아이디어는 마구 나오고 있는데 대량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에는 HMR 전용 공장, 전문 배송 서비스와 연계해줄 수 있다. 앞으로는 푸드테크 밸류체인 요소별 투자를 통해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씨엔티테크가 지난해 투자한 36개 기업 가운데 푸드테크 기업은 모두 15곳. 푸드 기업으로서는 선정되기 쉽지 않은 팁스 프로그램도 3곳을 통과시켰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푸드 업계에서 17년 동안 경력을 쌓다보니 다양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직접 코칭도 해줄 수 있다. 함께 사업을 풀어나간다는 마음으로 투자스타트업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는 ‘선보육 후투자’에서 ‘선투자 후보육’으로 전환한 시기기도 했다. 초기 단계와 성장 단계 2가지로 나뉘는 투자 트랙 가운데 초기 단계 기업에는 비교적 낮은 금액으로 투자를 먼저 집행하되 시장문제 정립부터 사업모델 개선까지 딥하게 코칭했다는 것. “초기 단계에서는 감을 잡는 게 어렵다. B2C스타트업이라면 인큐베이팅 키친 공간을 통해 소비자를 만나게 하거나 B2C라면 우리 고객을 만나 실제 시장을 경험해보며 사업 모델을 다듬는 시간을 갖는다.”
이를 통해 실제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에 도달했다면 그 다음 트랙, 즉 프리시리즈A 규모로 후속 투자를 유치하거나 팁스 투자를 진행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이 단계에서는 숫자에 집중한다. 투자기업 가운데 대표적으로 수십에서 수백억 원대 매출을 내는 리테일영, 더맘마, 달리셔스와는 매출, 회원 수 증가를 함께 견인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크게 3개 유형 푸드 기업들과 함께했다. 가장 기본이 된 건 푸드와 ICT 결합한 B2C, B2B스타트업이다. 배달 서비스도 있지만 더브레드블루와 같은 식품기업도 여기 해당한다”며 전 대표는 “대체육 분야와 바이오 분야도 주목했다. 푸드테크를 깊이 파면 바이오 분야로도 영역을 뻗을 수 있다. 콜라겐 선행물질이 있어 이너뷰티에 효과적인 달팽이 점액 성분 뮤신으로 곤약젤리를 만드는 에이지엣랩스가 대표적”이라 전했다.
“지난해 하반기 씨엔티테크 투자 기업 가운데 30곳은 이번 1분기에만 150억 원 규모 후속투자를 마무리할 만큼 성공적이었다. 며칠새 IR로 만난 기업들도 많았다. 올해는 좋은 기업들을 더 많이 만날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면서 전 대표는 올해 집중할 분야로 가정식 대체식품(HMR)을 언급했다. 공유주방이 늘어나는 가운데 현장 식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많지만 규제 샌드박스 통과를 계기로 공유주방 기반 HMR 역시 활성화될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공유주방만 있다고 되는 건 아니”라며 “HMR은 대량생산을 수반한다. 이를 위한 공장 설비, 콜드체인 물류도 필요하다. 아이디어와 레시피를 가진 기업은 이를 먼저 테스트할 공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 대표가 푸드 기업을 위한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화성 대표는 “청주시에서 식품 대량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이나 아워박스, 달리셔스와 같은 배송 관련 기업에 이미 투자를 진행했다. 풀필먼트 시스템 안에서 플레이어 역할을 맡아줄 기업을 찾아 지속 투자할 계획이다. 요소별 투자를 통해 푸드테크 밸류체인을 만들고 각 요소 기업을 이어주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 이를 통해 다같이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를 만들겠다”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세그먼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IT솔루션도 중구난방식보다는 필요한 서비스만 잡고 구현해내는 것처럼 푸드 기업 역시 지극한 세그멘테이션이 필요하다. 쿠캣이 디저트류에만 집중한 것처럼 HMR이라 해도 산모를 위한 간편식, 수험생만을 위한 간편식으로 세분화해야 한다. 예전에는 배달이라 하면 피자, 치킨, 족발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배달음식이 몹시 다변화됐다. 다변화된 시장에서도 확실히 세그먼트를 꽂아 집중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전 대표는 “IR에서도 토탈솔루션을 제안하는 곳은 그리 선호하진 않는다. 비슷하게 혹은 싸게 경쟁하는 모델보다는 퀵 서비스 전용, 커피 전용, 장애인 전용처럼 하나의 섹터만 저격해 그 섹터를 가져갈 수 있는 모델을 선호한다. 그래서 만나는 스타트업에도 무조건 세분화하라고 말한다”며 “풀필먼트 시스템의 일부를 맡는 것 역시 세그먼트다. 큰 프로세스 안에서의 영역 하나를 맡든지 특정 고객, 특정 메뉴만 타겟 삼든지 작은 시장이라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밖에 올해 새로 계획한 것이 있는지 묻자 “전에 없던 방식의 데모데이도 구상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데모데이는 몰입이 중요하다. 독립영화 5편을 연출한 경험을 살려 우리 데모데이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을 주인공 삼아 다큐 영화를 만들겠다. 영화관에서 투자자를 대상으로 이를 상영하고 감독과의 대화처럼 투자자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하겠다. 올해 2~3회 열린 데모데이를 모두 이런 방식으로 시도할 생각이다.”
창투 펀드 결성과 해외 LP와의 연계 계획도 덧붙였다. 전화성 대표는 “올해는 40개 이상 기업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100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며 “벤촉법에 따라 액셀러레이터의 창투 펀드 결성이 가능해지게 되면 해외 LP를 동원하려 한다. 이미 해외에서 수요 연계가 가능한 LP로부터 연락도 받았다. 수요연계형이기 때문에 스타트업 해외 진출 역시 훨씬 유리해질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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