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가 몰려온다. 곱디고운 친구들이 빗속에 떠내려간다. 누군가는 물고기에 잡아먹힌다. 친구들은 풍랑에 휩쓸려 뿔뿔이 흩어졌다. 이대로 가다간 친구가 위험하다. 보고 싶은 친구를 영영 못 볼 수도 있다. 홀로 남은 꽃 한 송이 ‘나’는 친구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티팟스튜디오가 개발한 게임 타이니폰드의 줄거리다. 부수고 찌르고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롯이 친구를 위해 머리를 쓰는 게임이다.
티팟스튜디오는 박민지 대표와 현경렬 기술이사가 2013년 설립한 게임스튜디오다. 당시만 해도 게임 셧다운제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나오던 시기였다. 게임은 당시에도 사회 병리적 현상을 해석하는 잣대 중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게임이 가진 수많은 측면 중 선정성, 폭력성이 유독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명조채널 36화에 출연, “게임이 사회에 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는 모토로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게임을 좋아해서 컴퓨터 그래픽스로 진로를 설계했다는 박 대표와 현 이사는 게임의 순기능을 부각할 수 있는 사업을 생각했다. 치료와 교육 분야였다. 티팟스튜디오는 심리상담소와 함께 심리치료 게임을, 교육기관과 함께 쉽게 교과목을 익힐 수 있는 교육게임 개발에 나섰다. 타이니폰드의 경우 기획 단계부터 심리치료사가 함께 했다. 따뜻한 색감의 화면을 들여다보며 친구를 구하는 여정은 실제 환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박 대표는 “타이니폰드는 심리 상담에 들어가기 전 사전심리 상담용으로 활용됐다”며 “다소 경직된 상태로 병원에 방문한 환자가 본 상담 전, 타이니폰드를 긴장을 풀고 편안한 마음으로 상담에 임했다”고 전했다.
올해는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게임도 내보였다. 가상의 공간에서 마법을 이용해 단서를 찾고 문제를 해결해가는 퍼즐 어드벤처 게임 포가튼챔버스다. 박 대표는 “심리치료게임, 교육게임을 제작하면서 탐구하고 고민하는 영역을 가상현실에 도입하면 재밌는 일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가상현실 기반 게임은 스타트업이 꾸려나가기 상대적으로 위험이 따르는 플랫폼이다. 라이브러리, 스토리 구성, 모션인식 등의 기술을 고려해야 한다. 어설프게 접근했다가 소비자에게 외면받기 쉬운 영역이다. 박 대표는 이런 우려에 대해 “리스크를 즐긴다. 또한 컴퓨터그래픽스, 그래픽스 렌더링, 모션처리는 티팟스튜디오의 핵심기술이다. 그만큼 티팟스튜디오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티팟스튜디오의 기술이 응집된 포가튼 챔버스는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이용자에게 다채로운 그래픽과 독특한 스토리로 호평을 받고 있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덴마크 등 세계 각국 게임 유저가 포가튼 챔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티팟스튜디오는 가상현실 게임과 PC 이용자가 서로 협동할 수 있는 게임도 구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 이사는 “가상현실 게임을 즐기려면 기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기기는 대개 고가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게임 유저 수가 적다. 게임을 함께 하고 싶어도 여건이 안될 수 있다”며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협동 가능한 게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명조채널은 벤처스퀘어 설립자 겸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명승은(블로거 닉네임 그만) 대표가 진행하고 미디어 전문 기업 앳스퀘어가 제작하는 영상 전문 채널이다. 스타트업을 위한 사랑방을 표방하며 ‘스타트업의 스타트업에 의한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으로 재기발랄한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스.친.소(스타트업과 친해지고 싶소), 스타트업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보는 명조체험 등 다양한 코너를 소개한다. 명조채널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매주 월요일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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