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임파워먼트 프로젝트 ② 生生후일담
프로젝트에 참여자에게 듣는 생생한 후기!
진로 고민 청소년, 재취업 필요한 여성 등 상황에 맞게 개별 커리큘럼 제공
사회적 약자를 돕는 따뜻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하고픈 청소년
엄마 역할하느라 잊고 살았던 재취업의 꿈 이룬 경력보유여성
“디지털 임파워먼트 프로젝트 수업을 듣기 전에는 제 머릿속이 새하얀 도화지 같았거든요. 그런데 이 수업을 듣고 난 뒤에는 도화지에 지도가 그려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 김민건 광운AI고등학교 인공지능 컴퓨팅과(1학년)
“이번 프로젝트 수업을 듣고 마이크로소프트 AI-900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한국 본사를 방문해 본사 임직원과의 만남, 인터뷰, 멘토링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곽현서 선일빅데이터고 빅데이터 마케팅전공(3학년)
“무엇보다 무료로 교육 기회를 준다는 점이 참 감사한 점이었어요. 게다가 이번 교육 프로그램 중에 취업연계과정(이력서, 자기소개서 코칭, 실무자 멘토링 시간)이 있어서 좋았어요.” – 전문 라벨러로 성장 중인 희정님
교육격차 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점프(공동대표 은초롱, 이의헌)가 마이크로소프트 필란트로피즈(Microsoft philanthropies)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2023 디지털 임파워먼트 프로젝트(Digital Empowerment Project)’가 6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청소년, 대학생, 경력보유여성 등 다양한 참가자 2347명의 상황에 따라 맞춤형 기술 교육은 물론, 취업을 위한 멘토링과 인공지능 윤리교육까지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생생한 후일담을 듣고자, 다섯 명의 참여자와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 참가자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선명한 커리어 지도 완성!
“어린 시절, 웹 개발 관련 일을 하시는 아버지께서 집에서 일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코딩’에 관심을 두게 됐어요. 덕분에 코딩 관련 유튜브 영상도 많이 찾아보고, 알고리듬이 추천해 준 괴짜 과학·공학 콘텐츠 제작소 ‘긱블’의 콘텐츠도 즐겨 봤어요. 처음엔 다양한 결과물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봤지만, 점점 더 ‘어떻게 만드는지’도 궁금해지더라고요. 여러 언어를 먼저 공부했고, 로봇과 과학,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공지능에도 관심이 깊어졌죠. 그러다가 인공지능과 웹 개발,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봇 개발에 집중하면서 관련 공부를 이어가게 됐어요.”
김민건 광운AI고등학교 인공지능 컴퓨팅과(1학년) 학생이 특성화고등학교로 진학한 배경과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며 입을 뗐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져(Azure)를 활용한 인공지능 웹 서비스를 탐구할 수 있었어요. 아마 제 또래 중에서 애져를 배울 기회를 얻는 친구들 많이 없을 거예요. 저도 처음엔 생소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기회에 남들보다 발 빠르게 애져를 활용한 실습 교육으로 인공지능 웹/앱 개발과 관련된 기초 용어부터 차근히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그동안 제가 잘 몰랐던 HTML이나 HTTP 같은 프로토콜에 대한 개념을 짚어 보면서, 웹 개발의 기본 원리와 데이터베이스가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덕분에 프로젝트 실습 과정 중에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도 직접 개발할 수 있었어요. 선생님의 조언과 도움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MBTI 성격 유형 검사를 진행하면 정보를 모아 어떤 유형을 결과로 표시하는 앱’처럼, 특정 키워드를 선택하면 그 키워드와 비슷한 단어나 이미지를 화면에 표시하는 앱을 개발했습니다.”
특성화고등학교에서도 탄탄한 커리큘럼으로 웹/앱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주로 전통적인 웹과 툴(html, css, js, node.js와 같은)을 기본으로 다루고 있어 학생들은 ‘현장에서 사용하는 최신 기술을 적용한 교육’에 갈증이 있었다고 했다. 관련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실제 현장에서 요구하는 현직 개발자의 기술 역량을 이해하기에 조금은 부족한 현실이었던 거다.
