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마치고 남은 외화동전, 다시 환전하기도 어렵고 기념품도 아니고 골칫거리죠.”
해외여행 후 호주머니에 남은 외화잔돈 때문에 곤란했던 경험은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지폐가 아닌 동전은 시중은행에서 잘 환전해주지 않기 때문에 방 한 켠에 쌓여 있기 일쑤다.
인천국제공항 조사결과 동전환전 수요는 89%에 달하지만 실제 환전해본 경험자는 6.6%에 불과한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동전환전소 서비스로 이 문제의 해법을 제시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체인지포인트‘다.
체인지포인트는 무역과 유통 스타트업 경험을 가진 이동현 대표가 2019년 창업했다. 악성 재고 상품을 재유통시키는 스타트업 창업팀에 합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치는 있지만 골칫덩이로 전락한 외화동전을 고객들로부터 사들여 해외파트너에게 수출하는 사업 아이템에 도전했다.
이 대표는 “해외여행 후 남은 외화잔돈을 다시 환전하려고 은행을 방문했는데 동전은 환전이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같은 돈인데 동전만 환전이 어렵다는 사실이 부당하다고 느껴져 스스로 사업화를 고민하고 실행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체인지포인트의 고객은 해외여행 후 남은 외화잔돈을 보유한 국내거주자다.
체인지포인트는 2021년 6월부터 강남, 서초, 송파 등 15개 장소에서 무인 동전환전소를 운영해오고 있다. 같은해 8월에는 택배 서비스를 도입해 전국 단위 서비스로 안착시켰다. 2021년에는 서울공항리무진과 버스 내 환전서비스 도입계약을 체결했고 2022년에는 두산과 6800만원 상당의 일본 엔화 주화 거래를 완료하기도 했다. 시중은행과도 업무 협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는 서울관광재단에서 개최한 ‘서울 관광스타트업 협력 프로젝트‘에 15개사 중 한 곳으로 참여해 투자 유치와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이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혁신도 모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번 서울관광재단과의 프로젝트 참여를 계기로 투자 유치를 통한 서비스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인지포인트의 강점은 오프라인 동전환전소, 택배 서비스 외에도 앱을 통해 3분만에 16개국 동전과 지폐의 환전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행을 마친 고객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무인환전기를 찾아 서비스를 이용하기 불편한 점을 보완한 서비스다.
이 대표는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개발로 시작했지만 모바일 앱을 개발하게 됐다“며 “내 자리에 앉아서 휴대폰으로 3분안에 환전을 신청하고 버스에서 외화 투입까지 마칠 수 있는 환전 서비스로 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별 최저단위 동전까지 취급하고 수수료도 최소 35%로 시중은행 대비 저렴하다. 취급하는 동전은 15개국 100여종이다. 동전환전을 해주는 유사 서비스도 국내시장에 존재하지만 국가별로 고액의 동전 위주로만 취급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체인지포인트는 올해 서비스 범위를 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오는 10월부터 삼성동 무역센터 도심공항, 수락터미널 2곳과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공항버스 내에 환전서비스가 도입되면 보다 유연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이 대표는 “연말까지 공항버스 추가 설치를 위한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고객의 환전대금을 단순히 입금만 하는 게 아니라 여행적금이나 펀드, 보험, 투자상품가입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배출 저감으로 환경 보호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이 대표는 “외국동전을 순환시켜 금속자원 낭비와 동전 제조에 따른 탄소배출 저감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환경 보호를 중시하는 고객들에게도 계좌입금을 안내하면서 동전환전소 이용으로 탄소배출 감소에 기여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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