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경제 주체의 한 축으로 스타트업이 자리잡으면서 혁신의 과실을 지역사회 구성원과 나누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으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속적인 기부, 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활동으로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기업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CSV(공유 가치 창출)을 실현한다는 의견이다.
유니콘 기업 야놀자는 정기 후원과 기부는 물론 여가소비만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소비자 참여형 캠페인을 진행했다. ‘착한 소비, 착한놀이’ 캠페인이 대표적인 예다. 해당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작은 참여, 큰 숲 만들기’에서는 야놀자 앱에서 강원도 숙박, 레저, 티켓을 구매한 고객 명의로 묘목 1만 그루를 기부했다. 당시 산불로 침체된 강원도 관광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캠페인이다. 캠페인 이후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에는 1만평 규모 ‘야놀자 숲’이 조성됐다.
이용자의 여가활동이 또 다른 누군가의 여가활동으로 이어지도록 한 사례는 또 있다. 고객이 ‘야놀자 캐리비안베이위크’ 초대권을 구매하면 야놀자는 대신 취약계층 아이들을 캐리비안베이에 초대했다. 야놀자는 캐리비안베이위크 판매금 일부를 기부금으로 활용, 한부모, 조손가정 어린이 1,000명 입장권과 왕복 교통, 식사에 필요한 용돈을 지원했다.
여행 숙박업계 침체기에는 제휴점주 상생 지원책을 내놨다. 2016년 경주 지진, 2017년 11월 포항 지진 피해 지역 내 모든 제휴점에 예약 수수료를 면제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대구, 경상북도, 제주 지역 내 모든 제휴점에 3월 광고비 전액을 포인트로 환급했다. 이와 함께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여행 교육 프로그램인 ‘시니어 꿈꾸는 여행자 과정’과 숙박업 전문교육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나서기도 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여가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진정성과 지속성을 갖춘 야놀자만의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유오피스 스파크플러스는 2019년 12월 입주사와 기부 형식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했다. 아동복지시설 꿈나무마을에 간식 기부를 시작으로 분기별로 다양한 기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느티나무도서관에는 도서, 식수난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에 수동식 펌프, 겨울철 독거 어르신 쌀을 전달했다. 올해 2월에는 은평보육원, 상록 보육원에 책가방과 학용품을 전하기도 했다.
스파크플러스는 이벤트를 통해 입주사 기부를 독려한다. 기부에 참가한 입주사 중 명함 추첨을 통해 스파크플러스가 선물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입주사 중 한 곳은 “기부의 경우 따로 찾아서 참여하기 힘든데, 스파크플러스에서 주기적으로 다양한 기부를 진행해주어 편하고 기쁘게 동참할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상품 제공 유무에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기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반응이다. 선물도 반려하는 추세다. 스파크플러스 측은 “‘함께’라는 가치를 임직원과 입주사, 나아가 파트너사와 사회에 나누자드리자는 내부 구성원의 생각이 모여 시작”했다며 “바빠서 혹은 혼자 참여하기 어려워, 마음만 있었던 입주사 분들께 사무실에서 쉽게, 이벤트 참여로 게임처럼 즐겁게 마음을 모을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파크플러스는 운영비 일부를 사회공헌비 항목으로 두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가치를 나누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스파크플러스 측은 “입주사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스파크플러스 의무라고 생각한다. 큰 의미에서는 사회가 함께 건강하게 유지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도 책임의 일환”이라며 “작더라도 각 기업이 할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을 심어나가는 활동이 후에 울창한 숲이 되어 기업의 성장을 도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라엘은 여성의 건강권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활동을 이끌고 있다. 여성이 신뢰할 수 있는 건강한 제품을 만드는 일과 여성 건강권을 위한 활동들이 연결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안전한 생리문화 조성 활동과 올바른 여성 건강 지식 확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생리클래스는 물론 어린이 여성건강 전문 약사 단체 어여모와 손잡고 일하는 여성, 엄마와 딸을 위한 생리클래스 등 여성 건강 지식 확산 클래스가 대표적인 예다.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기부 활동도 이어나가고 있다. 미혼모 자립을 돕는 소셜벤처 크래프트 링크와 협업, 이벤트에 참여한 소비자 수만큼 미혼모 대안학교에 생리대를 기부했다. 이밖에도 게시물 수만큼 저소득층 청소녀에 생리대를 기부하는 오늘의 나눔 캠페인, 지원 바자회 등을 통해 참여를 이끌었다. 또 산불, 재해 재난 발생 시에는 지역 여성에게 필요한 여성 위생용품을 전달했다. 라엘이 2019년 한 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들에게 전달한 생리대는 약 40만 장으로 2억 원 상당에 달한다.
라엘 측은 “‘여성의 건강한 삶을 위해 안전하고 우수한 여성용품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브랜드인만큼 여성의 건강권이 지금보다 성장하고 모든 여성이 생리 기간 중에도 편안하고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여성의 건강 증진을 이끌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사회공헌 캠페인을 선보인 곳도 있다. 나우웨이팅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기관에 웨이팅 서비스를 무상 제공하고 대구 및 경북 지역 매장을 대상으로 서비스 이용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휴마트컴퍼니는 심리상담 앱 트로스트에서 매일 선착순 30명에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밖에도 다양한 무료,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회 전체가 마주한 고통을 분담했다.
김영덕 롯데액셀러레이터 상무는 “착한 기업이 고객에게 좋은 이미지를 가져가고 결국에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제품, 서비스 자체보다 이미지를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의 사회공헌 활동들도 긍정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스타트업 서비스, 제품이 다양하긴 하지만 결국에는 시중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으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사회적기업이 아니더라도 사회 가치를 지향하는 건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했다. 또 “스타트업의 가치와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분야와 연관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주면 스타트업 성장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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