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위포커스 특허법률사무소 이동환 변리사의 기고문입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양질의 콘텐츠를 기고문 형태로 공유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벤처스퀘어 에디터 팀 editor@venturesquare.net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다양한 이유로 기술이전, 공동연구 개발, 위탁연구 개발 등을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스타트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기술이 부득이하게 상대 업체에게 공개된다. 핵심기술 보호 방안을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하는 이유다.
누구나 처음 계획했던 것처럼 기술이전, 공동연구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상대 업체의 입장이 달라지거나 비용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아 협력관계가 중단될 수도 있다. 기술정보가 이미 상대 업체에게 전달된 이후에 문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막연하게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완벽한 계약서라는 것은 없고, 계약 당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 사람은 항상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럼 어떤 대책을 세워 두어야 하는지 알아보자.
1. 핵심기술에 맞는 특허를 준비할 것
요즘 대부분 스타트업은 특허를 적어도 하나 이상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준비해야 하는 특허는 조금 다르다. 기술이전, 공동연구 개발은 스타트업이 확보한 핵심기술을 토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보유 중인 특허가 스타트업의 핵심기술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보유 중인 특허 문서(등록공보 기준)를 다시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특허 문서를 작성한 변리사는 스타트업 직원이 아니다. 스타트업의 핵심기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발명신고서나 제안서만 보고 특허 문서를 작성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작성되어 등록된 특허는 향후 추진 예정인 기술이전, 공동연구 개발과 거리가 멀거나 극히 일부분과 관련된 것일 수 있다. 핵심기술을 맞춤형으로 보호할 수 있는 특허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또한 특허의 보호범위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특허의 보호범위가 너무 협소하다면, 해당 특허로는 핵심기술을 보호하기에 역부족이다. 즉시 추가 특허를 준비하여야 한다. 만약 핵심기술 기반의 제품을 출시한 상태이거나 출시 예정이라면 특허와 더불어 디자인 등록을 준비하는 것도 고려한다. 때로는 특허보다 디자인 등록이 효과적일 수 있다.
기술이전, 공동연구 개발의 착수 시기가 임박한 상황이더라도 방법은 있다. 이러한 경우 2020년 3월 30일부터 시행된 임시명세서 제도를 이용하자. 신속하게 핵심기술에 관한 임시명세서 출원을 하고, 추후 정식명세서 내지 우선권 주장을 통해 내용을 보완할 수 있다.
2. 핵심기술을 영업비밀 요건에 맞게 관리할 것
영업비밀은 ①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②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③비밀로 관리되는 기술상 또는 경영상 정보를 말한다. 영업비밀은 특허와 달리 따로 등록을 하지 않아도 보호받을 수 있다. 대신 스타트업 자체적으로 영업비밀 요건에 맞게 핵심기술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기술이전, 공동연구 개발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모른다. 따라서 영업비밀로 관리할 대상과 범위를 너무 좁게 설정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영업비밀로 보호하기로 결정한 핵심기술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목록화 할 필요가 있다. 그 핵심기술에 대해 담당자를 지정하여 스타트업 내 다른 정보들과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핵심기술의 개발 이력, 보유 시점 등을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하여 영업비밀보호센터의 ‘원본증명서비스’, 기술보증기금의 ‘기술 임치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원본증명이나 기술 임치를 하였다고 하여 핵심기술이 바로 영업비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아울러 핵심기술을 특허와 영업비밀로 동시에 보호할 수도 있다. 반드시 특허와 영업비밀 중 어느 하나로 양자택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의 경험상 통합 보호를 위한 준비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다. 하지만 한번 제대로 준비해두면 상대 업체에게 기술정보를 제공하더라도 든든하다.
3. 비밀유지계약 등 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할 것
일단 기술정보가 상대 업체에게 제공되면, 상대 업체는 그 기술정보를 이용하여 개량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보통 법적 분쟁이 생기면 상대 업체는 넘겨 받은 기술정보와 상관없이 개량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였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객관적인 근거를 들어 반박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기술이전, 공동연구 개발 과정에서 핵심기술의 일부 또는 전부가 상대 업체에게 공개된다. 계약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안전장치이다. 비밀유지계약서 등을 제대로 작성해야 한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법률지원 사업이 다양하게 있으므로 적극 활용하자.
비밀유지계약서에는 기술정보의 제공 목적 외 사용금지, 제3자에게 기술정보 제공 제한 조항을 필히 넣어두어야 한다. 기술이전의 경우 상대 업체가 개량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이 상당하므로, 개량기술에 관한 지식재산권 소유를 어떻게 할 것인지 사전에 정해야 한다. 또한 공동연구 개발을 하는 경우 지식재산권, 영업비밀을 포함한 성과물을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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