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수십 년 역사 동안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하며 산업 발전을 비롯해 생활 전반에 편의를 고취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지구 온난화가 극심해지며 환경 문제는 국제 사회의 화두가 됐고,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타트업의 등장은 국내 경영 시장에 관심사로 등극했다.
과거에는 기업이 단순히 재무적 성과로만 판단 받던 방식이었다면, 현재는 ESG(‘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관리)’) 경영이 기업의 가치와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환경규제에 대항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은 개별 기업을 넘어 자본시장과 한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 탄소중립 선언 속 똑똑하게 에너지 아끼기
2016년 발효된 파리협정에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121개 국가가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하며 개인, 회사, 단체 등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데 동의했다. 대한민국은 지난 2020년 12월 7일 ‘경제구조의 저탄소화’, ‘신유망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 ‘탄소중립 사회로의 공정전환’ 등 3대 정책방향에 ‘탄소중립 제도적 기반 강화’를 더한 ‘3+1’ 전략으로 구성돼 있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하며 해당 협정을 다시 한 번 공고히 했다.
이런 국내외적 상황 속 알파고를 개발한 것으로 잘 알려진 ‘딥마인드’는 지난 2016년부터 에너지 관리 시스템에 활용되는 에너지 절감 알고리즘을 개발해 전년 대비 약 30% 에너지를 절감하며 냉각 시스템을 제어했다. 국내에서는 KT 기가 에너지 매니저가 활용되며 2018년 8월부터 2019년 9월까지 3곳에서 실증해 냈고 약 10% 전력 절감 성과를 거뒀다.
‘와우쿨’은 시설 하우스 또는 건물의 냉난방 및 온습도 조절 시스템과 관련한 특허를 개발해 가정 및 업소용 중소형 빙축열 시스템을 비롯해 스마트팜에 활용되는 냉난방기기를 전문적으로 개발 생산 중에 있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정책에도 상응하는 스마트미터링을 활용한 빙축열 시스템 제어방안을 개발 중에 있으며, 올 상반기 테스트를 거쳐 하반기 상용화를 전망하고 있다.
◆ 에너지 절약만큼 중요한 쓰레기 처리 방법
기업형 통합 폐기물 관리 업체인 ‘리코’는 자체 폐기물 관리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업박스’를 이용해 음식 물류 폐기물의 효율적인 수거와 처리는 물론 자원 순환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다. 업박스는 각 업체에서 나온 폐기물의 처리 과정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매일 처리된 폐기물의 양과 처리비용을 각 업체에 알려주며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리코 집계에 따르면 업박스를 사용하는 업체는 업박스 사용 이전보다 평균 20%가량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리코는 이를 발판으로 버려지는 자원을 줄이겠다는 목표 하에 폐기물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로써 2021년 6월 기준 리코의 업박스 시스템 하에 있는 폐기물은 17,183만톤 재활용됐으며, 온실가스는 27,321kg 저감되는 등 그 효과를 여실히 증명해냈다.
리코 측은 ESG의 미래에 대해 “ESG 지표 중 가장 수치화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환경이다. 특히 폐기물 관련 지표는 측량까지 가능하다. 사회와 정부에서도 폐기물 배출에 대한 기업의 책임들 더욱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법규도 발맞춰 강화되고 있다. 결국 기업들은 폐기물 데이터의 수집, 관리 그리고 이에 기반한 저감 활동들을 더 확장해 나갈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위해 AI, 클라우드 등이 기술들을 접목한 더욱 투명하고 신뢰도가 높은 서비스들이 자리잡게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이노버스’ 또한 일일이 분리하기 어려운 일회용 컵 분리 수거 및 세척할 수 있는 친환경 분리 배출 기계 ‘쓰샘’을 개발하며 5%도 채 되지 않던 일회용 컵 재활용률을 70%대(2020년 서울시청, 제주도, 인천대학교 등에서 15대로 3달 간 테스트)까지 끌어 올렸다. 특히 쓰샘은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를 비롯해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을 재질 별로 구별하며 재활용 자원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렇게 플라스틱 컵을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며 1개당 탄소 23g을 줄이는 실용화에 성공하며 친환경 스타트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 신재생에너지로 진화하는 친환경 사업
전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투자에 집중하며 한국도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다각도로 넓히고 있다. 2021년 발표된 한국전력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총 20.9GW로,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 2020년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심의에서 2022년부터 수소경제 확대를 위해 전력시장에 수소연료전지로 생산한 전력의 일정량 구매를 의무화하는 것으로 의결됐다.
이런 상황 속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 역시 속속들이 제 역할을 다하며 환경 경영에 기초를 다지고 있다. 특히 ‘에너지엑스’는 태양광발전, 수소연료전지발전, 바이오디젤 등 차세대 신재생에너지 발전 특화 소셜에너지 플랫폼으로 다양한 참여자들을 연계해 새로운 에너지시장 생태계를 창출하고 있다.
‘에너지엑스’ 박성현 대표는 수소경제 확대와 관련해 “에너지엑스는 안전하고 온수도 생산하며 미세먼지에 대한 공기청정기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의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에서 이미 가정용 수소연료전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Apple, Google, Adobe, eBay 등의 주요 IT 그룹 본사/데이터센터에 설치되어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를 선도할 수 있도록 에너지엑스 플랫폼을 통해 약 58MW의 수소연료전지가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해줌’은 가상 발전 전문 스타트업으로 도면, 드론 촬영 영상, 위성 사진 등을 AI로 분석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하게 하고 수요 부문에 행위 분석으로 전력 사용량을 예측한다.
또 ‘어썸레이’는 공기 조화장치 제조업체로 탄소 나노 튜브 소재를 이용한 차세대 광원을 개발하여 미세먼지를 제거, 공기 부유 박테리어 및 바이러스를 혁신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스마트 공기 살균·정화 환기장치를 개발했다. 어썸레이가 개발한 환기장치는 공기 질을 개선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이며 KOTRA 본사 및 여의도 대형 건물 등에 적용해 법적 기준보다 상향된 제시 기준을 통과하기도 했다. 이런 어썸레이 기술은 환경 문제 및 코로나 시대에 핵심 설비에 해당하며 업계 관계자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성현 대표는 “에너지엑스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기존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복잡했던 모든 절차를 온라인화 했다. 개발에서부터 시공사 선정, 금융조달, 관리운영까지 모든 복잡했던 절차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가능하게 되면서 태양광 발전은 더 이상 어려운 전문가들의 영역이 아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변화하는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흐름 속에서 에너지 관련 스타트업 시장은 더 이상 대용량 위주가 아닌 소용량 위주의 B2C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의 속도나 규모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게 빠르고 커질 것이다. 더 이상 정부의 규제와 혜택에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대기업들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각 개인들이 앞장서서 움직일 것이다”고 친환경 경영에 필수 플랫폼이 된 신재생에너지 관련 스타트업 미래를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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