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및 기준금리 인상 등 경기 침체로 인한 불확실성의 여파로 벤처 투자 시장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스타트업들에 대한 밸류에이션도 조정되는 모양새다. 기존에는 밸류에이션의 초점이 미래 성장성과 가능성에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지로 옮겨가고 있는 것.
실제로 소프트웨어 기업 전문 투자사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는 얼마 전 “더 이상 유니콘의 시대가 아니다”라고 선언하면서 ‘켄타우로스’형 스타트업 발굴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켄타우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말인 반인반수로, 여기서는 현실적인 수익(사람)을 바탕으로 성장(말)하는 기업을 뜻한다. 지금처럼 위축된 경기 상황에서는 자생할 수 있는 현금 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니 성장성과 성과를 모두 만족시키는 기업의 투자가치가 더 높게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최근에는 켄타우로스를 지향하며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강화해 높은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스타트업들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플라즈맵, 멸균 솔루션으로 사업 확대∙해외 진출 박차… 지난해 120% 매출 성장 눈길
플라즈맵(대표 임유봉)은 2015년 KAIST 물리학과 실험실 창업으로 시작한 의료기기 벤처기업이다. 플라즈마를 활용한 기술력으로 빠르게 성장해 2021년 매출이 전년대비 120% 대폭 성장하는 성과를 달성, 현재 유명 투자기관들과 의료산업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올해는 300%의 매출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플라즈맵은 플라즈마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 멸균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플라즈마를 활용한 저온멸균공정으로 열과 습기에 약한 의료 도구의 손상을 방지해 사용자의 안정성 확보와 의료 도구 사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주력상품은 2017년 출시한 플라즈마 멸균기 ‘스터링크(STERLINK)’로, 기존 장비들에 비해 멸균 공정 시간이 10배 이상 빠르고 가격은 저렴해 경제성까지 갖췄다.
플라즈맵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7월 기준 약 163건의 다양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까다로운 미국 FDA와 유럽의 CE 등 각종 국제 인증기관에서 기술력과 신뢰성을 보장받음으로써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또한 플라즈맵은 기술력이 높아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상장을 허용하는 제도인 기술특례를 통한 코스닥 입성을 추진하며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에 있다.
◆ 무스마, 산업안전 솔루션으로 국내외 대형 고객 다수 확보… 작년 수주액 5배∙매출액 300% ↑
무스마(대표 신성일)는 2017년 설립된 회사로 건설, 중공업, 중화학 등 대형 산업 현장에 사고 예방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국내 대형 중공업사와 건설사 고객을 다수 확보하며 2021년 수주액이 전년 동기 대비 5배, 매출액은 300% 이상 증가하는 등 산업안전 솔루션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무스마는 지능형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산업안전관리 솔루션 ‘엠카스(mcas)’를 개발했다. 엠카스를 통해 건설현장의 크레인이나 이동형 중장비의 충돌 위험을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근로자의 위치와 소속 정보를 파악해 근로자가 허가된 곳에서 올바르게 작업을 하고 있는지 등의 여부를 손쉽게 알 수 있다.
또한 중장비의 이동 경로와 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현장 내 자재와 중장비 등의 원활한 공급이 가능하다. 이에 무스마는 올 6월 기준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현대스틸산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건설사와 조선사 등 약 200여곳이 넘는 현장에 엠카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 건설 현장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 앞으로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뛰어난 선구안의 블루포인트파트너스… 포트폴리오사들의 탄탄한 실적 바탕으로 안정적 운용 이어나가
유니콘이 아닌 차세대 켄타우로스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 뛰어난 선구안으로 플라즈맵과 무스마 등 높은 실적 성장세를 자랑하는 기업들을 초기에 발굴해 일찌감치 투자와 지원을 이어오고 있는 액셀러레이터가 있어 눈길을 끈다. 기술 분야의 초기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테크 엣지’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이하 블루포인트)가 그 주인공이다.
실제 블루포인트가 2021년 말까지 투자한 223개 포트폴리오사의 총 기업가치는 약 3조 2005억원을 기록, 이들의 생존율은 업계 평균치보다 약 4~5배가량 높은 91.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플라즈맵, 토모큐브, 쿼드메디슨, 인벤티지랩 등 10곳은 IPO를 앞두고 있다.
블루포인트 또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385억 3000만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3배 이상 늘어난 241억 7000만원을 나타내는 등 포트폴리오사들의 탄탄한 실적과 성장세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운용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블루포인트는 국내 액셀러레이터로는 최초로 IPO에 나서며 지난 4월 말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다.
블루포인트 이용관 대표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초기 스타트업과 투자사가 원팀(One Team)이 되어 ‘실질적인 성장’을 우선에 두고 노력해야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에 블루포인트는 ‘프로덕트 마켓핏(Product-Market-Fit)’을 찾는 것부터 전담 팀을 통한 ‘고투마켓(Go-to-Market)’ 지원 등 스타트업들이 내실을 다지고 실질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춘 다양한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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