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향한 관심이 큰 가운데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를 동시에 고려하는 임팩트 투자 분야에서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임팩트 투자사 소풍벤처스는 스마트 아쿠아팜 스타트업 한국수산기술연구원㈜에 시드 투자했다고 8일 밝혔다.
한국수산기술연구원은 스마트 양식장 솔루션 기업으로, 2019년 1월 설립됐다. 이 회사는 물고기를 양식하는 수산업자에게 빅데이터와 IoT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는 스마트 양식 시스템을 제공한다.
소풍벤처스에 따르면, 어업은 환경 파괴 및 기후 위기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은 분야다. 어족 자원 남획으로 인해 수산 자원의 87%가 고갈 상태에 이르고 있고, 이상 기후로 어선 어업 생산량은 감소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수산 양식업이 연 평균 6.5%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2030년에는 식용 수산물의 60% 이상이 양식으로 생산될 거라고 전망한다.
그런데 수산 양식업은 수질 오염과 질병으로 인한 폐사가 많아 관리가 어렵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수산기술연구원은 IoT 기술과 빅데이터로 폐사율을 관리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존 실내 양식장 대비 1.5배, 실외 양식장 대비 10배의 생산성을 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수산기술연구원은 수산질병관리사 면허를 가진 전문가 집단도 보유하고 있다. 사람으로 치면 의사처럼, 연어·새우·장어 등 다양한 어류의 건강·질병·사료·수질·양식기법 등 전반에 처방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김민수 한국수산기술연구원 대표 역시 수산질병관리사다.
소풍벤처스는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결성한 ‘강원 피크닉 투자조합(펀드)’을 통해 한국수산기술연구원에 투자했다. 이 펀드는 춘천에 있는 한국수산기술연구원처럼 강원 지역의 소셜벤처에 투자하는 국내 첫 임팩트 로컬 투자조합이다.
소풍벤처스 최범규 심사역은 “수산 자원 남획과 해양 오염 문제 등으로 인해 글로벌 수산업 시장은 이미 양식업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국내 환경은 아직 태동기에 머물고 있다”며 “한국수산기술연구원은 양식 어류 생육 노하우와 데이터가 있어서 스마트 양식장 기술의 상용화와 국내 시장 변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소풍벤처스는 최근 식물성 대체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위미트에도 시드 투자했다. 위미트는 자체 식물성 단백질(PBP·Plant Based Protein) 기술로 ‘비건 치킨’, ‘비건 꿔바로우’ 등을 제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의 3분의 1이 가축 사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가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 세계 총 배출량의 15%를 차지한다. 육식 위주의 식량 소비로 인해 가축 사육이 많아져 환경 오염 및 자원 고갈로 이어지는 것이다. 닭고기의 경우 공장식 축산 비중이 99%에 달해 질병 및 동물 복지 문제도 꾸준히 제기된다.
위미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위미트 안현석 대표 스스로도 채식을 지향하고 있다. 위미트는 국내 대다수 비건 식품 브랜드와 달리 대체육 생산 기술을 자체 보유하고 있어서 치킨·꿔바로우 등 기존 비건 시장에 없던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소풍벤처스 최경희 파트너는 “최근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식품 산업에서 대체육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하고 있어 위미트의 잠재력을 높이 샀다”며 “소풍은 기후 위기 문제를 기술 기반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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