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인 기사중에 하나가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의 실적 관련 기사가 아닐까.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주식회사’만 외부감사대상으로, 유한회사는 해당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부감사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몇몇 기업, 특히 외국계 기업은 자화사를 유한회사로 설립하거나, 혹은 기존에 주식화사로 설립된 자화사의 법적 형태를 유한회사로 변경하기도 했다.
외부감사를 받는 목적을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상법상 회사의 형태는 크게 주식회사와 유한회사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운영방식에 있다.
주식회사는 개방적으로 운영할 경우에 적합하고, 유한회사는 폐쇄적으로 운영할 때 적합한 회사의 형태이다. 구체적으로 주식회사는 회사를 상장 시킬 수도 있고, 사채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한회사는 그렇지 않다. 상장을 할 수도 없고 사채를 발행해서 돈을 빌릴 수도 없고 주식회사만큼 지분을 자유롭게 양도할 수도 없다.
이러한 운영의 개방성을 이해관계자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주식회사는 이해관계자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주주도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고, 돈을 빌린 곳도 은행 한 곳이 아니라 사채를 통해서 여러 사람에게 조달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주식회사는 이해관계자가 많기 때문에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매년 회계감사를 받고 재무제표를 공시하라고 한 것이다.
하지만, 에르메스와 같은 외국계회사들은 대부분 유한회사 형태로 설립한다. 운영의 목적이 폐쇄적이기 때문인데, 에르메스코리아, 루이비통코리아, 샤넬코리아 모두 사원(주식회사로 치면주주)은 1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해외 본사가 100%로 소유하고 있는 구조인데, 유한회사 또한 2017년 외감법이 개정되면서 외부감사대상에 포함되었다.
외국계회사들이 한국에서 돈은 많이 버는 거 같은데 유한회사라서 외부감사를 안 받는다는 여론이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유한회사도 외부감사를 받는 것으로 2017년에 법을 개정하게 되어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게 되었다.
유한회사는 아래의 2가지에 해당되면 외부감사를 받아야 합니다.
- 직전 사업연도말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500억 이상인 경우
- 직전 사업연도말 기준 아래의 5가지 요건 중 3가지에 해당하는 경우
에르메스코리아는 2가지 모두 해당된다. 직전 사업연도인 2019년 에르메스코리아의 자산총액은 1천6백억, 부채총액은 430억, 매출액은 4천1백억, 사원은 1명이다. (종업원수는 공시대상이 아니므로 알 수 없다.)
빠져나갈 구멍은 있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재무제표는 볼 수 있는데 같은 외국계 명품브랜드인 구찌코리아 재무제표는 볼 수가 없다. 법인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구찌코리아는 유한회사가 아니라 유한책임회사로 나온다. 외감법 적용대상 회사종류는 주식회사와 유한회사 2가지 뿐이다. 그러나 상법에는 회사종류가
5가지이다. 주식회사, 유한회사, 합명회사, 합자회사, 그리고 유한책임회사. 이 점을 활용하여 구찌코리아는 회사의 형태를 유한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변경하여 외감법 대상에서 빠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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