현직 개발자로부터 직접 멘토링을 받는 경험을 한 곽현서 선일빅데이터고 빅데이터 마케팅전공(3학년) 학생에게 멘토링 과정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저는 류제국(경희대 재학) 멘토를 만났습니다. 제국님은 탄탄한 IT분야 관련 지식으로 학생들의 질문에 상세히 답변하는 것은 물론, 아주 구체적인 예시를 소개해 줘서 기억에 남습니다. 덕분에 프로젝트나 팀 회의를 진행할 때 노션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이나 창업과 관련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개할 홈페이지를 구상하고 구체화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조언을 바탕으로 경험을 살려 창업프로젝트에 참가해서 제가 상상하던 의류 커스터마이징 중개 서비스 플랫폼인 ‘SHOWU(쇼유)’를 만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디지털 임파워먼트 프로젝트’ 참가자 대부분은 민건 학생의 말처럼 새하얀 도화지에 백지도(각종 정보를 써넣기 위해 윤곽과 경계 등만 그려진 기본 지도)가 그려지고, 그려진 백지도에 구체적으로 각자 진로를 설계하는 원동력을 얻은 듯 보였다.
사회적 약자를 돕는 따뜻한 인공지능 기술, 청소년 손에서 태동!
실제로 취업까지 성공한 학생도 있다.
프로젝트 과정 중에 쇼핑몰을 운영하는 한 회사에 합격해 곧 현장실습을 앞두고 있다는 배서연 미림여자정보고등학교 뉴미디어 소프트웨어과(3학년) 학생이다.
“이번 프로젝트 수업은 단순히 코드를 짜고, 기능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기초부터 쉽게 설명하는 커리큘럼 덕분에 빠르고 깊게 학습할 수 있었던 터라 취업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애져라는 새로운 툴을 사용하면서 웹의 구조를 이해하고, 파이썬(Python)의 프레임워크를 배운 뒤 파이썬 기반으로 작성된 플라스크(Flask) 마이크로 웹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간단한 웹 사이트를 만들어 배포까지 했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쇼핑몰 솔루션에서 웹사이트의 구조와 디자인을 코딩하는 프론트엔드 개발 분야에 지원했습니다. 감사하게도 1학기에 바로 면접을 통과해 현장실습을 앞두고 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개월 동안 큰 성과를 이룬(물론 학창시절 12년 동안 꾸준히 애쓴 노력의 총합이다) 서연 학생, 친구 1명과 팀 프로젝트로 수업에 참여했다고 했다. 위기는 없었을까.
“저는 마이스터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개발자나 코딩을 완전 처음 접했어요. ‘취업’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서 정신없이 달려오며 몸과 마음이 지칠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 ‘생각의 각도(이민규 저)’라는 책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책 본문 중에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생각이 있다. 그리고 생각의 각도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라는 문장이 실제로 작은 위기 때마다 큰 힘이 됐거든요.이번 프로젝트 중에도 생각만큼 진행이 잘 안 될 때, 팀원과 소통에 작은 문제가 생길 때, 개발 실력이 한없이 부족하다 느껴질 때, 잠시 멈춰서 문제를 깊이 생각하며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보냈어요. 전전긍긍하지 않고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통해 긍정적인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책 ‘마인드셋(캐롤 드웩 저)’에서는 결과에만 집착하던 제가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으로 성장할 수 있는 태도를 배울 수 있었어요.”
단단한 개발자로 성장한 미래에 꼭 개발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는지 물었다.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저는 나중에 꼭 청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 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앱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어요. 이번 프로젝트 수업에 참여하면서 나눔의 선순환을 경험했거든요. 뿐만 아니라 제가 개발 공부를 시작했을 때,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 올린 유튜브 강의로 웹 개발 실력이 많이 늘었던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저도 앞으로 유튜브에서 실습 강의 형태의 제 개발 지식을 나눠보고 싶습니다. 현재는 블로그에 습작을 기록한 정도로 콘텐츠를 정리하고 있어요. 아직은 부족한 실력이지만 제가 잘 성장해 멘토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면, 새로운 분야와 기술 학습의 즐거움을 공유하고 멘티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치지 않도록 용기를 계속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받은 교육의 기회를 나눔의 기회로 베풀고 싶다는 서연 학생, 머지않아 실력을 뽐낼 사회적 약자를 돕는 따뜻한 인공지능 개발자의 활약이 기대됐다.
