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과 북촌을 찾는 MZ세대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종로의 한국적인 문화는 세련되고 고즈넉한 우리 것으로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한옥 게스트하우스, 한복 렌탈 등으로 제한적이다. 서간은 종로의 단편적인 콘텐츠 시장 속에서 한국의 야생초목으로 새로운 한국 문화를 선보이려 하고 있다.
◆ 플랜테리어 유행은 지금도 진행 중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싱그러운 반려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떠오른 키워드가 바로 ‘플랜테리어’다. 플랜테리어는 식물을 뜻하는 ‘플랜트(Plant)’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다. 실내 곳곳에 인테리어 소품으로 식물이나 화분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을 말한다. 이제 식물은 단순히 공기 청정의 역할에서 반려 식물에서 인테리어 소품의 하나가 되었다. 오브제적인 가치가 중시되는 현재의 트렌드에 적합한 아이템인 것은 확실하다.
플랜테리어 유행이 지속되면서 반려식물의 수요도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불멍, 물멍에 이어 ‘풀멍’, ‘식멍’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고,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도록 식물 생활가전도 출시됐다. 플랜테리어 시장의 성장으로 트렌드는 더 세분화되었다. 반려식물을 키우지 않더라도 테라리움과 가드닝 원데이 클래스, 꽃꽂이 등 식물과 관련된 활동을 다양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시장에서 차별 점을 두기 위해서는 색다른 포인트가 필요하다. 서간의 유상경 대표는 그 포인트로 ‘한국다운 아름다움’을 선택했다.
◆ 화분에 ‘종로다움’을 담다
식물 크리에이터 유상경 대표는 원래 화장품회사의 신사업 부서에서 브랜드를 런칭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서에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매체에 빈티지한 가구와 식물로 인테리어한 플랜테리어 인플루언서로 소개가 되었고, 그렇게 식물의 세계에 발을 내디디며 ‘서간’을 탄생시켰다.
한국의 야생초목 브랜드 서간은 플렌테리어에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담았다. 야생초목은 관엽식물과 달리 한국의 사계절을 보여준다. 새순이 나고, 꽃이 피고,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 생의 모든 순환을 나타낸다. 그러니 계절마다 다른 분위기를 풍길 것이고, 공간의 분위기도 시시각각 변할 것이다.
야생초목과 일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식물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국에서 자생하는 나무들은 수형에 따라 이국적인 무드를 보여주는 나무도 있다. 하지만 분재는 작더라도 5~10년이 넘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오랜 세월이 담긴 ‘고태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유상경 대표는 야생초목의 ‘선’을 강조한 분재 기법을 활용해 서간만의 느낌을 담는다.
분재는 오브제, 인테리어 소품으로서의 가치 더 크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에 맞춰 이끼, 돌을 배치하고, 석판에 붙여 심는 등 다채로운 디자인을 하기에 용이하다.
이처럼 서간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서촌과 북촌, 인사동의 도자 공예가와 협업하여 한국적인 식물을 판매하고, 야생초목 클래스 및 조경, 식물 큐레이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종로 내의 카페&편집숍을 대상으로 식물 스타일링 구독 서비스와 종로 내의 창작자들과 그림 및 식물 전시 기획도 계획 중이다.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진행하는 야생초목 클래스의 경우, 이론 수업과 식재 실습을 병행한다. 기본적인 식물 관리법, 분재의 개념 등을 이론으로 습득하고, 직접 고른 화분과 식물을 배치하며 실습을 이어간다. 식물이 지속해서 오래 건강할 수 있는 선에서 디자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가이드와 방법론, 피드백을 전한다.
유상경 대표는 이미 브랜드 런칭을 성공적으로 해본 경험이 있다. 쌓아온 경험으로 서간의‘종로다움’이라는 브랜딩을 완성하고,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까지 브랜드를 확장해 나갈 목표를 세웠다.
서간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하는 2022년 지역기반 로컬크리에이터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수도권 로컬 맞춤혐 액셀러레이팅 지원 프로세스를 통해 로컬 기업의 역량 강화 지원과 사업화 자금 등을 지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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