무료로 얻은 교육 기회, 재취업까지 성공!
‘디지털 임파워먼트 프로젝트’는 청소년과 청년을 넘어 취업취약대상자에게도 닿았다. 특히 여러 가지 이유로 잠시 경력을 멈추고, 새로운 출발을 망설이고 있는 여성들이 이 기회를 잡았다.
짧게는 1~2년 길게는 1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발만 동동 구르던 사람들. 누군가의 ‘넛지(Nudge·부드러운 개입)’가 필요한 순간 디지털 임파워먼트 프로젝트가 나타난 것. 과거 공공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했다는 희정님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제가 도서관에서 일할 때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키워드가 갑자기 떠오르면서, 도서관에 관련 서적이 많이 들어오던 때가 있었어요. 당시 읽었던 책이 몇 권 있었는데,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개념이 흥미로웠거든요. 그때 처음 빅데이터에 관심이 생겼고, 빅데이터가 사회 현상이나 고객 취향 분석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죠. 새카맣게 잊고 지내다가 시간이 10년 가까이 훌쩍 지났는데, 우연한 기회에 교육 소식을 알게 된 거예요. 무엇보다 무료로 교육 기회를 준다는 점이 참 감사한 점이었어요. 게다가 이번 교육 프로그램 중에 취업연계과정(이력서, 자기소개서 코칭, 실무자 멘토링 시간)이 있어서 좋았어요. 실제로 저는 이번 ‘데이터 라벨러 양성 과정’을 마치고 저는 이 프로젝트의 러닝 파트너였던 AI데이터 기업 테스트웍스에서 업무연계 지원을 받아 현재 인공지능학습데이터 품질지원으로 파견근무 중입니다.”
현재는 캐나다에 살고 있지만, 몇 년 안에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미숙님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여러 이유로 두 나라를 오가며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우연히 유튜브 영상에서 ‘데이터 라벨러’를 알게 됐어요. 저는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해외 마케팅 파트에서 근무했어요. 컴퓨터 전공은 아니었지만, 회사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 능력은 있었어요. 새로운 일을 찾던 중 유튜버가 ‘진입장벽이 낮고 쉽게 일할 수 있다’고 표현해서 ‘데이터 라벨링‘ 업무에 관심을 두게 됐어요. 그런데 유튜버가 강조한만큼 쉬운 일 같지는 않아요. 하지만 이번 ‘데이터 라벨러 양성 과정‘에 참여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인공지능과 관련된 개괄적인 이론은 물론, 라벨링 업무와 관련해 이론과 실습을 반복하면서 차차 익숙해졌지요. 특히 강사님이 수업 중간에 공유한 개인 경험이 이 직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강의가 온라인(ZOOM)으로 진행됐는데, 저처럼 오프라인 수업에 자유롭게 참석할 수 없는 엄마 참여자들에게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특히 취업교육과 멘토링이 좋았다고 강조한 미숙님,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가장 좋았는지 물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교육부터 출발해 마음을 새롭게 다잡을 수 있는 점도 좋았어요. 계속 반복적으로 이어진 실습 시간도 좋았고요. 라벨링 수업 시간은 조금 더 길었으면 좋았겠지만, 질문이 생기면 실시간으로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양방 소통 교육이라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또 김경미 팀장님과 여러 경험을 나누고, 산업의 미래나 각 기업의 미래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던 게 좋았어요. 저뿐만 아니라 각자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참여자가 많았는데, 취업 준비 사항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도와주셔서 감사했죠.”
끝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마련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점프, 그리고 테스트웍스에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한 미숙님, 그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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